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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지향적 대안 정당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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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지향적 대안 정당이 필요하다" [토론회] "내년 총선, 의제 우위 못 점하면 야권 필패"

"국민은 정치권에 실망하고 있다. 정치에 대한 불신이 강하다. 양당은 격렬히 싸우는 것 같지만,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부분에서는 타협을 잘한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엄청난 환경 파괴, 예산 낭비 프로젝트인데, 서로 야합한다. 평창 올림픽에 들어가는 수조 원을 줄였다면 '송파 세 모녀' 사건은 막을 수 있었다. 그런데도 (정치권에서는) 공천권을 누가 갖는가를 가지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싸우고 있다."

민주화 이후에 한국 정치가 파행과 퇴행을 거듭하고 있으며, 복지국가를 위해서는 한국 민주주의를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가치 지향적인 대안 정당'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른바 '보수 양당제를 극복할 제3의 신당론'이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는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낡은 정치 타파와 복지국가 정치의 길'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을 지낸 이종오 전 명지대 교수는 "한국 사회가 빠진 혼란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앞으로 국가가 어디를 지향할 것이냐는 확실한 목표, 문제의식이 있는 정당이 없다는 점"이라며 새로운 대안 정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MB 정부가 연립 정부였다면, 4대강 못 밀어붙였다"

이종오 전 교수가 보기에 한국 정치의 문제는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보수 양당제의 한계, 둘째, 지역주의 정치, 셋째, 권위주의 정치 문화.

보수 양당제 문제에 대해 이 전 교수는 "양당은 앞으로 국가와 사회를 어떻게 끌어간다는 철학과 비전이 결여됐다는 점에서 보수 정당"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다당제가 보편적인 정당 문화인데, 한국에서는 연합 정치가 이뤄진 적이 없다. 이명박 정부가 만약 연립 정부였다면, 이 전 대통령이 4대강 사업과 자원 외교를 밀어붙이기 쉽지 않았으리라고 그는 분석했다.

지역주의 정치의 폐해로 이 전 교수는 수천억 원을 낭비하고 재정 파탄을 일으킨 인천 아시안게임, 수조 원을 들인 평창 동계올림픽 등을 꼽았다.

권위주의 정치 문화를 드러낸 사례로는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가 꼽혔다. 이 전 교수는 "총재가 원내대표를 지명하는 게 아니라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를 민주적으로 뽑았는데, 권위적 지도자(박근혜 대통령)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이에서 궁합이 안 맞았다"고 진단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서는 "권위가 약하니까 당이 수습되지 않고 혼란에 빠진다"면서 "모순된 말이지만, 한국은 '비민주적인 민주주의' 상태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프레시안(최형락)

"야권 단일화보다 중요한 것은 의제 우위"

한국 정치의 폐해로 가치는 실종되고, 정쟁만이 남았다는 것이 이 교수의 진단이다. 물론 여야가 '가치, 정책'을 두고 경쟁했을 때가 없지는 않았다. 2012년 보편적 복지와 경제 민주화라는 의제가 떠올랐고, 여야가 앞다퉈 관련 공약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종오 전 교수는 "박근혜 복지가 문재인 복지보다 특별히 못한 것도 잘한 것도 아니다"라며 "야권 단일화라는 정치 공학적인 문제에만 관심을 가지고, 사회·경제적 의제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 게 패배의 원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도 이 의제를 점하지 못하면 야권은 통합해도 전망이 신통치 않을 것"이라고 쓴소리했다.

해법은 없을까. 이 전 교수는 "기존 정당이 내부 개혁을 해서 사회적·정책적 정당으로 변화하거나, 그렇지 못하면 새 집을 짓는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기존 정당 혁신에 대해 그는 "현재 정당이 완전히 체질을 개선해서 내부적 민주주의 체제를 갖추고, 경제 사회적인 의제를 자기화해서 나갈 수 있느냐? 전망을 장담할 수 없다"며 "김상곤 혁신위원회도 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기에 지엽적이고 표피적인 문제에만 매달린다"고 혹평했다.

이 전 교수는 "가치 지향적인 대안 정당이 필요하다고 본다"는 결론을 내리면서도 "그게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단서를 달았다. 한국 정당 역사에서 제3정당은 필패해왔다는 것이다.

이 전 교수는 제3정당이 가능하기 위한 조건으로 두 가지를 내걸었다. 그는 "첫째, 기성 정당보다 정책 능력이 월등하게 우월하면 가능성이 있다"면서 "복지나 노동 정책이 설득력이 있다면 국민이 지지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둘째로 이 전 교수는 "새 정당은 정치인의 정당이 아니라 국민의 정당이 돼야 한다. 사회 속에 뿌리 박고 민주주의적이고 탈권위적이며 정책적으로 우수한 정당이어야 한다는 뜻"이라며 "국민은 기성 정치와 정당에 너무 실망하고 대안을 요구하므로, 대안에 부응하는 세력이 있다면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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