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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선, '성완종 게이트' 충격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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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4.29 재보선, '성완종 게이트' 충격파는? 與, 야권 연루설 '물타기' vs 野, 정권 심판론
정가를 강타한 '성완종 파문'으로 4.29 재보궐 선거판에도 미묘한 판세 변화가 엿보이고 있다. 박근혜 정권 기획·운영자인 전·현직 청와대 비서실장과 국무총리, 친박 핵심 의원들이 집중적으로 '불법 선거자금' 의혹에 거론되면서 '성완종 파문'은 자연스레 야권에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7일 <조선일보> 보도를 시작으로 향후 새정치민주연합 인사들이 성완종 파문과 연루돼 하나둘 계속 언급될 가능성도 점쳐지나, 그 영향이 이미 형성된 '정권 부패' 프레임을 뒤엎을 만큼 크지는 않을 거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전패 위기감을 호소하던 야당은 반전의 '세몰이'를, 박빙의 승부를 기대하던 새누리당은 '적극적 위기 관리'에 나서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 둘째 날인 17일 여야의 선거전을 보면 이 같은 전략 변화가 엿보였다.

김무성 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엔 광주 서구을에서 선거운동을 시작, 오후엔 인천 서·강화을과 서울 관악을을 연 이어 돌아보며 '표심 다잡기'에 나섰다.

성완종 파문 이후 특히 관악과 인천에서 야당 후보(관악 정태호·강화 신동근)의 추격전이 거세졌단 분석이 잇따르는 만큼, 여당 지도부의 선거 지원도 잰걸음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인천 서·강화을 선거구 지원 유세에선 "성완종 리스트로 시작되는 우리 대한민국 정치계의 부정부패를 완전히 뿌리 뽑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것은 박근혜 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지금 검찰에서 이 문제를 이른 시일 안에 국민 앞에 내용을 다 밝히고자 굉장한 속도로 엄정하게 수사하고 있는데, 만약 이것이 부정하다고 생각되면 언제든 특검을 새누리당이 주장해 나가겠다"고 했다. 광주 서구 서창농협에선 기자들을 만나 "그 문제(성완종 파문) 때문에 조금 어려운 점은 있지만 극복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이처럼 새누리당은 성완종 파문을 애써 '외면'하기 보다는 '부패 해결자'를 어색하게나마 자임하며 정면 돌파를 노리는 모습이다.

'이완구 총리에게 3000만 원의 선거자금을 현금으로 지원했다'는 성 전 회장 생전 주장과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각종 정황과 증언이 속속 등장하고 있음에도, 이를 이 총리가 지난 나흘간의 대정부 질문에서 '오락가락'식으로 해명하다 오히려 사태를 걷잡을 수 없이 키운 상황인 만큼 성완종 파문을 '있는 듯 없는 듯' 다루는 것은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그러나 이런 악조건 속에서 나오는 '유체이탈'식 화법, 즉 부패는 저 곳에 있고 우리가 해결한다는 식의 접근이 당장의 선거판에 유의미하게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이에 따라 '정권 부패'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프레임으로 그간 여권이 '전가의 보도'처럼 써 온 종북 심판 프레임이 보다 확대·강화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각 지역 선거구에선 이 같은 중앙당의 전략과 별개로 성완종 파문에 일정 수준의 '거리두기'를 하면서 기존의 여권 제1 선거 기조인 '지역 일꾼론'을 계속 앞세울 것이란 설명도 있다. 관악을 오신환 후보 측 관계자는 "지난 선거 기간 지역 일꾼론이 이미 표심에 많이 파고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성완종 파문에 큰 영향을 받지 않으리라 본다. 기존의 선거 기조로 계속 지지를 호소할 것"이라고 했다.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연합뉴스

성완종 파문과 야권 인사 연루설, 4.29 영향력은?

새정치민주연합은 기존의 박근혜 정권 '경제 심판론'에 더해 이번의 성완종 게이트를 '정권 부패 심판론'으로 진화시키는 투 트랙 선거 전략을 잡아가고 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같은 날 오전 관악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역사의 박물관으로 사라진 줄 알았던 정부의 부정부패가 다시 살아나 대한민국의 앞길을 가로막았다"며 "(성완종 리스트 파문은) 박 정권의 도덕성과 정통성이 걸린 사건"이라고 수위 높은 공세를 펼쳤다.

이번 사건이 단지 한 기업가와 정치인들의 금품을 고리로 한 유착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현 정권 창출 과정에서 벌어진 '불법 정치자금' 게이트임을 적극 부각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이번 성완종 파문이 야권 성향의 투표자들을 '적극 투표층'으로 끌어내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한 당직자는 "투표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던 유권자 중에서 야권 성향의 유권자들에겐 성완종 파문이 투표심을 더 키우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낮은 투표율이란 재보궐 선거가 가진 한계가 다소 극복될 수 있다는 기대다.

결국 문제는 성완종 파문이 야당 지지율 상승과 정부·여당 지지율 하락이란 효과에서 더 나아가, 자당 후보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데 있다.

진성준 새정치연합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번 사건이 다른 사안에 비해서 '이러다가 다 죽는다'는 마음으로 박 대통령을 엄호하려는 보수층의 역결집이 일어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는 점"을 주목하면서도 "(성완종 파문이) 야당 후보에 대한 적극적 지지로 연결되는 것이 문제다. (새정치연합이) 노력해야 할 지점"이라고 분석했다.

성 전 회장의 금품 배포와 야권 인사들을 연결지으려는 시도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나, 그 영향은 크지 않은 거란 분석도 대체적이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선거가 이루어지는 지역들은 흔히 말하는 '스윙보터(부동층)'가 많은 지역이 아니라 대체로 야권 성향의 지역"이라면서 "총선이나 대선이라면 모를까 당장 4.29 선거에서 성완종 파문과 새정치연합 의원 연루설이 가진 힘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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