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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국정 교과서 발단은 박근혜·김무성 부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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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국정 교과서 발단은 박근혜·김무성 부친"

'뿌리' 정조준…野 "예산 못 준다" vs. 與 "친일·독재는 선동"

"결국은 그 두 분의 선대가 친일, 독재에 책임 있는 분들이다 보니 그 후예들이 친일과 독재의 역사를 미화하고 정당화하려는 것이 이번 교과서 사태의 발단이라고 생각한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학부모들을 만나 이렇게 말하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뿌리'를 정조준했다.

5.16 군사 쿠데타와 유신 독재를 만든 박정희 전 대통령, 그리고 친일 전력이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김 대표의 부친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의 '명예 회복'이야말로, 정부-여당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의 큰 이유란 지적이다.

문 대표는 "경제가 어려워 국민이 못 살겠다고 아우성인데, 국정화가 이 시기에 경제와 민생에 무슨 도움이 된다고 이 난리인지"라면서 "왜 이러는지 생각해보면 결국은 박 대통령, 또 넓히면 김 대표의 아주 편향된 역사관과 역사 인식 때문"이라고도 했다.

문 대표는 두 사람의 역사관이 아베 신조 총리를 포함한 일본 극우의 역사관과 "똑같다"고도 비판했다. 정부-여당이 때마다 현행 검·인정 교과서가 "대한민국을 부정한다" "청소년에게 부끄러운 역사관을 심어준다"고 주장하며 이른바 '자학 사관을 수정하자'고 하는 모습부터 일본의 극우와 꼭 닮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일본 우익이 과거 식민지배, 전쟁 책임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사과하는 것을 자학사관이라고 한다"면서 "그래서 전쟁 책임을 부정하는 역사 왜곡을 하고, 후소샤 교과서를 만들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어 "친일과 유신 시대 때는 우리가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뽑지 못하고 체육관에서 뽑았다"면서 "박정희 후보가 단독 출마해서 99.9% 찬성으로 대통령으로 뽑혔다. 박 후보의 '희'를 '히'로 적어 무효표 처리된 것이 두 표"라는 말도 했다.

국정 교과서가 은폐 또는 미화하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되는 군사 '독재' 시절의 한 장면을 콕 집어 거론한 것이다.

문 대표는 "그런 시대가 있었다는 게 믿어지는가"라면서 "그런 것을 한국형 민주주의, 구국의 결단이라고 미화하는 독재 교과서가 국정 교과서"라고 지적했다.

안철수도 '국정 교과서' 배경으로 '박정희' 미화 지목

'당 혁신 실패'를 주장하며 문 대표와 대척점에 서 온 안철수 의원도 이날에는 정부-여당의 국정 교과서 추진 결과는 '박정희 미화'라고 주장하며 문 대표와 그 뜻을 같이했다.

안 의원은 이날 '분열의 길인가, 통합의 길인가'란 성명에서 박 대통령은 "이미 쿠데타 혹은 정변으로 역사적 판단이 내려진 5.16에 대해서도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면서 "아버지의 공(功)을 인정받는 데 만족하지 않고 과(過)까지도 '불가피한 선택'으로 만들려 한다"고 했다.

이어 국정 교과서 추진으로 "국제적으로 국가 이미지가 심각한 손상을 입고 있다"면서 "다른 나라가 비웃을 일"이라고도 짚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지난 14일 사설을 통해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와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관점에서 고교 교과서를 개정하기 위해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를 동일 선상에서 비판한 바 있다.

새정치연합은 이처럼 '국정화는 곧 친일·독재 미화'라는 대정부 공세를 키워감과 동시에, 다가오는 정부 예산안 심사에서 국정 교과서 관련 예산을 일절 허용하지 않는 식으로 압박 수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박수현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이날 현안브리핑을 통해 "정부-여당이 새 역사 교과서 발행 체제 도입을 위해 100억 원의 예산을 세워놓았는데 이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국정 교과서 발행을 위해 쓸 예산을 짜기에 앞서 어려운 민생을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새정치연합의 이 같은 주장에 새누리당 이장우 대변인은 "제1야당의 대표가 아직 나오지도 않은 교과서를 가지고 친일이니 독재니 하며 선전선동에 앞장서는 것은 좌 편향적인 교과서를 지키겠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면서 "새정치연합이 민생을 팽개치고 소모적인 정쟁에 몰입하면 국민들에게 철저히 외면받을 것"이라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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