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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야당으론 정권 교체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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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야당으론 정권 교체 못한다 [민교협의 정치시평] 새로움 없는 곳에서 새누리당 찍는 것은 당연
지난 국회의원보궐선거에서 여권이 압승을 거두었다는 사실을 두고 여러 가지 의견이 분분하다. 압도적으로 유리한 정치적 상황에서도 패배했다고 야권을 질타하는 목소리는 고사하고, 지기만 하는 야당, 분열로 진 야당, 심지어 정권교체는 불가능하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온갖 정치 전문가들의 분석이 난무하고 있다. 더욱이 이제는 세월호 정국은 물론, '성완종 리스트'에서 드러난 불법대선자금 문제도 적당히 끝날 것이라고들 한다.

그 어느 선거에서 야권이 이겼다고 환호하던 것이 어제 같다. 그렇게 이겼던 야권도 지금은 지기만 하는 정당이 되었다. 청와대와 여당은 온갖 악재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여러 선거에서 계속 이기고 있기에 이제는 자신의 정권이 안정적으로 집권하고 있는 듯이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판단은 그들만의 달콤한 생각일 뿐이다. 선거 결과를 마치 이 나라 국민들의 주된 흐름인 듯이 생각한다면 커다란 착각이다.

물론 이번 선거를 통해 밝혀진 사실은 몇 가지가 있다. 지금의 새정치민주연합으로는 정권교체가 결코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무늬만 다른 보수기득권층이며 이들에게서 우리 사회의 내일을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기 그지없는 일임은 이미 여러 번 확인했지만, 이제는 그들의 전통적 지지자에게도 이런 사실은 확실히 각인되었다. 부패하고 무능한 야당은 그보다 조금 더 부패했지만 정치공학적으로는 훨씬 유능한 여당의 들러리일 뿐이다. 그럼에도 새정련이 이만한 국회의원을 거느린 야당으로 있을 수 있는 것은 대안세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야권이 분열했기에 졌다는 소리는 정말이지 시대의 흐름도 모르고, 다만 정치공학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어리석기 그지없는 판단이다. 설사 새정련이 단일화에 성공해서 몇 석 더 건졌더라도 전혀 의미 없는 결과일 뿐이다. 지금 이 사회는 새로운 정치와 인물을, 새로운 정치 지형을 요구하고 있다. 그 요구를 직시하는 자만이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자격이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사람다운 삶을 원한다. 부패와 비리에 찌든 그들, 다만 세상을 경제와 자본으로만 바라보기를 원하는 그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있다. 경제가 대답인 듯하지만, 지쳐버린 정치공학적 논리와, 경제만능의 삶에 지친 사람들은 그 이상의 삶, 사람다운 삶을 가능하게 할 새로운 정치를 원한다. 분명 그런 희망을 대변해 줄 세력을 기다리는 흐름이 현실화될 것이다.

안상수 의원 쪽에서는 "길이 뚫린다, 물길이 열린다, 땅값이 오른다"는 선거구호를 내세워 승리했다고 생각한다. 관악을 선거구에서 여당의 승리는 15년 이상 된 사당아파트 재건축문제를 해결해 준 여당 대표와 정부의 지원 때문이란 사실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럼에도 과연 그런 생각이 이런 결과를 낳았을까.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 선거에 나서고 여당을 찍은 그들은 분명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그렇게 선거하고 그렇게 행동했던 그 사람들의 생각일 뿐이다. 이 시대의 흐름은 거기에 있지 않다.

우리 사회를 바꿔놓을 새로움을 요구하는 물결이 더 이상 물러서지 못할 때가 되었다. 세월호 참사에서 지친 사람들, 수십 년 동안 계속되는 경제성장에 대한 환상, 그 다른 얼굴인 경제에 대한 겁박에 휘둘렸던 현실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드러난다. 경제민주화란 구호가 당위적인 요구로 나타난 현상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경제 성장만을 요구한다고 생각하지 말라. "강화를 부자로 만들겠습니다"라는 말에 현혹되어 그들을 지지한다고 생각하지 말라. 그럼에도 사람들은 너희들의 부패와 무능을 분명히 알고 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패를 청산하지 않으면 결코 우리 삶의 미래는 가능하지 않다. 그들의 부패와 비리, 불의한 행태를 철저히 응징하지 않으면 우리 삶의 미래는 불가능하다. 만약 이런 시대적 흐름이 망가지고, 사람들이 다만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것처럼 또 그렇게 정치가 움직여진다면, 이 시대는 결국 파멸로 치닫게 될 것이다.

윤종빈 감독의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는 참 매혹적인 선전 문구를 내걸었다. "흩어지면 도적이요 뭉치면 백성이다." 부패와 비리로 찌든 시대에 백성을 억압하고 그들의 피를 뽑아 호의호식하는 불의한 시대에 살기 위해 흩어진 이들은 도적이 되었다. 그러나 사람다운 삶을 위해 모인 사람들은 백성이 된다. 모이지 못하게 "가만히 있으라"고 아무리 겁박해도 죽음에 몰리면 사람들은 모이게 되어있다. 모이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들은 모이면 도적이라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본성은 삶을 원하기에 그들은 살기 위해 모일 수밖에 없다. 사람들의 삶에 대한 욕구를 우습게보지 말라. "이겼다고, 그래서?" 의미 없는 승리일 뿐이다. 졌지만 새롭게 삶을 바라보고 사람이 진정 원하는 것을 향해갈 때 새로움이 가능할 것이다. 우리는 삶을 원한다. 사람들은 사람이길 원한다. 양아치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양아치이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성완종 사건'에서 보는 정치판은 양아치 세상이다. 온갖 갑질을 태연하게 펼치는 기업가들은 또 다른 양아치들이다. '땅콩회항'은 물론, 중앙대 사태를 보면서 이 사회의 부와 권력이란 것이 결국 양아치 짓해서 얻은 결과란 사실을 너무도 잘 알게 되었다.

양아치들을 몰아내고 사람다운 삶을 살기 위한 사람들의 본성을 무시하면 구한말에서 보듯이 결국 멸망할 수밖에 없게 된다. 반대로, 양아치들을 몰아내지 못하고 그들의 손에 휘둘리면 우리는 아무런 힘도 없이 식민 시대의 야만과 약탈로 내몰리게 될 것이다. 그때의 파국과 폭력, 야만과 착취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지금 우리의 삶을 바꿔야 한다. 사람다운 삶과 사람다운 사람으로 살기 위해 행동하지 않으면 우리는 언제까지나 그들의 겁박에 휘둘려 일상적 착취와 폭력의 세계로 내몰릴 것이다. 다행히 수많은 곳에서 우리는 사람들을 발견하게 된다. 사람의 힘을 우습게 보는 정권이 성공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새로움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람들이 땅 값 올려주는 정당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들이 더 현명하다. 이런 선택은 이미 상수란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를 바탕으로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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