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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독주스, 효과 봤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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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독주스, 효과 봤다고요?"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건강에 비법은 없다"
"원장님, 저 요즘 한달째 해독주스를 만들어 먹고 있는데요, 살도 많이 빠지고, 대변도 잘 나오고 몸이 좋아졌어요."
"아침은 밥 대신 해독주스 만들어 먹고 있어요. 그게 밥보다 몸에 좋다고 해서요."

세상이 독해져서 그런지, 독해야 성공한다는 시대적 사명감 때문에 사람들이 독해져서 인지는 몰라도 요즘은 해독이란 말이 유행입니다. 여러 매체에서도 만병통치약처럼 자주 다루어지고, 특히 해독주스는 건강과 다이어트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아 보입니다. 환자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해독주스는 레시피도 다양하거니와, 만드는 노력과 먹을 때 상당한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것 같은데 그 정성이 대단들 합니다. 저 또한 만성질환이나 잘 낫지 않는 질환은 해독요법을 통해 몸과 마음을 정화하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이 쓰는 해독이란 말에는 여러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해독이란 단어는 말 그대로 독을 풀어낸다는 것입니다. 그럼 우선 독소란 무엇이고 자신이 어떤 독소에 중독되거나 과도하게 노출되어 있는지를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독소는 우리 몸에 유해하고 위험하거나 몸의 균형에 영향을 주는 모든 것이라고 정의 할 수 있습니다. 음식, 물, 공기, 식물, 미생물, 화학물질, 중금속, 소음, 기후, 방사선, 전자기장, 감정적인 스트레스 등 우리가 일상에서 어쩔 수 없이 접해야 하는 요소들이 그 정도와 내 상황에 따라 독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2차대전 이후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적응할 겨를도 없이 200만 개 이상의 새로운 화학물질에 노출되었다고 하니, 세상과 사람이 독해졌다는 말은 전혀 과언이 아닌 것이지요. 이러한 외부적 요인 외에도 세포 속에 저장되어 있다가 배출되거나 일상의 대사과정을 통해 몸 속에서 발생하는 내부적인 독소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적절히 배출되지 못하고 쌓여가다가 몸과 마음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위에 이르면 빗물통의 빗물이 넘치듯 약하거나 과용한 부분을 타고 흘러 넘쳐서 질병을 일으키는 것이지요.

따라서 해독을 한다는 것은 일차적으로는 이와 같은 독소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고 마시는 것 그리고 살고 일하는 장소에서 가능한 독소를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일정정도 독소에 노출되는 것은 피할 수는 없는 일, 그래서 다음으로는 우리 몸의 해독작용을 원활하게 해서 독소가 일정수준 이상으로 쌓이지 않게 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어떤 사람이 해독주스를 만들어 먹고 몸이 좋아졌다면 아마도 그 채소들에 함유된 영양이 부족하거나 영양섭취가 불균형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연합뉴스


그런데 우리 몸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면(해독에 좀 더 깊이 관여하는 기관들은 존재하지만) 해독작용 또한 원활하게 이루어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해독요법은 우리 몸의 기능들을 최적화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소에 초점을 맞추고 접근하지만 우리 몸이 스스로 독소를 처리하고 이것을 배출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어떤 증상에 뭘 먹어서 해독한다는 단편적인 접근이 아니라, 내가 어떤 독소에 노출되거나 무엇에 중독되어 있는지를 살피고 이로 인해 내 안의 어떤 기능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지를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그 이후에는 쌓인 독소는 풀어내고 더 이상 그것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것은 피하고, 내 몸과 마음이 스스로 해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지요. 이런 과정을 통해 독소를 제거하는 것 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을 맑게 하고 생활전반을 한번쯤 되돌아 본다면 좋은 건강을 회복하고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해독주스를 만들어 먹고 몸이 좋아졌다면 아마도 그 채소들에 함유된 영양이 부족하거나 영양섭취가 불균형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건강에는 단번에 좋아지는 비법은 없습니다. 있다면 사소하지만 중요한 좋은 습관을 꾸준히 실천하는 정도겠지요. 인류의 특별한 각성이 없는 한 우리가 사는 세상은 갈수록 독해질 것입니다. 그런 세상에서 덜 아프고 살려면 몸과 마음의 독을 적절히 풀어내는 것은 분명 필요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뭘 먹어서 해결될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고생스럽더라도 변화는 언제나 내 안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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