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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시 공모전'을 주최한 자유경제원이 세로 반전 형식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판한 시 '우남찬가'를 출품한 작가를 형사 고소했다.

24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자유경제원은 지난 3월 개최한 제1회 이승만 시 공모전에서 우남찬가를 출품, 입선한 장모 씨를 사기·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자유경제원은 장 씨를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위자료 5000만 원과 공모전 개최 비용 700만원을 청구하는 민사소송도 서울중앙지법에 함께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경제원은 소장에서 "이 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공모전의 취지와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이 같은 행위는 명백히 공모전을 방해하는 것"이라며 고소 취지를 밝혔다.

'우남찬가'는 가로로 읽을 경우, 이 전 대통령을 '우리의 국부'로 칭하고 "국가의 아버지로서 국민을 보듬고 민족의 지도자 역할을 하셨으며" 등 이 전 대통령을 칭송하는 내용으로 보인다. 그러나 세로 반전, 즉 각 행 첫 글자만 따서 세로로 읽으면 '한반도분열 친일인사고용 민족반역자 한강다리폭파 국민버린도망자 망명정부건국 보도연맹학살'이 된다.

자유경제원은 이 시를 입선작 8편 중 하나로 선정했으나, 세로 반전 내용이 온라인을 통해 알려지자 뒤늦게 당선을 취소했다.

장 씨는 지난 23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고소 당한 사실을 전하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양극적인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이승만 선생의 명암을 한 작품에 오롯이 드러내는 다각적 구성을 통해 합당한 칭송과 건전한 비판을 동시에 담아낸 시를 응모했다"며 "심사위원들의 판단 미숙으로 발생한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공모전 측에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씨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 변호를 요청한 상태다.

자유경제원은 같은 공모전에서 최우수수상에 선정된 영시 'To the Promised Land' 출품 작가에 대해서도 형사 고소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 또한 각 행의 첫 글자만 세로로 읽는 세로 반전을 할 경우 'NIGAGARA HAWAII(니가 가라 하와이)'로, 논란이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