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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상위 대기업이 법인세 더 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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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상위 대기업이 법인세 더 내야 해" 연 10조 세입 결손 어떻게 할까…여야, 법인세 논쟁 다시 시작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신임 정책위의장은 26일 "모든 법인에 법인세 인상을 요청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면서 "충분히 여유 있고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이 조금 더 사회적 책임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법인세 인상 대상을 상층 대기업들에 한정 지어, 증세로 인한 투자·고용 위축을 최소화하자는 발상이다.

최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상견례 겸 기자 간담회를 자청하고 이렇게 말하며 "부(富)가 있는 곳에 세금도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여당은 "지금 나라 빚(국책)을 내는 것 말고는 아무런 구체적 대책이 없다"면서 "보수냐 진보냐 여야 간 논쟁을 떠나서 지속 가능한 한국 사회를 위해 조금 여유롭고 그래도 살 만한 대기업들이 책임을 다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최 정책위의장은 또 앞서 진행됐던 "법인세 감면도 잘 나가는 대기업 중심"이었다면서 이들을 상대로 한 "감면 액수는 4조~5조 원으로 우리나라 조세 감면의 60% 비중이다. 이것은 손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조건 이런 논의를 회피하는 정부-여당의 태도는 무책임하다"면서 "언제까지 이렇게 빚내고 살 건가. 4년째 세금이 매년 10조씩 못 걷히고 있는 것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재차 비판했다.

그러나 야당의 이런 '대기업 중심 법인세 인상' 주장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은 못마땅하다는 듯한 모습이다.

새누리당 이장우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현안 브리핑에서 "법인세를 인상할 경우 국내 기업은 해외에 투자하게 되고, 국내에 투자하려던 외국 기업은 국내 투자 철회라는 악영향을 동반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세 전문가들은 현행 법인세율에서도 기업 실적이 회복되기만 하면 세수 확보는 충분하다고 진단하고 있다"면서 전형적인 '낙수 효과'론을 주장의 근거로 삼았다.

이처럼 여야는 다시금 '법인세'를 포함한 증세 논쟁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정부가 최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뭄 피해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국회에 추가경정예산안을 제출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세입 결손에 따른 추경 항목도 포함돼 있었던 데 따른 것이다.

부족한 세수를 막기 위해 '빚'을 내면서까지 정부가 추가로 국회에 요청한 '세입 경정' 액수는 5조6000억 원(전체 추경안의 47%). 여야는 이를 심사한 끝에 2000억 원의 세입 경정액을 삭감했다.

아울러 24일 추경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며 '정부는 세입 확충을 위한 모든 방안(소득세, 법인세 등의 정비) 등을 마련하고 국회와 논의해 대책을 수립한다'는 부대 의견을 명시했다.

법인세 인상 논의를 위한 '발판'은 마련한 셈이지만, 논의가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재정 건전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법인세 인상' 검토 가능성을 열어 두었던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청와대와 친박계의 힘으로 밀려난 상황인 만큼, 새누리당의 새 원내지도부가 법인세 인상 논의를 전향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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