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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서클, 왜 생기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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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서클, 왜 생기나요?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다크 서클은 건강에 드리운 그림자
"무슨 젊은 애가 쉬는 날이면 하루 내내 잠만 자요. 우리 같으면 허리가 아파서도 깰 텐데 어떻게 그렇게 자는지... 배도 안 고픈지 꼼짝을 안 해요."

평소 관절통으로 자주 내원하던 분이 오늘은 따님과 함께 왔습니다. 맨 얼굴을 보여야 한다는 엄마의 성화에 화장을 못한 딸은 엄마가 무슨 말을 하든 크게 반응하지 않습니다. 그저 웃거나, 가끔은 본인은 그렇지 않다는 표정을 살짝 지을 뿐입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동대문에 있는 의류 상가에서 일한 지 1년 정도가 되었답니다. 초반에는 괜찮았는데, 낮밤이 바뀐 생활이 지속되다 보니 잠을 자도 피로가 가시질 않고, 속도 불편하고, 먹는 것도 별로 없는데 살은 찌고, 얼굴에는 없던 여드름까지 났답니다. 무엇보다 눈 밑에 다크 서클이 없어지질 않아 고민이랍니다. 남자친구는 '쿵푸 팬더'라고 놀리기까지 하는데, 좋다는 화장품은 다 써 봐도 점점 진해지는 것 같다며 피로는 둘째 치고 이걸 좀 없애달랍니다.

"잠을 자도 더 자고 싶은 건, 실제 잠이 부족하거나 수면의 질이 좋지 않기 때문이에요. 낮에 자더라도 충분히 어둡게 하고 깊이 자야 낮밤이 바뀐 생활의 영향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크 서클은 일종의 신호등 같은 겁니다. 건강을 회복하면 자연히 사라질거예요."

눈 밑에 생긴 다크 서클 때문에 고민하는 여성을 종종 봅니다. 피곤할 때 잠깐 생기는 것은 일상적이지만, 그 정도가 심하거나 오래 지속되면 보기에도 좋지 않지만, 몸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이므로 조정해 주어야 합니다.

한의학은 몸 안에 담음(痰飮)이 많이 발생했기 때문에 다크 서클이 생긴다고 봅니다. 담음은 우리 몸의 체액의 흐름이 떨어져 정체되면서 노폐물이 쌓여있는 상태 혹은 이로 인해 실제 특정 부위에 쌓인 피로 물질입니다. 다크 서클은 따라서 몸 내부 상태를 알려주는 일종의 신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든 장부가 담음의 형성에 영향을 주지만, 다크 서클과 관련해서는 특히 신장과 비위의 기능 저하를 주된 원인으로 봅니다.

눈 아래 부분은 얼굴 중에서 수분 함량이 높고, 피부가 얇고, 유선이 없어서 몸 전체 수분 대사 상황을 잘 반영합니다. 신장은 생명 에너지의 원천인 동시에 우리 몸의 독소를 배출하고 수분을 조절하는데 핵심 장부입니다. 따라서 눈 아랫부분이 어두워졌다면 신장 기능이 저하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에너지의 충전 없이 과도한 소비가 이루어지고, 신체적 혹은 심리적으로 불필요한 것들(독소)이 축적되면서 신장이 지친 것이지요.

이런 상황을 유발하는 주된 생활 습관이 있습니다. 먼저 자연의 리듬에 어긋나는 생활 패턴으로 인해 신체리듬이 깨진 경우입니다. 앞선 환자처럼 낮과 밤이 바뀌어서 생활하거나, 교대 근무가 잦은 일에 종사하거나 비행기 승무원처럼 생활 리듬이 자주 바뀌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 이런 생활 습관을 갖기 쉽습니다.

잠을 줄여가며 너무 열심히 일하거나, 과도한 성생활로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비해도 신장이 지치게 됩니다. 제철이 아니거나 과도하게 정제 가공된 식품을 많이 먹거나 과한 음주를 즐기는 분, 찬 것을 즐겨 먹거나 너무 짜게 먹는 습관을 가진 분도 다크 서클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필요 없이 많이 마시는 물도 신장 기능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물론 과도한 스트레스가 악영향을 주는데, 그 중에서도 긴장과 두려움의 상태는 신장에 더 많은 영향을 줍니다.

이렇듯 활력의 원천인 신장이 피로하거나, 비위 기능이 떨어지면 체액의 순환이 정체되고 담음이 많이 발생합니다. 진료하다 보면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못하거나, 때우듯 식사해서 좋은 영양을 섭취하지 못하는 분이 많습니다. 이러한 습관은 비위 기능을 저하하는 주된 원인인데, 자극적인 맛을 탐하는 식습관이 생겨 문제가 됩니다. 특히 젊은 여성 중 살찌는 것이 두려워 식사를 부실하게 하고 간식이나 군것질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식습관으로 인해 비위 기능은 더욱 떨어집니다. 심하면 영양 부족 혹은 영양 불균형 상태에 빠지기도 합니다. 여기에 과로나 스트레스가 더해지면 심신이 지치고, 이런 상태가 되면 "운동하라"는 말은 그저 먼 나라 이야기가 되고 말지요.

이처럼 다크 서클은 지치고 무거워진 몸이 우리에게 "나 지쳤어요. 제발 건강을 좀 돌보세요!"라고 외치는 일종의 구조신호입니다. '눈 밑이 붓고 어두워지면 잠을 더 자라'는 말처럼, 다크 서클이 자주 생긴다면 화장으로 가리기보다는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고 내 안에 쌓인 불필요한 것들을 내보내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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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찬
생각과 삶이 바뀌면 건강도 변화한다는 신념으로 진료실을 찾아온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텃밭 속에 숨은 약초>, <내 몸과 친해지는 생활 한의학>, <50 60 70 한의학> 등의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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