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앞두고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비(소녀상)' 이전 가능성이 있다는 일본 언론 보도에 대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지난 26일 한국 정부가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의 이전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며, "28일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 진전이 있을 경우 한국 정부가 시민단체에 대한 설득을 시작할 전망"이라고 한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일본은 위안부 문제 타결의 조건으로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민간에서 설치한 만큼 정부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그간 밝혀온 터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사실이면 국론 분열 수준"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는 "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 정부와 피해자, 시민단체가 그간 한목소리를 내왔다"면서 "한일 양국 사이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시민단체에는 함구하면서 일본 언론에 이렇게 이야기했다면 큰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평화비 철거 등의 전제조건을 내세운 채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으로 정대협 쉼터에 거주하는 김복동 할머니는 "소녀상은 과거에 있었던 아픈 일을 후손들이 배우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세운 것"이라며 "위안부 문제 해결과 소녀상 철거는 별개의 일"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그러나 "터무니없는 보도"라며 일본의 소녀상 이전 보도를 강력 부인하고 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개최되지 않아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 측으로부터 계속 터무니없는 언론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며 "이러한 행태를 보이는 일본 측의 저의가 무엇인지 그리고 과연 일본 측이 진정성 있는 자세를 갖고 이번 회담에 임하려고 하는지에 대해 강한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외교부 이상덕 동북아국장은 이날 주한일본대사관 고위 관계자와 만나 해당 보도에 대해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엄중 촉구했다고 외교부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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