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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재보선, 문재인 첫 시험대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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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재보선, 문재인 첫 시험대에 오르다 [기고] 새정치연합, 가시적 혁신 보여야
4월 29일 또 한 번의 재보궐 선거가 열린다. 야권은 이 선거가 임기 3년차를 맞이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의 장이라고 부르짖겠지만 이 선거로 진정 시험대에 오르는 사람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될 것이다.

문재인 대표는 지난 3월 8일 전당대회에서 박지원 의원의 당권·대권 분리론을 제압했지만 격차는 3~4%에 불과했다. 당내 정설이었던 ‘친노+86=필승’이라는 공식이 위협받고 있음을 확인된 것이다. 당내 최대계파의 수장임에도 불구하고 그 입지가 그리 탄탄해 보이지 않는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이 일정기간 안정궤도를 달릴 것인지 여부가 이번 재보궐 선거에 달려 있다. 특히 이번 재보궐 선거 지역(서울 관악구을, 광주 서구을, 경기 성남중원구)이 모두 야권 강세지역임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문재인 대표가 재보궐 선거를 성공적으로 돌파하기 위해선 정체된 새정치민주연합을 가시적으로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줘야만 한다는 것은 그를 포함한 누구나 알고 있는 과제이다. 당권 인수 초기 정당 혁신의 길은 일반적으로 크게 3가지이다.

첫째 인적쇄신, 둘째 기득권과의 투쟁을 통한 정당의 구조 개편, 마지막으로 노선과 정책의 혁신이다. 당내 최대 기득권 세력의 수장인 문재인 대표에게 두 번째 과제는 별 의미가 없다. 남은 인적쇄신과 노선혁신 중 문재인 대표는 노선혁신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적쇄신은 이미 빛이 바랬다. 문재인 대표는 당 사무총장(손학규계 양승조 의원), 정책위의장(정세균계 강기정 의원), 비서실장(김현미 의원)과 대변인(유은혜 의원)까지는 탕평책이라 할만했다. 그러나 수석사무부총장에 친노인사인 김경협 의원을 선임하며 당내 갈등이 불거졌고 조직사무부총장에도 친노인사가 거론되자 불협화음이 상당기간 노출됐다. 수석사무부총장과 조직사무부총장은 다음 총선 공천과정에서 공천전략의 밑그림을 그리고 서류심사 등 기초작업을 담당하는 자리기에 파장이 컸다.

문재인 대표에게 남은 길은 노선혁신이다. 전당대회 연설에서도 '정치정당'에서 '경제정당'으로 가겠다고 공언하고 당대표실 간판을 '민생제일 경제정당'으로 바꾼 것도 그래서다. 대한상의방문으로 시작으로 연일 신성장동력간담회, 전·월세 타운홀미팅 등 경제이슈에 부응하는 행보를 기획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권 수권 초기 대선주자의 이미지를 대중의 시선에 각인하려는 포석일 것이다. 그러나 노선혁신은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총선 공천의 주도권을 쥐려는 인사배치와 이에 따른 내홍을 진정시키려는 움직임은 재보선 전략의 차질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통상 재보궐 선거야말로 당대표의 전략적 포석이 요구되는 반면, 총선에서는 공천과정 전반의 공정성 문제가 부각되게 마련이다. 그런데 문재인 대표는 총선 공천요직을 직계인사들로 고집하는 반면, 재보궐선거가 열리는 모든 곳의 공천에 국민참여경선 관철하겠다고 공언했다. 총선과정에서 전략공천을 배제하는 것이 정당 민주화의 가치에 부합한다고 볼 수있지만, 재보궐선거에서 그렇게 하는 것은 자칫 새 인물의 등용을 포기하고 ‘무전략’ 캠페인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인적쇄신은 일시적으로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켜 투표율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 반면 이를 포기하면 ‘대통령 중간평가’라는 전선이 흐트러지면서 지역인물론이 부각되기 쉽다. 선거구도의 큰 틀이 야권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수 있다. 문재인 대표가 치중하는 노선혁신이라는 중·장기용 전략과 전술만으로 단기전을 돌파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관악·성남·광주 3지역구 모두 야권에게 유리한 지역이고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를 감안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2석 이상 얻어야 승리라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3석을 민주당이 모두 석권한다면 문재인 대표의 당내 지도력은 상당기간은 안정국면으로 갈 것이다. 대과가 없다면 총선 공천까지 이니셔티브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1석을 새누리당에 내 준다면 박근혜 정부에 대한 중간심판의 의미는 매우 희석될 것이고 재보선 전체의 승패는 무승부에 가깝다. 전당대회로 불거진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부갈등은 교착 국면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을 1석을 국민모임 등 야권의 다른 세력에 내어 준다면 야권 재편의 움직임은 탄력을 받을 것이고, 문재인 리더십은 큰 상처를 받게 될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새정치민주연합이 1석을 얻은 데 그친다면 문재인 대표체제는 자리가 잡히기도 전에 흔들리기 시작할 것이다.

아직은 재보선 시작까지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지켜봐야 할 요인들이 많다. 문재인 대표가 당권은 탄탄하게 그러쥐면서 대권주자로서의 이미지를 동시에 부각하는데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성공한 선례가 많지 않은 바로 이 지점이 4·29 재보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임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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