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지수 도입'…어게인 2012냐, '공천 혁신' 도구냐?
주목되는 것은 "당 지지도와 선출직 공직자의 지지도를 고려하는 등 '교체 지수'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당 지지도보다 국회의원의 지지도가 낮으면 공천에 불이익을 가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새누리당이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수도권 및 영남 '물갈이'를 위해 사용했던 도구다. 새누리당은 당시 '교체 지수' 등을 토대로 현역 의원 하위 25%를 공천에서 배제키로 하면서 전국적인 '물갈이 바람'을 일으켰다. 당명 변경과 함께, 새누리당과 '박근혜 비대위'가 추진한 공천 개혁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살생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이같은 공천 개혁안을 무기로, 당시 영남 지역 현역 의원들을 대폭 물갈이하고 그 자리에 신인들을 채워넣었다. 대구 지역 교체율은 70%를 넘어섰다. 박종근, 이해봉, 홍사덕, 김형오 의원 등 영남권 다선 고령 의원들이 스스로 불출마를 선언했고, 김무성, 이명규, 허태열, 안경률 등 중진 의원, 실세 의원은 '공천 개혁' 압박에 의해 물러나거나 줄줄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실제로 혁신위원회는 이날 새정치연합의 문제점으로 계파 분열, 불공정한 공천 제도 등과 더불어 '호남 기득권'을 꼽았다. 수도권 지역에 대한 물갈이도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평도 나온다. 호남 지역과 수도권 지역은 당 지지도가 높다. 당 지지도와 현역 의원들의 지지도를 비교할 경우, 현역 의원들의 경쟁력에 대한 평가가 고스란히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총선 격전지인 수도권에서 '물갈이'가 진행된다면,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수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혁신위는 또 당규에 당과 국민 삶의 기여도에 대한 '정성 평가'와 '정량 평가제'를 도입하고, 막말 등 해당 행위에 대해서도 평가하며 국회의원의 해외 연수 등 윤리 규범을 마련한다는 내용도 넣겠다고 밝혔다. 부정부패에 대한 단속안도 포함됐다. 현역 의원이 부정부패로 검찰에 기소됐을 때는 즉시 당직을 박탈키로 했다. 단, 정치적 탄압 등 부당한 이유로 기소됐을 때는 윤리심판원에서 판단키로 했다. 또 현역 의원이 부정부패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아 재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경우, 해당 선거구에 공천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당헌을 개정키로 했다. 지역위원장의 기득권을 제한하고 정치 신입의 진입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지역위원장 사퇴 시점을 공직 선거 120일 전, 즉 예비 후보자 신청 시점과 같게 적용키로 했다.
문제는 집행, 혁신안은 받아들여질 수 있나?
문제는 실행 의지가 있느냐 여부다. 교체지수는 이미 지난 2012년 총선 때도 도입을 한 바 있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공천 개혁만큼 파괴력을 갖지 못했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면서 유명무실화됐다. 특히 교체지수 평가 결과 하위 25%를 무조건 잘라낸다는 새누리당의 '구호'에 밀려 야당의 공천 개혁은 언론의 주목을 상대적으로 끌지 못했다. 당내 '온정주의'도 '공천 개혁 실패'에 한 몫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공천 평가 결과에 따라 무더기 탈당 사태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부작용도 감안해야 한다. 새누리당의 경우, '백의종군'을 선언한 김무성 대표가 직접 나서서 무소속 출마 준비를 하던 친이계 공천 탈락자들의 '반란'을 적극 막아냈고, 결과적으로 총선 단일대오를 형성할 수 있었다. 이같은 '희생 정신'과 '리더십'이 새정치연합에 있는지 여부도 불투명하다.혁신위는 이같은 혁신안 의결을 위해 7월 이내 중앙위원회를 개최해달라고 요구했다. "혁신위원회는 중앙위의 혁신안 통과를 혁신에 대한 의지 확인이자 문재인 대표에 대한 리더십을 판가름하는 잣대로 여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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