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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회 "동성애, 이혼, 피임 죄악시 말라"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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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회 "동성애, 이혼, 피임 죄악시 말라" 선언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예비보고서 공개 발표만으로도 '혁명적'
종교의 죄는 인간이 정하는 것인가? "동성애, 이혼, 피임은 죄"라던 가톨릭 교회가 13일(현지시간)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에서 공개한 예비보고서를 통해 "동성 부부의 긍정적인 측면을 인정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이혼과 재혼을 이유로 신도를 차별하지 말라"고 선언했다. 피임도 '자연적 방법'을 이용하는 조건을 달아 허용하는 입장을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12페이지로 된 이 문서는 200명에 달하는 주교를 비롯해 사제, 신도들이 모인 종교회의에서 낭독됐다"면서 "50년 전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분위기가 느껴질 정도고 충격적인 입장 변화"라고 전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당시 요한 23세의 주도로 미사 봉헌 시 각국 언어 사용, 소녀 복사 허용, 동방교회와의 화해 등 타 종교에 대한 포용적 태도 등을 채택한 회의이다

이번 문서가 낭독되자 41명의 주교들은 즉각 반대 의사를 밝혔다. 수천년 간 '진리'처럼 여겼던 신앙의 근본을 허무는 위험한 입장 변화라는 것이다.

하지만 종교회의 특별보좌관 브루노 포르테 대주교는 "동성애와 동성 결혼을 용인하자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존엄을 존중하자는 취지"라면서 "성적 성향와 관계 없이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문서는 주교로 구성된 실무위원회에서 검토된 후 19일 최종 보고서로 만들어진 뒤 내년에도 전세계에 가톨릭 교회에서 논의를 거칠 예정이다. 또한 모든 논쟁을 거친 뒤 최종 결정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다.

"수천년 지속된 교회 입장 완전히 뒤집는 혁명적 변화"

동성애 신도들은 "동성애자들을 문제가 있고 의문스러운 사람들로 간주하던 과거의 교회 입장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라면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환영했다.

종교회의 전부터 가장 뜨거운 쟁점들 중 예비보고서에서 분명한 입장을 취하지 못한 것도 있다. 예를 들어, 교회가 첫번째 결혼을 무효로 인정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이혼과 재혼을 한 신도가 영성체를 받을 수 있느냐 문제는 추후 논의를 거치기로 했다.

예비보고서에 대해 레이먼드 레오 버크 추기경 등 많은 보수파 성직자들은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대표격인 버크 추기경은 "종교회의가 신앙의 진리에서 벗어나는 행위를 용인하게될 가능성을 지지하는 경향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최종보고서가 보수파 진영의 반발에 부닥쳐 달라질 수 있지만, 교황의 의지가 반영된 예비보고서가 발표된 것만으로도 충격적이다. 하지만 "2000년 동안 동성애와 이혼, 피임으로 박해받은 사람들에 대해 교회가 사과부터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지적과 "진리처럼 여겨지던 것이 교리가 아니고, 죄악으로 여겨진 행위가 교회 지도자들의 입장에 불과했다는 것이냐"는 의문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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