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로 인해서 불편과 고통이 심했습니다. 이렇게 좋은 가을 날씨에 마음 편히 바깥 활동도 못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불안과 불편, 고통을 호소하는데, 정부가 이야기기한 유일한 대책이 '야외활동 자제'였다니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도대체 대책을 안 세우는 것일까요? 못 세우는 것일까요?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초미세먼지라는 단어를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봄, 가을, 겨울 구분 없이 초미세먼지가 이슈가 됩니다.
초미세먼지는 매우 작은 입자들입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초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가 석면과 같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물질입니다. 문제는 서울의 경우 초미세먼지의 연평균농도가 2014년 24㎍/㎥으로 WHO기준(10㎍/㎥)과 비교하면 2.4배나 된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1급 발암물질이 떠다니는 공기를 들이마시고 있는 것입니다. 초미세먼지는 좀 더 입자가 큰 미세먼지보다 훨씬 더 위험합니다. 폐를 손상시키고, 혈관으로도 침투합니다.
그렇다면, 정부는 1급 발암물질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이라도 세워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부는 부실한 측정망을 운영하며, '야외활동 자제'를 외칠 뿐입니다.
정부는 초미세먼지 문제가 나오면 늘 중국 탓만 합니다. 정말 초미세먼지가 중국에서 오는 것이 문제라면, 중국과 FTA 협상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중국 정부에 강력하게 항의하고, 초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협상을 해야 할 것입니다. 중국에서 날아오는 1급 발암물질 때문에, 우리나라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정부는 그런 노력은 하지 않고 먼 산만 바라보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왜 그럴까요? 한마디로 정부가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 초미세먼지의 발생원인과 관련해서는, 중국만 탓할 게 아니라는 얘기도 있어 왔습니다. 국내 원인이 50~70%로 중국 영향보다 더 크다는 것입니다. 국제적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도 중국 영향도 있지만, 국내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크다는 것을 지적해 왔습니다. 그린피스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합니다.
그린피스의 주장에 따르면, 석탄은 국내 초미세먼지 배출의 59%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특히 발전용으로 사용하는 석탄이 문제라고 합니다.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주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 이산화황 등의 물질이 공기 중 화학반응을 통해 2차 생성 초미세먼지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린피스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초미세먼지 문제를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고, 매년 최대 1600명의 조기사망자를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초미세먼지의 또 다른 발생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자동차입니다. 협성대 최회균 교수는 2014년 10월 말에 세계 15번째로 2000만 대(차량 1대당 인구 2.56명)를 돌파한 대한민국의 자동차 보유대수에 주목합니다.
자동차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를 줄이려면, 자동차 제작단계에서 배출허용기준을 강화하고, 운행되는 자동차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세우고(정기적인 종합검사, 노후차 조기폐차, 공회전제한지역 지정, 연료 품질 개선 등), 교통수요관리 정책도 강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노후경유차 운행제한, 녹색 대중교통시스템 구축 등도 필요합니다.
실제로 프랑스 파리에서는 초미세먼지가 심해지자 차량 2부제를 전면적으로 시행하면서 무료 대중교통을 운영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2020년까지는 모든 디젤 차량은 파리시 도심으로 진입할 수 없는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관련 기사 : 겨울철 초미세먼지 원인, 중국이 아니다?)
승용차뿐만 아니라 화물차, 건설장비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가 더 심각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따라서 공해차량 운행제한 지역 제도를 도입하고,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건설장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겨레>는 사설을 통해 이런 주장을 했습니다.
(☞관련 기사 : )
그런데 대한민국 정부의 정책은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정부는 현재 53기가 가동 중인 석탄화력발전소를 앞으로도 20기 더 건설하는 것으로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짰습니다.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초미세먼지에 대한 규제에도 소극적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1급 발암물질이 떠다니는 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1급 발암물질이 떠다니다보니, 운동을 할 수도 없고,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도 없습니다.
마음 놓고 숨 쉬고,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은 행복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입니다. 어제 녹색당은 "숨결보다 소중한 자동차, 석탄화력발전소는 없다"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언제까지 산업계의 이익을 위해 시민들에게 1급 발암물질을 마시게 할 것인가요?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