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미스터 국가보안법' 황교안 법무부장관을 21일 국무총리에 지명했다. 인사 콘셉트는 "정치 개혁"과 "비리 척결"이다. '돌려막기' 인사라는 비판과 함께 '공안 정국'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황 장관 지명으로 공석이 될 법무부장관 후임은 이날 지명되지 않았다. 청와대 김성우 홍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후임 국무총리에 황교안 현 법무부장관을 내정했다. 지금 우리의 현실은 경제 재도약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 비리 부패를 척결하고 정치 개혁을 이루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황교안 내정자는 검찰 내 주요 보직을 거쳤고,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법무부장관으로 직무를 수행해오면서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고 사회 전반의 부정 부패를 뿌리뽑아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 정치 개혁을 이룰 수 있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황 장관의 국무총리 기용이 뜻하는 바는 비교적 명확하다. 전방위 사정 정국, 전방위 공안 정국 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황 장관과 악연이 깊은 야당은 이를 박 대통령의 '선전포고'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통합형'과 거리가 먼 황 장관의 기용으로 정국은 급격히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미스터 국가보안법'이라는 별명답게, 황 장관의 이력은 화려하다. 대표적인 공안통이며, 특히 황 장관이 쓴 책 <국가보안법 해설>은 공안 수사의 교과서로 여겨진다. 법무부장관을 지내던 시절에는 특히 공안 사건과 관련해 적극적인 발언들을 내놓기도 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대한민국에 간첩이 2만 명에 달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자 황 장관은 "크게 공감한다"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 법률대리인(법무부장관)으로 통합진보당의 위헌정당 해산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하는 것을 주도했다. 이 결과 통합진보당은 해산됐고, 소속 의원들은 의원직 상실형을 받았다. 지난 4.29재보선은 그 여파로 규모가 커지게 됐다. 야당은 결국 참패했다.
지난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 수사에서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지 않도록 지휘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은 결국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으나, '혼외자' 논란이 불거져 곤경에 빠졌다. 이때 황 장관은 채 전 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고, 채 전 총장은 옷을 벗어야 했다.
황 장관은 서울 출신으로 경기고와 성균관대를 나왔다. 사법연수원 13기로 대검 공안 과장과 서울 중앙지검 2차장,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법무부장관 등을 지냈다. 이날 황 장관 지명 발표는 오전 10시에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발표 2분 전에 돌연 발표가 연기됐고, 청와대는 우왕좌왕했다. 이후 10시 8분 경, "10시 15분에 총리 지명자를 발표한다"고 알렸다. 이같은 해프닝은 '문안 조정' 때문이었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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