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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손학규 복귀설, 비노의 '문재인 이후'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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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철희 "손학규 복귀설, 비노의 '문재인 이후' 카드" [이철희의 이쑤시개] "'문재인 쇄신안',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손학규' 이름 석 자가 야권 명망가의 입에, 종편 시사 프로그램에, 차기 대선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다. 4.29재보선 패배에 따른 '문재인 퇴진론'이 '손학규 등판론'으로 점화되는 모양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지난 15일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에서 '문재인 이후'에 대한 고민이 '손학규 등판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

"문재인 대표가 사퇴한 이후 비노 세력을 대표해 전당대회에 나갈 사람이 누구냐를 생각해 전체를 규합할 수 있는 사람, 즉 '손학규 카드'에 주목하는 것이다."

<이쑤시개> 고정 패널인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도 "당내에 친노 세력과 붙어 경쟁력을 가질 사람이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전 상임고문밖에 없다는 인식이 깔렸다"며 현 세력인 '친노(親盧)'와 후일을 도모하고 있는 '비노(非盧)' 간 주도권 싸움이 '손학규 복귀설 및 등판론'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훈 스포츠평론가는 그러나 △정계 복귀 명분이 없다는 점 △새정치연합 내 세력이 빈약하는 점 △경기도 출신으로 대권의 동력이 될 호남 지역세가 없다는 점을 들어, 복귀 후 대권 가능성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 MBN 화면 갈무리.

한편, 이철희 소장은 "지금은 입장이 분명할 것"이라며 손 전 고문의 정계 복귀설에 고개를 저었다.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은 지난 12일 TBS교통방송 라디오 <퇴근길, 이철희입니다>에서 "아마 그럴 일(손 전 고문의 복귀)은 없을 것"이라며 "(다음 총선을 위해) 나와서 뭘 하겠다' 이런 건 있을 수 없고, 한다면 적극 반대하겠다"고 말했다.

손 전 고문은 지난 14일 방송된 MBN과의 인터뷰에서 정계 복귀에 대한 주변의 기대감을 가라앉혔다. 전라남도 강진에 무턱대고 찾아온 기자를 반갑게 맞이하면서도 "(현실 정치에 대해 얘기할 거라면) 차나 한잔하고 가라"며 냉랭한 태도를 보인 것. 앞서 8일 <조선일보>를 통해 보도된 이종걸 원내대표와의 만남에 대해서도 반응하지 않았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달 말 손 전 대표와 2시간여 동안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손 전 고문의 정계 복귀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그 시기가 당장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일명 '손학규 앓이'는 구(舊) 민주당계의 위기 국면마다 등장했다.

2007년 대선 패배 후 이듬해 1월 대통합민주신당 당 대표로 선출된 그는 민주당과의 통합을 주도해 통합민주당을 창당했다. 하지만 그 해 4월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299석 중 81석을 얻는데 그쳐 7월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반성의 시간"을 가진 곳은 강원도 춘천이다.

이명박 정권 3년 차였던 2010년 10월 그는 민주당 대표로 화려하게 재기했다. 이후 2012년 총대선 승리를 목표로, 시민통합당·한국노총·시민사회단체가 결집한 민주통합당 출범에 일조했다. 당시 민주통합당 초대 당 대표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맡았다.

"정치인은 선거로 말해야 한다"라는 평소 소신대로, 손 전 고문은 이후 야권의 필패가 예상되는 지역에 구원 투수로 나섰다. 2011년 4.27재보선 경기 성남 분당을, 2014년 7.30재보선 수원 팔달 등. 그는 수원 팔달 패배 후 다음 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민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 드린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저의 정계은퇴를 계기로 새정치연합의 당원과 의원들이 새로운 각오로 혁신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9개월여가 지났지만, 그의 말은 진행형이다.

"'문재인 쇄신안',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이철희
: 문재인 대표의 '당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 전문을 봤는데, 별로 좋은 메시지는 아니다. 읽어 보면, 본인이 화가 났다는 사실이 군데군데 드러난다.

(☞ 문재인 "흔들기 도 넘었다" 비노계에 '폭발')

김윤철 : 최고위원 회의 때 의원 간 막말에 노래까지. 그런 거 보면 화나지.

이철희 : 문재인 대표가 선거 패배에 책임지고 사퇴할 일은 아니다. 작은 선거든 큰 선거든 지고 나면 무조건 사퇴하는 게, 지금까지 민주당이 해온 방식이었다. 그런데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당 대표 사퇴가 능사는 아니다. 국회의원 4석짜리 선거에서 졌다고 나가라고 하면, 버텨낼 사람이 없다.

문 대표가 2016년 총선 승리를 위해 당을 어떤 방안으로 끌고 갈 것인지, 안(案)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쇄신안이 없다. 이 상태에서 화를 내면 낼수록 상대방 패에 말린다. 그러면 안 된다. (비노 세력이) 문 대표를 흔들 생각으로, 당내 대결 구도를 짜는 것 또한 굉장히 위험하다. 대신 이쯤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문 대표가 어떤 안을 내놓을지 지켜봐야 한다.

김윤철 : 문 대표가 원탁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마저 긍정적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참 어렵다.(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지난 17일 '초계파 혁신기구'를 출범시켜 6월 중 쇄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편집자)


(☞ 새정치, '혁신기구' 출범해 6월 중 쇄신안 마련키로)


이종훈 : 당 쇄신안이라고 하면, 충격요법을 받은 듯 다급해 보여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없다.

김윤철 : '저렇게까지 하는구나. 이를 악 물었구나' 같은 느낌을 줄 만한 내용이 없다. 원탁회의 식 쇄신 모임은 지난해 9월 문희상 비대위원장 시절 계파 모임(친노-문재인, 구(舊) 민주계-박지원, 민평련계(김근태계)-인재근, 당 대표 출신 정세균, 당연직 박영선 원내대표)처럼 다시 모여 어떻게 해보자는 미온적 수습안이다.

이철희 : 원탁회의는 좀 부정적이다. 계파 수장들끼리 모인 부족장 연합회의처럼 원탁회의를 운영하는 건 좋지 않다. '당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 있던 '기득권 유지'를 확인시켜주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방식은 아니다.

(☞ [전문] 문재인 "패권 추구 도려내겠다")

여기저기서 문제제기를 했으면, '이제는 기다리겠다. 안을 제시하라'는 정도는 가능한 일 아닌가. 이후 안이 도출되면 다시 토론하고 논쟁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문제는 당 대표가 분명한 리더십을 발휘하느냐다.

김윤철 : 4.29재보선이 끝나고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사실 '좀 기다려 달라'는 등의 중간 메시지가 나와야 하는데, (오히려 세력 간 갈등을 부추기는) 글이 나왔다. 게다가 당을 진정시키는 방향도 아니다. 그렇다고, '비노'가 '우리가 현명하게 참아 봅시다'라고 할 사람들도 아니고….

이철희 : 참으라는 게 아니라, 기다려 보라는 것이다. (문 대표에게) 사태를 수습할 기회를 줘야 한다.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합법적인 지도부다. 그걸 존중할 필요가 있다. 구실이 생겼다고 끌어내리듯 (물고 늘어지는 것은) 좋은 방식이 아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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