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가 투자자문사 메릴린치로부터 자문을 받고 추진한 12조4412억 원 중 현재까지 회수한 금액이 6730억 원(회수율 5.4%)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는 MB정부 당시, 해외자원외교 사업의 일환으로 총 19조 원가량을 해외투자에 쏟아 부었다. 새정치민주연합 MB정부 해외자원개발 국부유출 진상조사위원회는 10일 석유공사로부터 받은 자료를 공개하며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이들은 "석유공사는 MB정부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대표적 부실투자로 불리는 캐나다 하베스트사 인수를 비롯해 미국 앵커‧이글포드 광구, 영국 다나사 인수 등 4건의 대형투자 사업 자문을 메릴린치로부터 받았다"며 "자문료는 총 248억 원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상조사위는 석유공사의 메릴린치 자문사 선정 과정이 의혹투성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석유공사는 하베스트사를 제외한 3건의 사업에 대해서는 (메릴린치를 자문사로 선정하는데 있어) 선정 절차조차 거치지 않았다"며 "유일하게 자문사 선정 절차를 거쳤다는 하베스트사건도 자문사로 메릴린치가 선정된 과정은 의혹이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진상조사위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하베스트 사업 관련, 자문사를 선정하기 위해 2009년 3월, 제안서를 제출한 10개 기업을 상대로 3차례에 걸쳐 평가를 진행했다. 2009년 3월 11일, 1차 평가에서 메릴린치는 총 10개 참가 업체 중 계량평가에서 중하위권인 공동 5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선정위원들의 주관적 판단인 비계량적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서 1위로 1차 평가를 통과했다. 1차 평가 후, 보름여 만인 3월 28일에 열린 2차 평가에서 메릴린치는 계량평가에서 전체 4개 업체 중 3위에 불과했으나, 역시 비계량지표에서 많은 점수를 받으면서 2위로 2차 평가를 통과했다. 이후 이틀 후인 3월 30일, 석유공사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2차 평가에서 2위를 한 메릴린치를 자문사로 최종 선정했다. 진상조사위는 "석유공사의 ‘자문사 선정위원회’에는 강영원 당시 석유공사 사장을 위원장으로, 서문규 현 석유공사 사장(당시 부사장)과 김성훈 전 석유공사 부사장(당시 신규탐사 본부장) 등 석유공사 내부 인사들로 구성됐으며, 이들은 이후 차례로 승진했다"며 "당시 선정위원회는 회의록조차 남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진상조사위는 이같은 일련의 특혜는 'MB의 집사'로 불리는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아들 김형찬 씨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진상조사위는 "석유공사가 하베스트를 인수하는데 결정적 자문을 한 메릴린치 서울지점장은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아들 김형찬 씨"라며 "메릴린치가 석유공사에 제출한 자문제안서에 상무 직함으로 김형찬(Perter Kim)씨가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진상조사위는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인 Linked-in에 올라온 Peter Kim과 메릴린치가 석유공사에 제출한 제안서상의 김형찬(Peter Kim)의 경력이 동일하며, 이는 김백준 전 총무비서관의 아들 김형찬 씨”라고 주장했다. 진상조사위는 “석유공사의 해외투자 사업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손실도 가장 많이 난 하베스트를 비롯한 4개 사업에 대해 적극적 투자 자문을 한 메릴린치가 어떻게 자문사로 선정되게 됐는지, 자문사 선정과정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 자제가 어떤 형태로 개입했는지, 메릴린치가 석유공사에 공정하고 정확한 자문을 했는지, 석유공사와 주무부처는 이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했는지 등 여러 가지 사항이 추가로 확인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국정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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