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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뚫어야 산다]최태원 없는 SK, 희미해진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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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뚫어야 산다]최태원 없는 SK, 희미해진 혁신

SK이노베이션 등 계열사 실적 악화, 미래사업 추진동력 약화

SK그룹이 안개 속에 빠져들고 있다. 그룹 총수의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육성이 지체되는 등 미래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주력계열사들의 부진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수감 600일을 넘긴 최태원 회장의 공백을 수펙스추구협의회 중심의 경영으로 메우고 있지만 적지않은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SK그룹에서 최 회장의 사면복권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 터널속 갇힌 사업
SK하이닉스가 분기 영업이익 1조원대를 이어가면서 선전하고 있지만 다른 계열사들의 실적은 신통치 못한 상태다. 특히 주력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의 부진이 심각하다는 평가다.
지난 상반기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은 175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조908억원과 비교하면 83.9%나 급감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과거에는 석유사업이 부진할 경우 화학사업이 이를 보완해주는 구조였다. 하지만 지금은 양대사업의 상황이 모두 좋지 않다.
석유사업은 지난 2분기 2149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 화학사업의 2분기 영업이익 규모 역시 510억원으로 줄었다. 석유개발과 윤활유 사업이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아직 회사 전체의 실적을 견인할 정도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상반기 영업이익도 7985억원으로 지난해 9499억원에 비해 15.9% 감소했다. 이동통신시장에서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면서 큰 폭의 실적반등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만일 메모리반도체 시황악화로 SK하이닉스 실적마저 부진하다면 SK그룹 전체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환경이다.
반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중이던 미래사업들은 별다른 진척이 없다. SK이노베이션은 새로운 먹거리로 키우던 태양전지나 연료전지 사업을 이미 중단했고, 독일 콘티넬탈과 합작한 전기차 배터리 사업 역시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 최태원 회장 부재미래사업 우려
SK그룹의 어려움은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장기공백 여파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이 중단한 태양전지나 연료전지, 지지부진한 전기차 배터리 사업 등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투자에 나서야 하는 분야다. 그룹 최고경영자들이 참석한 수펙스추구위원회가 가동되고 있지만 총수의 의지없이 장기간 대규모 투자를 계속해 나가기는 쉽지 않는 상황이다.
최 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중국사업 역시 어려움에 처해 있다. SK그룹은 '차이나 인사이더'라는 기본 전략을 통해 중국시장을 공략해 왔다.
특히 서부 대개발 중심도시인 충칭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시노펙과의 합작공장, 리튬배터리 양극재 사업 진출에 이어 최근에는 반도체 후공정 공장도 설립했다. 하지만 중국 진출을 진두지휘했던 최 회장의 부재가 이어지면서 추진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SK그룹은 최근 정부 일각에서 기업인에 대한 사면 가능성이 제기되자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최 회장의 복역기간이 600일을 넘어서는 등 대기업 총수로서는 가장 오랜기간 수감생활을 하고 있고, 정부가 경제 살리기에 전념하고 있다는 점은 사면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일부에서는 연말 성탄절이나 연초 설날 특별사면에 최 회장이 포함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대선후보 당시 고위공직자나 정치인, 기업인들에 대한 특혜성 사면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가 없는 상황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오너체제에서 오너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천양지차다. 김승연 회장이 집행유예로 나온 후 한화그룹의 조직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들이 나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워치=프레시안 교류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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