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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IMF는 中 '환율 쇼크'를 환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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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IMF는 中 '환율 쇼크'를 환영하나? [차이나 프리즘] 위안화 평가 절하, 어떻게 이해할까

지난주 중국 정부가 달러화에 대한 인민폐의 가치를 4% 이상 평가절하했다. 이는 곧 각국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등 국제적 파장을 일으켰다. 한국에서는 인민폐의 가치 하락이 중국에 대한 수출 감소와 국제 시장에서 한국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런데 현 상황을 좀 더 전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수년간의 환율 변동 동향, 환율 결정 메커니즘, 통화 가치의 토대가 되는 국내외 경제 상황 그리고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을 고루 살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먼저 최근 수년간 환율 변동 상황이다. 중국은 과거 오랫동안 미국 시장에서 거액의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의 주요 원인이 중국 정부가 인민폐의 가치를 의도적으로 조작하여 낮게 유지했기 때문이며, 이것은 미국 내 일자리 감소의 요인으로 지목돼 비판을 받았다. 여기에 부응해 중국은 8% 이상의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지난 10여년 동안 꾸준히 인민폐의 가치 상승을 유도했다. 그 결과 달러당 8.5위안대에서 6.2위안대로 약 25% 이상 인민폐의 가치가 상승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인민폐의 가치 상승은 달러화에 대해서만 그치지 않았다. 인민폐는 국제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자유롭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달러화와만 연결돼 있다. 그 결과 달러화의 가치가 오르는 것만으로도 다른 통화에 대한 인민폐의 가치도 동반 상승하게 되어 있다. 올해 들어 달러화는 유로화, 엔화 그리고 한국과 같은 신흥 경제 국가들의 통화들에 대해 약 10% 이상 상승했고, 따라서 인민폐도 함께 상승했다.

또한 올해 하반기에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어 달러화와 함께 인민폐의 가치도 더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인민폐의 평가 절하는 미국의 조치에 미리 대비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최근 악화된 국내외 경제 상황도 인민폐 평가 절하의 요인이 됐다. 지난 7월 중에 중국의 수출은 전년도 대비 8.3% 감소했다. 이것은 부분적으로 국내의 임금 상승 등 요인과 더불어 국제 시장의 침체와 관련됐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수출과 투자에서 벗어나 국내 소비를 통한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지향해 왔다. 그럼에도 최근 성장의 둔화, 특히 국내 주가의 폭락은 불안감을 고조시켰고, 수출을 촉진하는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이다.

인민폐의 가치 하락은 중국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경제적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그에 따른 대가도 있다. 인민폐의 가치 하락과 불안정은 중국이 오랫동안 추구해 온 위안화의 위상 강화 및 국제화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그에 반해 달러화는 더욱 위상이 높아질 것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외형상보다 시장 원리에 입각하는 방식으로 환율 결정을 전환시킴으로써 장기적으로 국제 금융 질서에 부응하겠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기존 방식에서는 정부가 매일 기준 환율을 정해서 발표하고 시장에서는 하루 변동 폭 최대 ±2% 내에서 정해졌다. 그런데 최근 시장 환율은 정부의 기준 환율에 비해 높게 유지됐다. 다시 말해 시장에서 인민폐의 가치는 이미 낮게 평가되고 있었던 것이다. 다만 중국 정부는 다음날 기준 환율을 정할 때 전일의 시장 환율을 고려하지 않고 낮게 유지시킴으로써 인민폐의 가치를 지탱해 왔다.

중국 정부가 인민폐의 가치를 의도적으로 높게 유지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중국으로부터 (외국) 자본의 이탈을 막고, 해외 통화로 많은 부채를 갖고 있는 자국 기업들의 이자 부담을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민폐 가치의 안정은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한 중요한 전제조건이었다.

이번 조치는 기준 환율이 전일의 시장 환율에 따라 결정되었다는 점에서 보다 시장 원리에 바탕을 둔 외환 거래 제도로 이해될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중국의 이번 조치를 환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중국 정부의 조치는 현재 달러, 유로, 파운드, 엔화 등 4개 통화에 한정되어 있는 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SDR)의 준비통화에 위안화를 포함시키고자 하는 목적에도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

중국은 올해 11월로 예정된 IMF 심사에서 공식 준비 통화의 하나로 인정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정부는 다른 나라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시장 거래 자체에 참여함으로써 환율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외환 거래 제도는 장기적으로만 의미를 가질 수 있을 뿐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중국 정부의 조치가 시장 지향적이라는 해석에 회의적인데,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 정부는 주식 시장에 대대적으로 개입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인민폐의 가치는 안정적일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 근거로서는 올해 상반기 7%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했다는 것, 올해 7월까지 화물 무역 흑자 3052억 달러 달성 등을 통해 안정된 무역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인민폐의 지속적인 국제화와 시장화로 외국인의 국내 자산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어 인민폐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 4조 위안 이상의 외환 보유고로 위안화 가치를 지탱할 여지가 있으며, 국가 재정이나 금융 체계가 건전하다는 것 등이다.

결국 최근의 조치는 통화 정책상의 변화를 의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인민폐의 불안정성을 인정하더라도 시장의 상황에 적극 대응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중국 정부는 이제 인민폐의 가치안정과 그에 따른 위상 강화라는 명분을 버리고 경제성장이라는 현실적 목표를 지향한 셈이다.

인민폐의 평가 절하에 대해서 국제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하는 다른 신흥 경제 국가들도 자국 통화의 평가 절하를 통해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이것은 인민폐 평가 절하 조치의 효과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통화 전쟁으로 이어져 국제 통화 질서를 크게 흔들 수도 있다. 거기에 미국의 금리 인상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인민폐 평가 절하와 관련하여 이제 공은 미국 등 다른 나라들로 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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