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16일 인천을 출발해 제주에 도착할 예정이던 세월호가 진도 앞 바다에 잠겼다.
당시 세월호에는 안산 단원고등학교 수학 여행단을 포함해 476명이 타고 있었다. 이중 295명이 유명을 달리했으며, 아직도 실종자 9명은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1년이 지난 오늘(2015년 4월 16일). 1년 전, 단원고 학생들이 향하고자 했던 바로 그곳, 제주항에서는 세월호 희생자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오후 1시 제주항 국제여객선터미널 광장에서 제주도교육청이 주최한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식('잊지 않겠습니다')이 열렸다.
세월호 참사 생존자들과 이석문 교육감을 비롯해 원희룡 지사, 구성지 의장 등 도의원들과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 500여명의 가슴에는 노란 리본이 달려 있었다.
추모식이 시작되자 제주항에는 '울지마 엄마. 울지마 엄마. 다시 못 본다고 생각마. 사랑합니다'라는 가사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생계난 등으로 최근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했던 '파란바지 의인' 김동수 씨 등 몇몇 참석자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노래가 멈추고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헌화가 이어졌다. 꽃송이를 든 이들 모두 입을 굳게 다물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이 교육감은 '아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제주교육'을 선언했다.
이 교육감은 제주교육 선언문을 통해 "세월호를 잊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만 잊지 않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아이들과 눈을 맞추며 사랑할 수 있는 일상도 소중히 여기고 잊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이 교육감은 "시대의 명배우 오드리 헵번 유족들이 '세월호 추모 기억의 숲'을 조성한다. 숲은 공동체에 생명을 불어넣는 성스러운 일"이라며 "세월호를 추모하며 제주 교육을 '희망 교육의 숲'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원 지사는 추모사에서 "지금 제주항에 부는 바람은 저 멀리 팽목항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라며 "희생자들이 부디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길 바라며, 뜻을 받들어 안전한 제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구 의장은 "벚꽃이 바람에 날리고 우리는 다시 세월호를 생각한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모두 동참하고 노력하고,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
학생 대표로 추모사에 나선 제주고등학교 김애진 학생은 잠긴 목소리로 "밤하늘의 별이 되어버린 아이들과 어른들을 기억하기 위해 우리는 이 자리에 모였다. 지난해 4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오늘 하루 만큼은 많은 눈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사 당시 여러명의 목숨을 구한 김동수 씨는 "유족들에게 그저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다"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사고 당시)내가 좀 더 배 안쪽으로 들어갔더라면 더 많은 아이들을 구조할 수 있었을 텐데…"라고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 1주기인 16일. 전국 곳곳에서는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진도 팽목항에서 대국민 발표문을 통해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세월호를 인양하겠다"고 말한 뒤 해외 순방에 나서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날 실종자 가족들은 박 대통령의 방문을 예상해 팽목항에 설치된 임시 분향소를 폐쇄하고 팽목항을 떠나버리기도 했다.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