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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야당, 의석수로 이길 생각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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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야당, 의석수로 이길 생각 말아야" [현장] <이철희의 이쑤시개> 100회 특집 공개 방송
여당이 공천개혁이라며 도입을 밀어붙이는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에 대해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이 "돈 많은 의원만 득 보는 제도"라고 비판했다. 또 "후보 간 정책 대결이 아니라 인기 순위 싸움이 되어버린다"며 "한국 정치를 더 나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야당에 "내년 총선은 야당에 불리할 것"이라며 "선거에 이기겠다는 명분으로 내부 문제를 내버려두지 말 것"을 주문했다.

오픈 프라이머리는 대통령 선거, 총선 등에 나서는 정당 후보를 정하는 선출권을 당원이 아닌 국민 모두에게 개방하는 제도다. 미국이 오픈 프라이머리를 도입한 대표적인 국가다.

내년 총선을 8개월여 앞두고 새누리당은 선거 개혁을 명목으로 이 제도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지역주의를 없애야 한다고 요구한다.

▲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는 지난 8일 220여 명의 청중과 '100회 특집 공개방송'을 진행했다. ⓒ프레시안(손문상)

"오픈 프라이머리, 돈 많은 사람 의사만 반영"

이철희 소장은 지난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CY 씨어터에서 열린 <이철희의 이쑤시개>에서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논란을 비롯해 최근 정치권의 주요 쟁점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상세히 설명했다.(☞바로 듣기 : )

이번 행사는 인기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 100회 특집으로 마련됐다. <프레시안>이 주최하고 프레시안 협동조합과 '이철희와 함께 가는 사람들'이 협찬했다.

▲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 ⓒ프레시안(손문상)
이철희 소장은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해 "후보는 있는 돈을 다 모아 예비 경선에 나서야 한다. 이후 본선에도 자금을 동원해야 한다"며 "돈은 기존 선거보다 많이 드는데 정당은 하는 일이 없다. 오히려 정치 부패가 더 만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픈 프라이머리가 유명인 인기투표로 변질할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같은 정당 사람끼리 당의 최종 후보를 뽑는 과정에서 경쟁할 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철희 소장은 "같은 정당의 후보끼리 정책 싸움은 매우 어렵다. 결국, 인간적인 매력, 유명세 등에 의해 후보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좋은 정치인을 뽑아야 하는데, 인기인이라는 이유로 엉뚱한 사람이 후보가 되어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이어 "유명세가 중요해지면 모든 후보가 언론에 의존하게 된다"며 "언론의 권력만 더 키우는 엉뚱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 프라이머리를 "사기"라고 단언한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이 제도가 현역 정치인에게 지나치게 유리하게 작용해 정치 신인의 등장을 막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에게 공천권을 드린다는 말로 현역 정치인의 인지도, 조직 동원력, 권력을 가리고 있다"며 "현역 정치인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제도"라고 지적했다.

예비경선 투표일이 공휴일로 지정될 가능성도 작다. 따라서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진 사람만 투표장으로 올 수 있다. 보통 사람보다는 시간과 권력을 가진 여유 있는 사람의 의사가 투표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이날 공개방송 참가자들은 입을 모아 "돈 많은 사람의 의사가 과다 반영될 것"이라는 점도 오픈 프라이머리의 단점으로 꼽았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꼭 필요한 제도"

이철희 소장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요구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현 비례대표 54명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안한 바대로 100명으로 늘리면 장기적으로 정치 개혁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했다.

그는 "비례대표가 100명으로 늘어나면, 이들이 다음 선거에는 모두 지역구로 나가야 한다"며 "결과적으로 당내에서 더 치열한 경쟁이 가능해진다. 그 혜택을 국민이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철희 소장은 "비례대표가 많아지면 (총선에서) 당이 내놓는 의제의 차원이 달라진다"며 현재는 지역구 중심 제도로 인해 토건 이슈가 중심이지만 비례대표제가 강화되면 "복지가 사회의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 "(지역구에 기반을 둔 정당이기 때문에) 현 제도의 혜택을 보는 사람이 많다"며 "내심으로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이 당과 연결된 학자들이 요구하니 동의할 뿐일 것"이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프레시안(손문상)

국회의원 정수 확대에 대해서는 이철희 소장과 김윤철 교수의 의견이 일부 갈렸다.

이철희 소장은 "의원 정수를 늘려야 국회의 질이 좋아진다"며 그 사례로 최근 새누리당의 유승민 파동 건을 들었다. 이철희 소장은 "국회의 힘을 더 키워, 여당이 대통령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게 유승민 파동이 던진 과제"라며 "국회의원 수가 늘어나는 만큼 원내 경쟁이 심해지고, 행정부 감시 기능이 강화된다"고 밝혔다.

김윤철 교수는 반면 "원칙적으로 늘리는 걸 반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지금 정치 현실을 보면 국회의원 정수가 늘어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야당, 총선 이길 생각 말아야"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과 관련해 이철희 소장은 "이미 결론이 나와 있다"며 "내년 총선은 야당에 불리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철희 소장은 특히 "다수 의석을 얻겠다는 전략으로 승부를 보려 하면 (오히려) 크게 질 것"이라며 "내년 총선 승리를 전제로 (내부 개혁을 위한 움직임) 모든 것을 못하게 한다. 이러면 (총선에서) 못 이길뿐더러 이겨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총선을 유일한 목표로 보지 말고, 총선부터 대선까지의 과정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야당에 충고했다.

특히 이철희 소장은 이 과정과 관련한 개인적인 거취에 대한 고민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2016년부터 2017년은 한국 사회의 분수령"이라고 전제한 후 "이 시점에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되면 (그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고민을 연말까지 결론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국회의원이 되는 데는 매력을 못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철희 소장은 지난 2012년 시작한 <이철희의 이쑤시개>가 100회를 맞은 데 대해 "속마음 얘기를 가장 많이 하는 방송"이라며 "여러분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말해 청중의 큰 박수를 받았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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