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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사장단, 신동빈에게 '충성 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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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사장단, 신동빈에게 '충성 맹세' "경영 능력 있다" 성명 발표…'양 날의 칼' 될 수도
롯데 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단이 4일 긴급회의를 열고 "신격호 총괄회장을 존경하지만, 롯데의 리더로는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신동빈 롯데 그룹 회장이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하는 상황에서 사장단이 신 회장의 편을 들어준 셈이다. 현재 경영권을 쥐고 있는 편을 향한 '충성 맹세'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재벌의 봉건적 문화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서울 제2롯데월드 홍보관에서 열린 이날 회의는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이 주재했다. 회의가 끝난 뒤, 노 사장은 "최근 발생한 일련의 불미스러운 논란으로 국민과 임직원에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각 계열사를 이끄는 최고 경영진으로서 책임을 느끼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롯데그룹 설립자로서 한국경제에 기여한 신격호 총괄회장에 경의를 표하고 사장단의 존경심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사장단은 한국 5대 그룹 롯데를 이끌 리더로 오랫동안 경영 능력 검증을 받고 성과를 낸 신동빈 회장이 적임자임에 의견을 같이하고 지지를 표명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사장단이 경영 능력을 거론한 건, '양 날의 칼'이 될 수 있다. 신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 체제를 불신하게 된 계기 역시 '경영 능력'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최근 "신동빈 회장이 중국에서 1조 원 가량 손실을 본 사실을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 신 총괄회장이 이를 뒤늦게 알고 격분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실제로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 스코어'에 따르면,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케미칼의 중국 및 홍콩 소재 법인들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1조1513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연도별 손실액은 2011년 927억 원, 2012년 2508억 원, 2013년 2270억 원, 2014년 5808억 원이다.

특히 롯데쇼핑 자회사인 홍콩 롯데쇼핑홀딩스의 지난해 순손실 규모는 3439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491%나 늘었다.

신동빈 회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보다 경영 능력이 낫다는 근거는, 신 회장이 이끈 한국 롯데가 지난 10여 년 간 빠르게 규모를 키웠다는 점이었다. 신 회장이 주도한 다양한 기업 인수합병(M&A) 덕분이었다. 하지만, 그 뒤엔 그늘도 짙었던 셈이다.

'신동빈 식 경영'의 빛과 그림자에 대한 주주들의 판단이, 지금 진행되는 싸움의 최종 승자를 결정짓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과 이원준 롯데백화점 사장,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 김치현 롯데건설 대표, 이재혁 롯데칠성 대표,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대표 등 롯데 그룹의 주요 계열사 사장 37명이 참석했다. 한편, 당사자인 신동빈 회장은 불참했다.

▲ 신동빈 롯데 그룹 회장은 지난 3일 귀국 직후, 아버지를 만난 뒤 곧장 제2롯데월드 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사진 가운데가 신동빈 회장. ⓒ롯데그룹

- 다음은 롯데 사장단이 4일 발표한 성명

우선 최근에 발생한 일련의 불미스러운 논란으로 인해 국민과 임직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하여, 저희는 각 계열사를 이끌고 있는 최고 경영진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저희 사장단은 작금의 사태에 대해 오늘 이 자리에서 자유롭게 토론을 하였으며, 금번 사태로 각 계열사 경영과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이 초래되지 않아야 된다는 의견을 모아 사장단 회의에 참석한 경영진 일동은 다음과 같이 국민 여러분께 저희의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하나. 롯데 그룹의 모든 회사는 국민과 더불어 성장해 온 대한민국 기업입니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소중한 자산임을 명백히 밝힙니다.

하나. 롯데 그룹은 특정 개인이나 가족들의 전유물이 아니고, 모든 고객, 주주, 파트너사 및 18만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함께하는 기업입니다.

하나. 롯데 그룹의 설립자로서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에 큰 기여를 해오신 신격호 총괄회장님께 경의를 표하고, 저희 사장단의 존경심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하나. 저희 사장단은, 대한민국 5대 그룹인 글로벌 롯데 그룹을 이끌어 갈 리더로서 오랫동안 경영능력을 검증받고 성과를 보여준 현 신동빈 회장이 적임자임에 의견을 함께하고, 지지를 표명합니다.

하나. 저희 사장단은 국민경제와 롯데 그룹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결의합니다.

특히, 사실과 상식에 반하는 일련의 사건들로 국민들과 전 임직원 및 가족들에게 걱정을 초래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저희 사장단은 심히 우려하고 있으며, 합리적이고 조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2015년 8월 4일
롯데그룹 사장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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