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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반입, 한국의 결정권은 어디까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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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반입, 한국의 결정권은 어디까지인가? [송기호의 인권경제] 주한미군법 제정과 군사 안보의 법치주의
'사드'(고고도미사일) 배치 문제는 온통 안개 속이다. 도대체 지금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알 수 없다.

지금의 사드 문제는 주한 미군이 사드를 반입해 주한 미군 기지에서 운용하려고 하는데 이를 용인할 것인가, 아닌가의 문제인가? 만일 이 차원의 문제라면 미국은 한미 상호 방위조약과 주한미군 지위협정에 따른 장비 반입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경우라면 한국은 주한 미군의 반입 결정을 거부할 국제법적 권한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지금의 사드 논란이 이것이 아니라, 미국이 한국에게 사드를 구입해달라고 요구하는 문제인가? 그렇다면 사드가 한국 안보에 필요한 것인지와 막대한 재정을 사용할 것인지를 놓고 정부와 국회가 도입 여부 자체를 결정하면 된다.

지금의 사드 논란은 이 둘 중 어느 것인가? 이 두 문제도 모두 아닌가? 세 번째 상황으로, 미국은 주한 미군이 사드를 반입하되 그 부지와 운용비용을 한국이 방위비 분담을 통해 실질적으로 해결해 주기를 원하는가?

만일 이 경우라면 한국은 사드 배치에 대한 결정권은 없이 방위비 분담 증액 여부만을 결정해야 한다. 더욱이 한국의 방위비 분담 증액은 국회가 이미 제 9차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에서 2018년까지의 방위비 분담을 결정한 것을 변경해야만 가능하다.

도대체 지금의 사드 논란은 이 중 어느 문제인가? 박근혜 정부는 최소한 지금의 사드 문제가 어느 지점에서 생긴 것인지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문제의 핵심을 이해할 수 있다. 합리적 여론 형성이 가능하다.

사드 문제는 한국 법치주의의 중대한 문제이다. 주한미군이 사드를 반입하려는 것이든 아니면 미국이 한국군에게 팔려는 것이든, 사드가 배치되는 것 자체가 국민에게 중대하다. 그러므로 사드 배치에도 법치주의를 적용해야 한다.

법치주의는 국민이 법률을 통해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방식이다. 군사 안보가 한국 국민에게 중요할수록 군사 안보 법치주의를 실현해야 한다. 사드도 주한미군도 한국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통제 안에 있어야 한다.

사드 논란이 군사 안보 분야에서의 법치주의를 제대로 세우는 중요한 계기가 되어야 한다. 한미 상호 방위조약과 주한미군 지위 협정에서 주한미군의 장비 배치권을 적절하게 재검토해야 한다.

특히 주한미군법을 제정해서 사드 논란의 진원지인 주한 미군에 대해 한국의 법치주의를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과 미국 사이에는 상호방위조약과 주한미군 지위협정이 있다. 그리고 미군 유지 경비를 모두 미국이 부담하기로 규정한 상호방위조약에 대한 예외 협정의 성격으로 방위비 분담 특별 협정도 있다. 또 주한미군 기지 재배치를 위한 토지관리계획협정도 존재한다.

그러나 사드 논란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은 주한미군의 무기 장비 반입 차원에 대해서는 이를 결정할 국제법적 권한이 없다. (한미행정협정(SOFA) 제 9조)

주한미군의 존재 목적에 중대한 변경을 가한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도, 그리고 전시작전권 환수 연기라는 중대한 주권의 문제도 모두 국회의 민주적 통제가 없었다. 애초 전시작전권 이양의 1954년도 합의의사록과 한미연합사 설치의 1978년도 교환각서도 장관들의 손에서 처리되었다.

주한미군이 한국 안보에 중요할수록, 주한미군법의 제정이 필요하다. 주한미군은 단지 국제법적 차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주한미군의 역할을 어떠한 기준에서 평가하고 점검할 것인지, 장기적으로 그 주둔에 대해 어떠한 국가 계획을 가질 것인지는 한미간 조약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내부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문제이다. 한국 내부의 토론과 합리적 여론 형성을 넓혀야 한다. 우리 일을 남에게 맡길 수 없다.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THAAD'(사드)의 발사 실험 장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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