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무장단체(IS)를 피해 유럽으로 밀려든 난민 행렬을 취재 중인 성남훈 사진가가 크로아티아 오파토바크에서 현지 소식을 전해왔다. 그는 현재 세르비아에서 크로아티아로 이동한 난민들을 취재 중이며 슬로베니아로 이어지는 다음 루트를 따라갈 예정이다. 현지에서 보내온 사진과 소식을 정리했다.
난민의 최종 목적지는 독일이다. 시리아를 떠난 난민은 코바니 지역을 거쳐 터키로 들어간다. 3일 동안 산길을 걷는 루트다. 그런 다음 배를 타고 그리스 사모스섬과 아테네로 들어가고 마케도니아까지 이동한다. 여기서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로 들어간 후 크로아티아로 향한다. 돈이 있는 사람은 크로아티아 국경까지 60유로에서 100유로를 지불하고 택시로 이동하기도 한다. 크로아티아로 넘어간 후에는 헝가리나 슬로베니아를 통해 독일로 들어가는데 헝가리 국경은 현재 막혀 있다. 그래서 자그레브를 통해 슬로베니아로 들어간 뒤 오스트리아를 거쳐 독일로 들어가는 루트가 가능하다. 어디까지나 대략적인 루트이며 현지 사정에 따라 수시로 바뀐다.
난민들은 먹고 자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22일 현지에서 만난 한 시리아 난민은 아침 7시부터 오후 2시까지 20여 킬로미터를 걸오는 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포도밭에 들어가 포도를 따먹거나 호두를 까먹으며 버틴다.
잠 역시 대부분 노숙이다. 크로아티아 오파토바크 지역만 해도 난민촌이 형성돼 있지만 수용 인원이 3000여 명이 채 안돼 캠프 주변에서 노숙하는 경우 많다. 유엔난민기구(UNHCR)가 천막을 제공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텐트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담요를 덮고 길거리나 기차역에서 잔다. 이 지역엔 23일 '국경 없는 의사회'가 처음 들어와 진료를 시작했다.
크로아티아 정부는 기자들의 국경지대 취재를 막아서고 있다. 난민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21일에만 세르비아에서 크로아티아로 약 2만 명 이동했고, 이 숫자는 앞으로 15만 명까지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2일에는 세르비아와의 국경 오파토바크가 뚫렸고, 국경 바프스카에는 크로아티아로 들어오려는 난민 3000여 명이 대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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