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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득 분배 개혁은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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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중국, 소득 분배 개혁은 언제쯤?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신창타이'(新经济新常态) 시대 진입한 중국의 숙제
중국 양회가 지난 15일 전인대 폐막과 함께 막을 내렸다. 이번 양회에서는 창커(创客), 인터넷 플러스(互联网+), 민생 등이 중국 경제를 이끌 동력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중국 런민왕(人民网)이 양회를 앞두고 실시한 인터넷 설문조사에서 이번 양회에서 처리할 1순위 정책으로는 "소득 분배 개혁"이 꼽혔다. 중국인들이 가장 주목하는 분야가 바로 이 부분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양회 때마다 등장하는 소득 분배, 무엇이 문제?

한국도 그렇지만, 중국은 급속한 경제 성장과 함께 소득 분배 문제가 날로 심각해졌다. 사실 중국 양회에서 소득 분배 개혁이 거론된 것이 한두 해도 아니다. 소득 분배로 인한 불만이 사회안정을 해치는 불안 요인으로 인식되면서 2006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다.

이렇게 소득 분배 개혁이 매년 등장한다는 것은 이 문제의 해결에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물론 신창타이(新常态)의 중성장 시대를 맞아 수출 주도가 아닌 소비 주도의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중국 정부 역시 소득 분배 개혁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겠지만 말이다.

▲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 1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중국이 고속성장을 끝내고 이제 중고도 성장(신창타이, 新常态)을 하는 시대를 맞았다고 규정했다. ⓒAP=연합뉴스

일반적으로 소득 분배는 1차 분배와 2차 분배로 나눌 수 있다. 1차 분배는 기업에 의한 분배이고, 2차 분배는 정부에 의한 분배이다. 현재 중국 소득 분배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1차 분배의 주체인 기업이 수익을 근로자에게 건전하게 분배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유보 등으로 기업에 분배한다는 점 △업종별로·직급별로 급여수준 차가 심각하다는 점 △2차 분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런데 2차 분배인 소득 재분배의 핵심은 바로 세금이다. 세금에는 소득 재분배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은 한참 세금 제도를 개선하고 재정비하고 있지만 여전히 소득 재분배라는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소득 분배에서 세금의 역할

소득 재분배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대표적인 세금은 소득세로, 중국 정부는 개인소득세(우리나라의 소득세)를 대대적으로 개선해왔지만 여전히 역부족이다. 현재 중국 학계와 많은 중국인이 소득세의 종합과세와 소득공제·세액공제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한국의 소득세와 비교하여 살펴보자.

먼저, 종합과세이다. 일반적으로 소득세를 과세하는 방식에는 종합과세와 분류과세가 있다. 한국의 경우 납세의무자의 소득을 종합하여 과세하는 종합과세를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 특정한 소득(퇴직소득·양도소득·산림소득)에 대하여 분류과세(각 소득별로 과세) 한다. 종합과세는 납세자의 모든 소득, 즉 이자소득·배당소득·부동산임대소득·근로소득·기타소득을 개별적으로 과세하지 않고 모두 종합하여 한꺼번에 과세한다.

이에 따라 고소득자일수록 누진세율(세금을 부과함에 있어 기준이 되는 과세표준금액이 증가함에 따라 적용되는 세율이 높아지는 세율 구조)에 따라 더 많은 세금을 납부하기 때문에 수직적 공평(세부담 능력이 큰 사람이 보다 많은 금액의 세금을 부담)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득 분배의 기능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중국은 종합과세가 아닌 분류과세를 실시하고 있다. 소득 분배를 실현하기 위해 2000년대 중반부터 종합과세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본격적으로 제기되었고, 중국 정부 역시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듯 했지만, 여전히 답보상태다.

현행 중국 개인소득세법에 의하면 과세대상소득을 11개의 소득유형으로 열거하여 각각의 소득유형에 따라 분류과세 하고 있다. 그나마 임금 및 급여소득·개인사업자의 생산경영소득·기업단위와 사업단위의 도급경영소득 및 임대경영소득에 한하여 누진세율(이를 제외한 나머지 소득에 대하여 비례세율 적용)을 적용함으로써 수직적 공평을 달성하고자 하지만, 이 역시 여타 소득과 차별을 야기한다는 점에서 납세자들이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다음으로 소득공제와 세액공제이다. 우리나라 소득세법에서는 종합과세를 위한 종합소득금액 계산 시 소득공제와 세액공제 규정을 두고 있다. 이는 수직적 공평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누진과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수평적 불공평을 보완하기 위해 납세자의 인적사항을 고려하여 조세부담의 수평적 공평(세부담 능력이 동일한 납세자끼리 동일한 금액의 세금을 부담)을 실현하기 위함으로, 누진과세에 꼭 필요한 부대 장치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의 개인소득세는 우리나라와 같은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를 실시하지 않고 매월 일괄적으로 3500위안(100위안 약 1만 8000원)을 공제하고 있다. 즉 납세자의 인적사항이 반영되지 않고 있어, 중국의 납세자, 특히 근로소득 납세자는 하루속히 소득공제와 세액공제가 시행되기를 바라고 있다.

사실 중국 정부도 근로소득자의 고충을 반영하여 2011년 개인소득세를 대대적으로 수정하는 듯하였다. 그러나 공제액을 2000위안에서 3500위안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에 그쳐 근로소득자에게 실망을 안긴 바 있다. 올해 양회에서는 공제액을 8000위안~1만 위안까지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있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단순 공제는 오히려 납세자 간 세부담 불공평을 야기할 수 있다고 보아 인정되지 않았고, 정부는 여전히 종합과세를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만 전할 뿐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

신창타이 시대에 들어선 중국, 소득 분배 개혁은 필수

종합과세와 소득공제 및 세액공제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과세시스템의 총체적 변화와 과세인프라가 갖춰져야 하므로 장시간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논의는 이미 약 10여 년이 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답보상태인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세금이 국가나 지방단체가 필요한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국민으로부터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강제적으로 획득하는 수입인 만큼 정부와 국민에게 매우 민감한 부분이라 조심스러운 측면도 있다. 한국에서 올해 소득공제 항목 대부분이 세액공제로 변경되면서 "13월의 세금폭탄", "13월의 악몽", "싱글세" 등으로 불리면서 연말정산이 논란이 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지나친 신중은 소득 분배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므로 중국 정부도 이제는 결단이 필요한 때다. 더욱이 올해 양회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중국이 중성장 시대, 즉 신창타이 시대에 들어섰다고 강조한 만큼 소비중심의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중국 정부가 소득 분배 개혁을 더 이상 피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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