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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 때문에"…'반쪽 총리' 황교안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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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 때문에"…'반쪽 총리' 황교안 탄생 새누리 전원 찬성…야당, 국회법 정국 등 감안한 듯
전관예우·병역특혜 등의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통과됐다. 총 278명의 의원의 투표했고 그 중 156명이 찬성을 던졌다. 반대는 120표, 무효는 2표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우리 의원 중 156명이 표결에 참여하겠다고 통보가 왔다"고 말했었다. 이날 표결에 참석한 새누리당 의원 '전원'이 임명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셈이 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표결 후 "새누리당 156명 전원이 찬성해줘서 다행"이라면서 "기왕에 될 것을 더 열심히 잘할 수 있게 도와주면 좋았는데 그렇게 안 된 거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본회의에 앞서 진행됐던 의원총회에서 표결 참여 여부를 두고 격론을 벌인 끝에 '반대 표'를 던지는 방식으로 부적격 의사를 표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의당은 표결 불참을 선언했다.

새정치연합 의원총회에선 16명의 의원이 발언대로 나와 표결 참여 여부에 대한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쪽의 의견이 엇갈리며 의원총회는 본회의 예정 시간을 넘기면서까지 진행됐다.

1시간 30분에 걸친 회의 끝에 새정치연합은 '본회의 참여+반대 표로 의사 표시'란 결정을 내렸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의총을 마친 뒤 '반대투표가 당론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자율 투표다. 다만 방향은 정해졌다"고 설명했다.

표결 참여에 반대한 의원들은, 원내지도부의 17일 본회의 의사 일정 합의에까지 당내 의견 수렴 절차가 부족했다는 점 등을 집중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목희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이게(표결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지적했고, 박홍근 의원은 "지도부의 협상 결과는 존중하지만 앞으로 의견 수렴이나 과정 관리를 좀 더 세밀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박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김기식 의원은 의원총회 후 기자들을 만나 "(표결에) 불참하는 방향으로 정치적 의사표시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야당 위원으로 활동했던 박범계·은수미 위원은 '특위 위원으로서 자괴감과 미안함 때문에 본회의에 불참하더라고 이해해 달라'는 뜻을 밝혔다고도 박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전체 의원의 표결 불참은 제안한 것은 아니며 인청특위 위원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낀 데 따른 개별적인 결정이란 설명이다.

그럼에도 박범계 의원은 결과적으론 표결에 참석했다. 은수미 의원은 같은 시간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초청해 진행한 더좋은미래 토론회 '이문현답' 자리를 지키기 위해 본회의 참여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에 앞서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처음에는 황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 불참 목소리가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본회의 의사일정에 합의한 원내지도부를 존중해 대정부질문 날짜 조정 정도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반대표 행사를 통한 의사 표시를 '의회주의'라며 표결 참여 결정에 의미를 부였다. 이 원내대표는 '본회의 표결에 합의한 배경이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메르스 대책 (때문)"이라는 말과 함께 "의회주의 방식(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번 황교안 임명동의안 처리 모양새는, 조만간 불어닥칠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정국과도 결부될 수밖에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을 국회에 돌려보낼 경우, 재투표 가결을 원하는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우리가 생각해야 될 정국의 엄중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황교안 임명동의안 처리를 두고 새정치연합으로선 굳이 새누리당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작된 임명동의안 표결 본회의에선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 등이 의사진행발언의 형식을 빌려 찬반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김광진 의원은 "황교안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이른바 '황교안법'을 어긴 첫 후보자가 되었다"면서 "본인에게 제기된 의혹에 해명 또는 소명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청문회를 무력화하고 입법부를 우롱할 지 보여실히 보여준 후보"라고 지적했다.

논란 끝에 황 후보자에 대한 인준이 완료됨으로써 지난 4월 27일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물러난 후 지속돼 온 총리 공백 상태가 52일 만에 마무리됐다. 이 전 총리에 이은 또 한 명의 '반쪽 총리'를 낳으면서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본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을 만나 "우리로선 아쉬운 일이지만, 인사청문회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소위원회를 만들기로 합의했으니 이번 일을 계기로 제대로 된 자료조차 제출받지 못한 채 청문회 절차를 마치게 되는 제도의 한계가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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