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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번호 공천 제도'를 둘러싼 새누리당 내 친박-비박 간 계파 갈등이 '당내 특별기구 구성을 통한 추가 논의'로 의견을 모으며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새누리당은 30일 의원총회를 열고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추석 연휴 중 부산에서 만나 합의 후 발표한 '안심번호 공천 제도'를 둘러싼 논의를 한 끝에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다만 김무성 대표는 의원총회 도중 안심번호 공천 제도를 '민심 왜곡·조직 선거·세금 공천'이라며 비난한 청와대를 겨냥해 "당 대표에 대한 모욕은 오늘까지만 참겠다"며 강한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 (☞ 관련 기사 : 청와대, 김무성-문재인 합의 정면 비난…박근혜發?)

실명 공개를 꺼린 청와대 인사가 '관계자' 명의로 당의 공천 논의에 직접 개입하는 말을 언론에 하고, 더 나아가 청와대 일각에서 김 대표의 국민 공천 제도 도입 시도를 '공천 쿠데타'에 빗대고 있는 것을 두고 한 말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청와대 관계자가 당 대표를 모욕하면 되겠나"라며 "인신공격은 하지 말자.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고도 전해졌다.

복수의 의원총회 참석자들은 또 김 대표가 '공무원연금 개혁하려고 당 대표로서 노력을 많이 했다. 매일 전화 테러를 당했고 온갖 욕을 들으면서도 굴하지 않고 열심히 했다. 지금도 노동 개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고도 전했다.

청와대가 설정한 국정 과제를 입법화하기 위해 당 대표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때마다 청와대에서 김 대표를 견제 또는 비난하는 메시지가 나오는 상황에 대한 한탄한 격이다.

청와대 관계자가 언급한 안심번호 공천 제도 5가지 문제점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한 가지만 맞고 다 틀리다"며 조목조목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가 제기한 5가지 문제점은 △민심 왜곡 △조직 선거 △세금 공천 △2%도 안 되는 여론 조사 응답률 △당내 논의를 생략한 야당 대표와의 합의 등이다.

김 대표는 이 가운데 여론 조사 응답률이 매우 낮은 편이라는 지적 말고는 모두 '틀린 이야기'라며 "집권 여당 대표에 대해 관계자 이름으로 비판하면서 어떻게 당·청 관계를 이야기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새누리당은 3시간 가까운 의총 논의 끝에 안심번호 제도를 포함한 상향식 공천 제도를 논의할 당내 특별기구를 공식적으로 설치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김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참여하지 않는 상황에서 (복수의 정당이 함께 치르는) 미국식 오픈 프라이머리는 불가능하다"면서 그러나 "국민 공천제라는 전제는 흔들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로써 안심번호 공천 제도를 둘러싼 당내 친박계와 비박계 간 정면충돌에는 일단 제동이 걸렸으나, 친박계의 반발 이유가 청와대의 공천 개입이 가능한 전략공천 지분 확보라면 갈등은 언제든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이날에도 "내가 있는 한 전략 공천은 없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한편, 이날 의원총회는 당초 헌법재판소의 선거구 간 인구 비례 2대 1로의 조정 결정에 따라 농·어촌 지역 선거구가 줄어들게 되는 상황과 관련해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소집됐으나, 관련 논의는 구체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