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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불씨 꺼지지 않는 'TK 물갈이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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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불씨 꺼지지 않는 'TK 물갈이설'…왜? 김무성 "작년 회의록 보라" vs. 이한구·김문수 "우선추천이 전략공천"
새누리당의 개정 당헌·당규에 추가된 '우선 공천 지역 제도'에 대한 당내 해석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공천 기본 원칙은 '상향식'이며 우선 공천 제도는 아주 제한적으로만 시행되어야 한다는 김무성 대표 측 주장과, 우선 공천 제도를 기존 전략 공천 제도에 가깝게 운용할 수 있게끔 그 가능성을 열어 두려는 친박계의 입장이 팽팽히 대립하는 모습이다.

대립 지점은 TK(대구·경북)의 우선 추천 지역 포함 여부. 압도적인 새누리당 강세 지역이자 '물갈이설' '청와대 측 인사 차출설' 등이 끊이질 않는 TK가 우선 추천 지역에 포함될 수 있느냐 없느냐 싸움이다.
김 대표는 6일에도 "작년 2월 25일 상임 전국위원회 회의록을 보라. 거기에 답이 다 나와 있다"고 말하며 'TK는 우선 추천 지역 대상에 포함될 수 없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지난해 상임전국위에서 '현격한 경쟁력 차이가 나는 후보자를 탈락시킬 수 있다'는 우선 추천 지역 관련 당헌·당규 규정안이 모호하다는 지적을 한 끝에, 자신이 '여론조사 등을 참조한다'는 조항 포함을 관철시켰던 점을 거론한 것이다.

따라서 '회의록을 보라'는 김 대표의 이날 발언은, 새누리당의 압도적 강세 지역인 TK와 강남은 '여론조사'라는 계량화된 수치에 따라 우선 추천지가 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김무성 "전국위 회의록을 보라"…이한구 "전략 공천 배제, 선거 하지 말자는 것"

한편, 당내 투톱 중 다른 한 축인 원유철 원내대표와 친박계의 생각은 완전히 다르다.

이날에는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친박계 중진 이한구 의원과 대구 수성갑 출마를 준비 중인 김문수 전 보수혁신위원장도 말을 보탰다.

이한구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당이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필요한 사람을 모셔와서 특정 지역에 배치하는 것까지 못하게 한다면 그것은 선거를 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했다.

이어 "전국의 어느 지역이나 어느 현역 의원도 예외 없이 우천 추천 대상이 될 수 있다"고도 말했다.

현실적으로 현행 당헌·당규에 따라선 당의 100% 공천권이 행사되는 유일한 통로는 '우선 추천 제도'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 의원의 발언은 우선 추천 제도의 폭넓은 활용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추천 제도를 기존의 전략 공천처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의원은 이어 "김 대표나 친박이나 서로 '결국 이게 전략 공천이다'는 본심을 얘기하지 않고 그럴듯한 말로 국민들만 헷갈리게 하고 있다"면서 "전략 공천을 제한적으로 하자는 의미에서 당헌·당규에 우선 추천제의 전제 조건(△여성·장애인 등 정치 소수자 추천 지역 △경쟁력이 현저히 낮은 후보만 신청한 경우)을 만든 것"이라고도 말했다.

김문수 전 보수혁신위원장도 "우선 추천제는 전략 공천을 다르게 부르는 말"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같은 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야당이 오픈프라이머리를 거부하고, 더구나 20% 지역은 전략 공천을 하겠다고 하니 이제 우리 역시 당면한 선거를 이기기 위해 전략 공천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에 앞서 당내 투톱 중 한 축인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에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새누리당은 전 지역이 다 똑같다. 특정 지역을 배제하고 말고 하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했고, 친박계 홍문종 의원도 "TK가 됐든 강남이 됐든 전략·전술적으로 20대 총선 전체 진용을 짜고 당이 국민 선택을 받는 데 좋은 후보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어디든 예외가 될 수 없다"며 "대구가 세다고 하지만 김부겸 후보가 나오는 지역이 만만한 지역이냐"고 주장했다.

TK '전략 공천'…비박 겨냥 '물갈이' or 총선 승리 전략?

그러나 '총선 승리'라는 큰 명분에도 이 같은 친박계의 TK 우선 추천 지역 포함론을 'TK 물갈이론'과 연관 짓는 당 안팎의 해석은 계속되고 있다.

이는 새누리당이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TK에서 '후보자의 경쟁력이 현저히 낮은 경우'로 판단될 선거구가 사실상 없다고 볼 수밖에 없는 데서 기인한다.

물론 홍문종 의원 주장대로 새정치연합 김부겸 전 의원이 지난해 6·4 지방선거 당시 40%대의 지지율을 얻은 만큼, 대구 수성갑은 총선 핵심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경쟁자인 김문수 후보가 '대선 주자'급 정치인이란 점에서, '현저히 경쟁력이 낮은 경우'로 판단될 만큼의 패색 짙은 여론조사 결과를 안게 될 가능성도 높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와대가 전날 민경욱 대변인과 박종준 경호실 차장 외에 청와대 참모의 추가 총선 출마는 없다고 쐐기를 박았음에도, TK 지역의 물갈이 위기 분위기는 여전한 모습이다.

가능한 물갈이 방식이 현직 청와대 참모 차출만 있는 것은 아니란 점, 그리고 전략 공천은 결국 '명분과 논리'를 세우면 어떻게든 가능한 공천 방식이란 것은 친박계와 비박계를 불문하고 당 내외 인사들이 내놓고 있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김 대표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계를 겨냥한 듯 "1987년 체제에선 후진적인 진영 정치와 계파·보스 정치가 나타난다"면서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자인한다"고 말했다.

오전에 참석한 '광복 70년 대한민국, 틀을 바꾸자' 토론회에서 "정치적으로는 87년(개헌) 체제를, 경제적으로는 97년(외환위기) 체제를 극복하는 것으로부터 새로운 도약이 시작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한 말이다.

이 발언은 박근혜 대통령을 '보스'로 한 친박계의 계파 정치를 겨냥함과 동시에, 청와대와의 갈등 이슈 중 하나인 '개헌론'에 다시 불을 댕기는 듯한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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