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을 빌미로 4대강 사업 관리 예산이 대폭 증액된 것으로 확인됐다. 세월호 참사 등 안전사고가 빈발하자 정부는 안전 관련 예산을 증액하겠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SOC 관련 예산을 증액한 것으로 드러났다. 6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예산감시네트워크'는 20일 정부의 '2015년도 안전사업 예산'을 분석한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를 보면 정부는 안전사업 예산 관련, 안전사업 확대나 인력 확충 등을 위해 예산을 늘린 게 아니라 대부분 SOC의 신규 투자나 진행 중인 사업의 계속 진행을 위한 항목에 예산을 늘렸다. 앞서 정부는 2015년 예산에 대해 세월호 참사와 각종 안전사고 빈발에 대응해 안전예산을 12조4000억 원에서 14조6000억 원으로 17.9%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예산감시네트워크는 기획재정부로부터 2015년도 안전사업 예산 관련 사업목록을 청구했고, 지난 15일 답변을 받았다.
세부적인 내용을 보면 안전예산 사업목록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국토교통부 관련 안전예산 가운데 도로건설과 유지, 보수 항목이었다. 도로유지보수 예산은 2014년 3370억4200만 원에서 4475억7400만 원으로 41.7%가 증액했다. 하지만 관련 규제수행에 필요한 예산은 제자리 혹은 감액된 것이 확인됐다. 대표적으로 자동차안전도평가는 2300억 원에서 2200억 원으로 4.3% 감소했다. 게다가 한국시설안전공단 출연과 교통안전공단 출연, 금융위원회의 산업·기업은행 출자처럼 그간 별도의 항목으로 꾸준히 출연·출자되었던 예산이 안전예산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반면 ‘안전 만들기’의 일환으로 약속된 군의 병사 봉급 15% 인상, 신형 방탄복 보급 등 장병 안전·복지 향상 예산은 찾기 어려웠다.
그나마 안전 관련, 시설보강예산이 늘어나긴 했으나 이 역시도 미심쩍은 부분이 상당하다. 일례로 치수예산은 4대강 사업 이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으나 2015년 예산에서는 제방 건설이나 댐 건설, 예비수로 확충 등으로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예산감시네트워크는 "단군 이래 최대의 예산낭비사업으로 평가되고 있는 4대강 사업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하지만 안전이라는 이름으로 이를 되살린 셈"이라며 "결과적으로 증액, 배정된 예산만큼 우리 사회의 안전이 담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표가 붙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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