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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짜리 장관의 어설픈 전월세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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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짜리 장관의 어설픈 전월세 대책

유일호 국토부 장관 밑천 드러낸 데뷔전

"취임 전부터 강조했던 서민 주거 안정 보완책이라고 하는데, 내용을 보니 기존 대책들을 손 본 수준에 그치는 것 같다." (A기자)

"전월세 대책이라는 것이 사실상 구조적인 문제다. 근본적인 것은 공급 확대인데 이미 정책기조로 가지고 있다. 이번 방안도 나름대로는 당이나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만든 것이다. 절차를 거쳐서 만든 게 이런 정도다."(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지난달 취임한 유일호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취임 전부터 누누히 거론해 온 '전월세대책' 첫 카드를 지난 6일 꺼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여론 반응은 신통치 찮다. 대책이랄 것도 없이 시중 금리가 내려간 데 따라 국민주택기금을 통한 서민 지원 대출금리를 낮춘 게 전부라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다. '고작 이거냐'는 비판에 유 장관의 답은 '이해해 달라'는 정도의 답뿐이다.

유 장관은 취임전 국회 인사청문회와 취임사 등을 통해 '전월세난'의 심각성에 공감한다며 "보완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수 차례 밝혀왔다. 그런만큼 세입자들의 기대가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 국토부가 내놓은 전월세대책은 '대책'이라는 표현을 붙이기 부끄러운 수준이다. 사실 기금 대출금리 인하는 앞서 이뤄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시중금리 하락 뒤에 따라오는 당연한 수순일 뿐이다.

효과도 애매하다. 단기적으로 전세를 구하거나(버팀목대출), 집을 사는 데(디딤돌 대출) 돈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저리의 자금을 빌려준다는 게 이번 대책의 핵심인데, 전셋값이든 집값이든 시장에 유동성이 풀리면 그만큼 가격은 오르게 된다.

전셋값이 떨어지기를, 아니 앞으로라도 덜 오르기를 바라는 게 전세난민들의 목소리인데 정부 정책은 반대인 셈이다.


그래서인지 정부도 꼬리를 내렸다. 장관 스스로 '대책'을 내놓겠다고 언급한 것과 달리 국토부는 이번 것은 대책이 아니라 '서민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한 '보완 방안'이라고 수위조절을 했다.

"범정부 차원의 '서민 금융지원 종합대책'은 충분한 검토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별도로 발표할 것"이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서도 유 장관은 "금융위원회가 주가 되고 국토부가 도와주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유 장관은 밑천도 없이 말로만 전월세대책을 내놓겠다고 떠벌린 셈이 됐다. 전형적인 '용두사미(龍頭蛇尾)'다. 일각에서는 청문회에서 위장전입, 고가 주상복합 월세소득, 세금탈루 등으로 코너에 몰린 것이 과욕을 부린 이유라는 해석도 나온다.

유 장관의 조급증을 우려하는 시선은 또 있다.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경우 장관직 수행을 10개월 밖에 못한다는 것인데 이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욕심을 부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육해공'을 넘나드는 국토부의 업무성격상 10개월은 악재를 피하기엔 하염없이 길어도, 업적을 쌓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모쪼록 유 장관은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 설익은 정책을 남발했다는 오명을 뒤집어 쓰지 않기를 바란다.

비즈니스워치=프레시안 제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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