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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세월호 특조위에 점령군 보내듯 공무원 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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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세월호 특조위에 점령군 보내듯 공무원 파견" 진상규명국장 임명은 거부, 행정지원실장은 재파견

정부가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 파견 임기가 만료된 행정지원실장을 법령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다시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작 특조위가 필요로 하는 진상규명국장에 대한 임명은 거부한 채 행정지원실장만 파견한 데 대해 특조위는 "위원회를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석태 세월호 특조위원장은 지난 4일 특조위 직원들에게 서신을 보내 이같은 상황을 전하고 유감을 표했다.

행정지원실장은 특조위에 그리 달갑지 않은 존재다. 지난해 특별법 시행령 제정 당시 특조위원들은 행정지원실장직이 특조위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임명을 반대했다. 그러나 정부는 행정지원실장 임명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예산 배정을 미뤄, 특조위는 결국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임명안을 받아들인 바 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8월 행정지원실장을 특조위에 파견했고, 파견 기한은 약 10개월인 지난 6월 30일까지로 정했다.

행정지원실장의 파견 업무 종료를 3주가량 앞둔 지난달 7일, 이 위원장은 당사자 면담을 통해 인사 교체 의사를 알리고 기획재정부에도 교체 요청 공문을 보냈다. 기재부는 "인력 운영 여건 등을 감안해 3개월 파견 연장할 예정"이라는 답변을 특조위에 보냈다. 이에 이 위원장은 다시금 '파견 복귀 재통지' 공문을 보냈다. 공무원임용령과 세월호 특별법 21조 1항에 따르면, 파견 공무원에 대한 파견 요청 및 파견 기간 연장은 파견받을 기관의 장인 특조위원장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법령에도, 기재부는 지난 1일 행정지원실장을 다시 파견해 3개월간 근무하도록 했다.


ⓒ프레시안(최형락)


이 위원장은 서신을 통해 "행정지원실장이 그동안 특조위를 얼마나 잘 지원해 왔느냐 하는 점에 대해서는 조사관들이 잘 알고 있을 터이므로 언급은 생략하겠다"면서, "(6월 7일) 저로부터 교체 의사 통보를 받은 행정지원실장은 '알겠습니다' 답하고 위원장실을 나가 교체 건은 이렇게 마무리된 거로 알았는데, 1일 열린 간부회의 석상에 행정지원실장이 자리하고 있어 놀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부조리한 상황 자체가 현재 특조위에 대해 일어나고 있는 각종 불합리한 정부 조치의 한 상징이 아닐까 한다"고 했다.

그는 이처럼 정부가 위원회 의사와 상관없이 행정지원실장을 파견한 반면, 별정직 최고위직이자 진상 조사 업무를 전반적으로 주관할 진상규명국장은 임명하지 않은 데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또, 일반직 공무원 또한 정부가 주장하는 활동 종료 시점인 지난 6월 30일까지 19명이 파견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 위원회처럼 정부가 이처럼 많은 수의 공무원 임명을 거부해 온 예는 전무할 것"이라며, "위원장으로서 과연 정부는 우리 위원회를 어떻게 보기에 의도적으로 무시해왔는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권영빈 진상규명 소위원장은 5일 오전 서울 중구 특조위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법령에 근거한 절차도 무시하고 파견 공무원을 마치 식민지 점령군 보내듯 보냈다"며 "이런 게 정부라고 할 수 있는지, 우리 사회 법치주의가 무너진 게 아닌지 자괴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정한 강제 종료일인) 6월 30일로부터 5일이 지났는데, 현실적으로 굉장히 어렵다"며 정부의 예산 미지급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했다.

권 소위원장은 "국가 기관임에도 예산을 하나도 쓰지 못하고 있다. 위원장과 상임위원들 역시 법적으로 보장된 예산을 한 푼도 쓰지 않기로 했고, 실제로 쓰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정부에 대한 항의 차원의 행동으로, 끝까지 버텨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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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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