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중도층을 겨냥한 행보를 보여 온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테러방지법 처리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인 바 있어, 법안 처리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정부-여당으로선 국정원의 무분별한 감청 사찰 우려를 제기하며 법안 내용의 일부 수정을 요구해 온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상에 더는 매달릴 필요가 없어질 수도 있게 됐다.
당-정은 20일 오전 국회에서 '테러위기상황 대처를 위한 합동 당정 협의'를 열고 "국정원이 테러방지의 중심"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야당을 압박했다.
이들은 또 북한 도발 대비를 명분으로 접경 지역인 경기북부 지역에 경찰청을 신설하는 데에도 의견을 모았다.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정원이 테러 방지의 중심이 돼 합법적인 정보 수집권을 갖고 대테러 센터 역할을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라면서 "테러 위협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는데도 야당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겠다'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김수민 국정원 2차장은 "테러방지법은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마련하려는 법이기 때문에 흥정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며 "앞으로 제정될 테러방지법에는 테러 차단에 필요한 내용을 온전히 담아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차장은 또 국회에서 진행 중인 "테러방지법의 논의를 보면 본질이 국민의 생명수호인지, 국정원 힘 빼기인지 모를 정도로 공방만 거듭하고 있다"고도 했다.
조태열 외교부 2차관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테러 등을 언급하며 "이제 우리는 국내외 어디서든 테러를 당할 수있는 현실 속에 살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Δ전국 7개 경찰 특공대와 276개 경찰 부대에 테러 전담 긴급 진압부대 편성 Δ지방자치단체와의 테러 대응 합동훈련 Δ인터폴 법무부 국정원 등과 테러 관련 정보 공유 Δ14만 경찰의 대테러 예방요원화 등을 골자로 하는 테러 관련 대책을 내놨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신설 계획을 밝히며 "휴전선과 마주한 경기 북부권은 북한의 도발이나 테러 위협이 높지만, 수원에 위치한 경기지방경찰청장의 지휘를 받아야하는 한계가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당-정은 이 같은 경기북부 경찰청 신설을 비롯한 이날 대책들을 청와대에 건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테러방지법은 그간 야당의 반대에 줄곧 부딪쳐 왔으나 최근 안철수 의원이 주축이 된 국민의당이 교섭단체가 되면 이 법을 처리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치면서 새 국면을 맞은 상황이다.
최원식 국민의당 대변인은 지난 18일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쟁점 법안 협상에서 제3당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며 사견을 전제로 "테러방지법 처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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