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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갑 양치석 부인 "당연히 재테크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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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갑 양치석 부인 "당연히 재테크 목적" [언론 네트워크] 후보 본인은 "가족묘지 용도"…거짓말 '들통'

제주도에 불어닥친 부동산 투기 광풍 앞에선 죽은 이들의 안식처인 '묘지(墓地)'도 안전하지 못했다.

4.13총선에 출마한 후보자의 재산 목록에서 석연치않게 묘지이자 맹지(盲地)인 토지까지 보유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다. 특히 묘지 매입 이유를 물었더니 서슴없이 "재테크 때문"이라는 대답이 돌아와 파장이 예상된다.


▲ 부동산 투기 광풍 앞에선 죽은 이들의 안식처인 '묘지'도 안전하지 못했다. 재테크를 위해 묘지까지 매입하는 세상이다. 사진은 제주시 갑 양치석 후보 부인 고모씨가 지난해 매입한 제주시 외도1동 1023번지 묘지 전경. ⓒ제주의소리(김봉현)

최근 다수의 재산누락 허위신고와 다운계약서 의혹이 제기된 제주시갑 새누리당 양치석 후보자에 이어, 양 후보의 부인 고모씨가 지난해 1월 사들인 제주시 외도1동 1023번지의 묘지가 논란이다.

<제주의소리> 취재 결과, 지난 1월 매입 당시 가격은 1500만원으로, 또 다른 고모씨(전 소유자)가 2014년 2월 1500만원을 주고 산 땅을 채 1년이 못돼 같은 값을 받고 양 후보 부인 고씨에게 되팔았다.

해당 토지는 지목상 묘지로 1344㎡ 규모의 도로가 없는 맹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의소리>가 이와 관련, 지난 1일 양치석 후보에게 '부인 명의의 외도1동 소재 토지의 매입 경위'에 대해 물었더니, "집사람한테 (얘기를)들어봐야 하겠다"면서 부인이 산 것이라 잘 모른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 땅을 산 게 무슨 문제가 되나" "검은 돈을 주고 산 것도 아니고…" "한점 부끄러움 없다" "내가 일일이 대답해야 하느냐"는 말만 반복,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러나 양 후보와 통화 직후, 부인 고씨와 가진 통화에선 해당 토지 매입사유에 대해 '재테크' 차원에서 매입했다고 시인했다.

부인 고씨는 도로 없는 맹지이고 더군다나 묘지인 해당 토지의 매입 사유를 묻자 처음엔 당황한 듯 머뭇거리다 '재테크 차원에서 매입한거냐?'는 질문에 "당연한거 아니꽈?(당연한거 아니냐?) 맹지이고 하니…"라고 실토했다.

맹지이고 지목상 묘지이다 보니 매입가격이 3.3㎡당 약 3만7000원에 불과한 시내 동(洞) 지역에선 찾아보기 힘든 매우 저렴한 토지여서 매입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러나 이 토지는 지난 2002년 도시계획시설 결정이 난 '중로 1-1-33호선'(아래 이미지 회색 부분, 외도 도시개발지구와 애조로를 연결하는 도로)과 접합된 땅이다. 이 '중로 1-1-33호선' 도로는 총 길이 1.5km, 도로폭 20m의 왕복 4차선 대도로다.

특히 자연녹지 지역이어서 도로가 날 경우 건축 등 개발행위가 가능해지면서 토지 가격은 수십배로 치솟을 것이란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견해다.

▲ 양치석 후보 부인 고 모씨 명의로 재산 신고된 제주시 외도1동 소재의 토지(붉은색 선 부분)도 도시계획선과 딱 맞닿았다. 지난해 1월 매입한 이 토지 역시 제주시 외도1동과 애조로를 잇는 '중로1-1-33호선'(왕복4차선)이라는 도로개설사업 예정부지(회색 부분)에 붙어 있는 맹지이자 묘지다. ⓒ제주의소리(김봉현)

▲ 양치석 후보 부인 고모씨의 명의로 지난해 매입한 토지에서 북쪽으로 바라본 모습. 외도 택지개발지구와 애조로를 잇는 도로개설사업이 예정된 부지다. ⓒ제주의소리(김봉현)

외도 묘지 현장에 동행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도로개설사업 등 도시계획이 아니라면 맹지이고 묘지인 이 토지를 매입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지금은 평당(3.3㎡) 3~4만원에 거래됐지만 도로가 뚫리면 현재 시가로 최대 150만원은 거래가 가능한 곳"이라고 말했다.

단돈 1500만원 주고 매입한 맹지(묘지)가 도로개설로 약 6억원을 호가하는 땅으로 둔갑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양 후보는 이날 <제주의소리>와 첫 통화 후 약 6분 만에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부인에게 물어보니 가족묘지로 사용하기 위해 샀다더라"고 말했다.

양 후보는 자신과 통화직전 기자가 이미 부인 고씨와 통화한 사실을 모른채 "부인에게 물어봤다"면서 "가족묘지로 사용하기 위해 샀다. 현재 다른 집안의 묘가 있어 강제로 이장할 수도 없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인 고씨가 "재테크 차원에서 매입했다"고 시인한 사실을 알려주자, 당황한 양 후보는 "기꽈?(그렇습니까) 나는 묘지나 써볼까 생각했는데…"라고 화급히 말을 돌렸다.

양후보는 어제(4일)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이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에 대해 제기한 부동산 관련 의혹을 반박한 기자회견에서도 이 묘지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아내가 매입했다. 아내가 저와 (매입 과정을)상의하지 않았다. 묘지이기 때문에 가족공동묘지로 사용할 수도 있다."며 투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특히 '도시계획선과 맞닿은 토지매입 의혹'에 대해서도 "도시계획선은 공개된 자료다. 토지대장 떼어보고 관계부서 알아보면 공개된 자료다. 사전에 정보를 알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취재결과 '장사 등에 관한 법률' 15조(시설묘지의 설치기준)에는 개인묘지나 가족묘지의 경우 도로 또는 그 예정지역으로부터 200미터 떨어져야 설치가 가능하고, 종중·문중·법인 묘는 300미터 이상 떨어져야 설치가 가능하다.

양치석 후보가 얘기한 '가족공동묘지 설치를 위한 것'이라는 말은 30여년 공직생활을 한 그로선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대목이다.

'국민을 위한 선량'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에 출마한 후보자와 그 직계가족의 재산(부동산) 취득 배경이 '투기'에 가깝다면, 후보자의 부동산 가격안정과 난개발 방지 등의 공약이 헛구호에 그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양치석 후보는 이번 총선에 출마하면서 '미친 제주 땅값'과 관련, "중산간 지역의 난개발을 막고 부동산 가격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며 실거주자 주택 소유, 실제 경작자 농지 소유 등의 제도적 장치 마련을 공언한바 있다.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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