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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약정서 체결, 법적 절차를 묻는다"

[송기호의 인권 경제] "약정서 공개하고 시민 참여 보장해야"

지난 4일 국방부는 주한미군과 '사드' 배치 협의 한미 공동실무단 약정서를 체결했다. 사드 배치는 매우 중대하고 민감한 문제이다. 과연 사드 배치가 안보에 필요한 것인지, 남북한의 군비 감축과 평화에 이바지하는지 정확한 정보와 토론이 필요하다.

사드를 배치한다는 결정을 할 권리가 누구에게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의 주권은 어떠한 상태에 있는지는 국내법으로나 국제법으로나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무엇보다도 찬반론 못지않게 그 진행 과정도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적 절차에 따라야 한다.

사드 배치를 지금의 주한미군 부대가 아니라 새로이 배치 지역을 정해 그 곳에 배치한다면 당장 토지 소유자의 소유권을 수용 박탈해야 한다. 그리고 인근 주민에게 전자파 등 환경 피해를 낳는다. 헌법은 이와 같은 재산과 기본권 침해는 반드시 법률에 근거하고 법적 절차에 따라야 한다고 정했다.


그렇다면 지금 국방부는 어떠한 법률에 근거해서 사드 배치를 미국과 협의하고 미국과 약정서를 체결했는가?

사드 배치를 위해 토지 소유자의 토지를 수용하려면 막대한 토지수용 보상금을 예산으로 지출해야 한다. 그러므로 만일 한국이 미국에게 사드를 배치할 배치 지역을 제공하겠다고 약정한다면 이는 헌법에 따라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아무리 주한미군 지위 조약(소파 협정)이 주한 미군에 필요한 '시설과 구역'("facilities and areas")의 사용을 제공한다고 정했더라도 여기에는 어디까지나 한미 상호방위 조약 제4조에 따른다는 단서가 있다. ("under Article IV of the Mutual Defense Treaty")

그러므로 대한민국 국회는 과연 사드 배치가 한미 상호방위조약 제4조에 따른 것인지 심의할 권리가 있다.

그리고 배치 지역의 결정에서도 한국의 법률에 따라 시민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사드 배치는 "국방 군사시설 사업에 관한 법률" 2조 2호의 '대한민국 주둔 외국군대의 부대시설 설치사업'에 해당한다. 위 법률 4조 3항은 사드 배치와 같이 '토지등의 수용 또는 사용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는 사업계획'을 승인하려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사업계획을 공고하여 사업예정지역의 토지소유자 및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듣고,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협의하여야 한다'고 정했다.

그러므로 한국 정부가 만약 일방적으로 미국과 배치 지역 약정서를 체결한다면 이는 위 법률에서 미리 토지소유자와 주민 의견을 듣도록 한 조항 위반이다.

이와 같은 여러 중요한 쟁점이 있는 상황에서 국방부가 주한미군과 체결한 공동실무단 약정서에는 무슨 내용이 있는가? 사드 배치를 전제로 하여 개개 시설과 구역(specific facilities and areas)을 미국이 제공받기 위한 협의 절차 규정인가?

만일 약정서에 사드를 배치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면 정부는 약정서를 국회에 보내야 한다. 국회의 심의와 동의를 받기 전에는 약정을 집행해서는 안 된다. 배치 지역 예정지를 미국과 협의하거나 합의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만일 약정서에 배치 지역을 결정하는 절차 규정이 있다면 여기에는 반드시 한국 법률에 따라 그러한 절차에서 해당 지역 시민의 의견 제출을 보장해야 한다.

국방 안보는 법치주의의 예외가 아니다. 헌법과 법률의 법적 절차에 따라 시민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주한미군 지위 조약(소파 협정)도 주한미군은 한국 안에서 한국의 법령을 존중하라고 했다. (제 7조) 약정서의 내용을 전면 공개하는 것이 사드 배치 문제에서 법치주의가 살아 있음을 보여 주는 열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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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호

보통 사람에게는 너무도 먼 자유무역협정을 풀이하는 일에 아직 지치지 않았습니다. 경제에는 경제 논리가 작동하니까 인권은 경제의 출입구 밖에 나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뛰어 넘고 싶습니다. 남의 인권 경제가 북과 교류 협력하는 국제 통상 규범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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