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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사면' 공세, '盧 NLL' 때와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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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성완종 사면' 공세, '盧 NLL' 때와 닮았다! 변주된 '노무현 흠집내기'…재보선 '재미' 보려고?
새누리당이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해 엉뚱하게 노무현 정부의 성완종 사면 특혜 의혹을 들고 나왔다. '성완종 리스트'에는 친박 정치인만 7명이 거론되고 있다. 나머지 1명도 새누리당 인사다. 그런데도 권성동 의원의 성완종 사면 특혜 주장은 보수 언론에 연일 대서특필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에서 활동했던, 당시 핵심 측근인 정두언 의원이 'MB 정권' 핵심 인사의 요청에 의해 성완종 회장 사면이 결정됐다고 주장하는데도 막무가내다. 정 의원의 주장을 일부러 회피하는 듯한 모양새다.

2012년 NLL 발언 공세, 2015년 성완종 사면 공세

결국 권 의원의 뜬금없는 주장은 4.29재보선을 염두한 공세라는 의구심이 강하게 든다. 일종의 '물타기'다. 지난 대선 직전 터졌던 NLL(서해북방한계선) 파문을 생각나게 한다.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이 지난 2012년 10월 국회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10.4남북정상회담에서 NLL 포기 발언을 했다"고 주장한 사건이다. 당시 정부는 애매한 발언으로 일관해 논란을 증폭시켰고, 보수 언론은 공개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때아닌 남북정상회담 대화 의혹을 지면에 올려 연일 정 의원의 주장을 확대 재생산했다.

선거 쟁점은 느닷없이 NLL 파문으로 옮겨갔다. '사상 검증' 정국이 도래했다. 새누리당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김무성 대표는 토씨까지 같은 노 전 대통령 발언록을 부산 유세 과정에서 읽어 내려갔다. 선거에 적극 활용한 것이다. 그런데 최종 결과는 싱거웠다. 친박 핵심 윤상현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 포기 발언을 안 했다"고 친절하게 유권 해석(?)을 내려줬고, 파문은 일단락됐다. 2013년,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국정원이 2급 기밀 문건을 '셀프 폭로'한 후의 일이고, 대한민국 정치 지형을 초토화시킨 뒤의 일이다.

당시 상황은 4.29재보선을 앞둔 지금 상황과 닮은 꼴이다. 우선 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에 '성완종 리스트'라는 악재가 터졌다. 국무총리가 3000만 원 금품 수수 의혹으로 자진 사퇴했다. 2012년 당시에는 김 대표가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읽어내려가기 전,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이 터졌다. 지금,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야당이 궁지에 몰린 것과 상황이 비슷하다.

정부의 애매모호한 태도 역시 비슷하다. 2012년 당시 청와대 천영우 외교안보수석은 "NLL 대화록은 봤지만 비밀이니 내용은 말할수 없다"는 태도로 의혹을 증폭시켰다. 정부는 뭔가 있다는 식으로 태도를 취했고, 진실을 지연시켰다. '성완종 사면 특혜' 주장를 대하는 정부의 태도도 문제다. 검찰은 수사에 나설 여력이 없다고 손사래를 치는데,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다소 이례적인 사면"이고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한다. 의혹을 지연시키는 행위다.

'성완종 특혜 사면' 주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새누리당 의원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통일비서관을 지냈던 정문헌 의원은 2012년 당시 NLL 파문을 주도했고, 이명박 정부 시절 법무비서관을 지낸 권성동 의원은 지금 '성완종 사면'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MB정부 핵심이었던 인사들이 무려 8년이 다 돼 가는 노무현 정부 시절 일을 꺼내든 것도 닮아 있다. '전가의 보도'다.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권력을 잡은 인수위가 사면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게 오히려 비상식적인 상황"이라며 "당시 핵심 인사가 성 전 회장의 사면과 공천까지 특별히 챙겼다"고 말했지만, 보수 언론은 연일 '권성동의 입'만 주목하고 있다.

권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발언을 물고 늘어졌다. "사면은 법무부의 업무"라고 한 그의 발언에 대해 해명하라는 식이다. 사면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 맞다. 그러나 사면 대상을 심사하고 결제를 올리는 실무적인 일은 법무부의 업무다. 문 대표가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을 이용해 의혹을 부풀리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이명박 정부 인수위 당시 상임자문위원에 불과했던 권 의원은, 이명박 당선인 비서실 보좌역을 했던 정 의원의 주장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반박하고 있다. 당시 그는 정권의 핵심도 아니었다. 청와대로 치면, 비서실장이 말하는데, 행정관이 부인하는 격이다.

권 의원이 이 사안을 급하게 꺼내들었다는 정황도 있다. 권 의원은 "인수위의 비상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성완종 회장을 임명하고 불과 2, 3일 만에 비리전력자라고 해서 사퇴를 시켰다"고 말했지만 이는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다. 성 전 회장이 자문위원에 위촉된 후 10일 후인 2008년 1월 11일 태인 기름 유출 사고 피해 대책 간담회에 자문위원 자격으로 참석한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권 의원 주장의 신빙성이 의심받을 차례다.

설사 부정한 방식으로 성 전 회장이 사면을 받아냈다면, 새누리당은 그런 '비리 전력자'가 포함돼 있는 정당과 합당을 한 것이 된다. 정치권 공동의 책임을 '전가의 보도'처럼 참여정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책임으로 몰고 가는 것은 '노무현 때리기'로 번번이 선거때마다 재미를 봤던 사례들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밖에 해석이 안 된다.

분명히 하자면 이 사건의 본질은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비리다. 선거가 지나면 사면 특혜 의혹은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다. 권 의원 스스로 "금전이 오간 증거는 없다"고 한데다, 새누리당 안에서조차 말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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