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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혁신위 "오픈프라이머리, 현역 기득권 고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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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새정치 혁신위 "오픈프라이머리, 현역 기득권 고착" 김무성·문재인의 '오픈프라이머리' 반대…논란 예고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의 전권을 부여받은 '김상곤 혁신위'가 정당 공직선거 후보 공천에 비(非)당원도 당원과 동일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하자는 '오픈프라이머리' 제도에 대해 공식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치학자들이 대개 오픈프라이머리에 비판적이라는 면에서, 김상곤 혁신위원장을 비롯해 조국·최태욱 교수 등 학자 출신이 많은 혁신위 구성상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라는 평이다.

이는 지난 13일 취임 1주년을 맞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우리 새누리당은 이미 당론으로 확정돼 있다"며 "여야가 같은날 동시에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할 것을 야당에 다시 한 번 제안한다"고 한 데 대한 대응 성격이지만,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역시 오픈프라이머리 찬성파라는 점에서 당 내에서도 논란이 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시 상대적으로 유리한 현역의원들이 당 내에서 혁신위에 대한 반발을 공식화하는 계기가 될 소지도 있다. 이른바 '비노' 그룹 등 당내 비주류 일각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친노 혁신위'라고 비난해온 바 있다.

혁신위 "與 제안 오픈프라이머리, 경쟁 가장한 독과점"

정채웅 혁신위 대변인은 24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현재 오픈프라이머리가 국민에게 공천권을 되돌려 준다는 명분하에 마치 공천갈등을 해소하고 계파를 타파할 수 있는 전가의 보도처럼 논의되고 있는 것에 대하여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새누리당이 제안한 오픈프라이머리는 기존 기득권 질서를 고착화시키기 위해 경쟁을 가장한 독과점체제일 뿐"이라고 혹평했다.

혁신위는 정 대변인을 통해 "오픈프라이머리는 '선진국에서 보편화된 공천 제도'가 아니라, 미국의 특수한 정치 환경에서 탄생해 발전해 온 공천제도일 뿐"이라며 그나마 "현재 미국 50개 주 중 19개 주에서만 실시하고 있으며, 그 내용도 각 주마다 상이하고, 당원 또는 등록된 지지자에 의해 후보를 선출하는 제도가 더 많다"고 지적했다.

혁신위는 "오픈프라이머리가 진정으로 국민에게 공천권을 되돌려주고 정치 선진화를 이룰 수 있는 제도가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조건이 실현돼야 한다"며 △현역의원의 기득권 고착화, △정당정치 실종, △사회적 약자 대변 구조 취약, △부유층 과대대표 등의 문제점이 우선 해결돼야 한다고 했다. (☞기사 하단 박스 참조)

특히 혁신위는 오픈프라이머리가 현역의원 기득권 유지에 유리한 제도라며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하고 있는 미국 일부 주(州)의 상원의원은 거의 종신토록 의원을 하고 있으며, 연방 상원의원 100명 중 30명 이상은 20년 넘게 상원의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하면 한국에서도 '종신 국회의원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취지로 읽힌다.

과거 文 "선관위 주관 여야 동시 오픈프라이머리 제안"…김무성 주장과 판박이

흥미로운 것은 혁신위가 이처럼 비판한 오픈프라이머리 제도에 대해 현 새정치연합 지도부도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는 것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공식 제안한 지난 13일 김영록 새정치연합 수석대변인은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서는 우리 당 역시 원론적으로 찬성하는 만큼, 동시 실시에 대해 검토 가능하다는 것이 우리 당의 입장"이라고 밝혔었다.

문재인 대표 역시 당 내에서 대표적인 오픈프라이머리 찬성파다. 문 대표는 지난해 12월 17일 정당혁신 토론회에서 "적어도 1년 전에는 공천 제도와 룰을 확정해서 예측가능하게 해주어야 한다"며 "제가 제안하는 공천제도는 선관위가 주관하는 '여야 동시 오픈프라이머리'"라고 밝혔었다.

문 대표는 또 당 대표 취임 이후인 지난 2월 25일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국회의원 선거 제도 개선안에 대해 "선관위가 제출한 개정의견에는 정당의 공직후보 경선에서 국민경선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오픈프라이머리제의 도입과 생활정치 활성화를 위한 지구당 허용 등도 담겨 있다"며 "(이는) 저 역시 정당혁신 방안으로 제시해 왔고, 여야 혁신위에서도 다뤄졌던 내용들"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새정치연합 내에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에 가장 적극적으로 의견을 밝혀온 박영선 의원은 최근 "김무성 대표가 주장하는 오픈프라이머리는 같은 날 하되 당별로 하자는 것이고, 제가 주장하는 오픈프라이머리는 '톱투(top two) 오픈프라이머리"라며 "선거에 나오고 싶은 모든 사람이 나와서 예비 선거를 치르고, 이를 통해서 2명의 주자를 국민이 뽑으면 결선 투표형 정식 선거를 치르게 되는 것"이라는 주장을 편다.

정 대변인은 '혁신위가 김무성 대표의 제안에 대해 밝힌 우려는 문재인 대표나 박영선 의원의 주장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할 수 없는 조건에서 실시하게 되면 부작용이 더 크지 않겠나. 현재 상태에서는 전면 실시할 수 있는 조건이 성숙돼 있지 않다고 본다"고 답했다.

※다음은 새정치연합 혁신위가 밝힌, 오픈프라이머리 제도 실시의 전제조건

① 현역 국회의원과 정치 신인의 공정한 경쟁이 가능할 수 있도록 현행 공직선거법상의 사전선거운동 금지 규정이 전면 폐지돼야 한다.

현역의원은 4년 동안 각종 정당 행사, 또는 의정보고 형식으로 지역구 유권자와 상시적으로 접촉하고 여론의 주목을 받는 반면, 정치 신인은 사전선거운동 금지 규정에 의하여 그럴 기회가 금지돼 있다.

그러나 현행 공직선거법이 선거의 과열, 혼탁, 이로 인한 정치비용의 증가를 막기 위하여 규정해 놓은 사전선거운동 금지 규정을 전면 폐지하는 것이 타당한지는 의문이라 할 것이다. (또) 지금 당장 사전선거운동 금지 규정을 폐지한다고 해도 8개월밖에 남지 않는 상황이다.

현역 국회의원과 정치 신인 사이의 공정한 경쟁을 보장할 수 없는 오픈 프라이머리는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좋은 의도와는 달리 기존 기득권 구조를 고착화시키는 제도로 전락되고 말 것이다.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하고 있는 미국 일부 주의 연방 상원 의원은 거의 종신토록 의원을 하고 있으며, 연방 상원의원 100명 중 30명 이상은 20년 넘게 상원의원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② 정당의 노선과 정책이 희석되거나 실종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현대 민주주의는 대중민주주의이고, 대중민주주의는 정당민주주의이며, 정당민주주의는 정당이 특정한 노선과 정책을 내걸고 국민의 지지를 받아 집권하면 그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그 결과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책임 정치이다.

오픈프라이머리는 후보자의 명성, 경력 등 인물 중심으로 후보자가 결정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정당의 노선과 정책에 대한 논쟁이 희석되거나 실종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③ 여성·청년·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우선배려 정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오픈프라이머리는 여성·청년·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데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공천 방식이다. 오픈프라이머리를 논의할 때는 반드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해야 한다.

④ 특정 계층만을 대변하는 민의 왜곡 구조에 대한 보완이 필수적이다.

오픈프라이머리는 경제적 약자의 참여가 용이치 않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 경우 본래의 취지와 달리 특정 계층만을 대변하는 제도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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