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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논평 철회' 사태로 당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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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논평 철회' 사태로 당내 논란 김세균 "페미니즘 문제 회피 아닌, 휴지기 갖기 위한 결정"
정의당이 이른바 '메갈리아 성우' 사태에 대한 당 분과위원회의 논평을 철회한 사태와 관련, 당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일 게임업체 '넥슨'이 여성혐오 반대 그룹을 표방하는 '메갈리아' 티셔츠를 입은 성우의 목소리를 게임에서 삭제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정의당은 문화예술위원회 명의로 "넥슨의 결정이 부당하다"고 비판하는 논평을 냈다. 그러나 25일 정의당은 상무집행위원회를 열어 "당의 논평으로서 부적절한 것이었다"며 이 논평을 공식 철회했고, 당 홈페이지 등에서 이 논평을 삭제했었다. (☞관련 기사 : [기자의 눈] 정의당의 '논평 철회' 사태를 보며)

하지만 철회가 정당하다는 의견과, 이런 수준의 논평 발표도 못 하느냐는 의견 등이 맞서면서 정의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 등에선 난상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26일 하루에만 100건이 넘는 글이 올라왔다. 상무위의 철회 결정이, 상무위에 참석한 한 고위 관계자의 의견이 전적으로 받아들여진 데 따른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온 것도 또다른 논란의 씨앗이 됐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김세균 정의당 공동대표가 직접 당원게시판에 글을 남겨 해명하고 나섰다. 김 대표는 이날 "이번 '철회' 결정에서는 기본적으로 논평 내용의 옳고 그름이 아니라, 당 문화예술위의 이름으로 그런 논평을 낼 만한 사안이었는가가 문제됐다"며 "그런 판단의 연장선상에서 철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어느 일간지에 '상무위에서 어느 특정인이 철회를 주도했다'는 기사가 났지만, 누가 철회안을 발의했는가가 아니라 철회가 타당하다는 데에 참석한 상무위원 전원이 찬성하거나 최소한 반대하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그러므로 그 결정의 책임은 온전히 상무위원 전원에게 있다"고 해명했다. 이날 <허핑턴포스트>와 <여성신문> 등은 논평 철회를 주도한 것이 노회찬 원내대표였다고 보도했었다.

김 대표는 특히 "이번 (논평 철회) 결정이 문예위 논평과 관련돼 제기된 주요 문제들과 대결하기는커녕 그 문제들을 회피한 것이 아닌가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며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비판"이라고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그러나 회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논의를 생산적인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갈수록 '편 가르기' 식으로 치달은 논쟁의 열기를 조금이라도 식히는 일정한 휴지기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런 결정을 내린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 기간(휴지기)을 지난 과정을 반성적으로 성찰하는 시간으로 삼겠다"며 "상무위의 요청에 따라 제가 당내 토론의 조직화와 같은 후속 사업의 추진 책임을 맡게 되었다. 저와 함께 후속사업 조직 책임을 맡은 김제남 상무위원(전 국회의원)과 류은숙 여성위원장과 함께, 의견을 폭넓게 청취해 앞으로 있을 토론회 등에서 논의가 생산적으로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대표가 언급한 '문예위 논평과 관련돼 제기된 주요 문제들'이란 문제의 '메갈리아'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하는 것 등 민감한 여성주의 이슈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실제로 "이번 문예위 논평을 둘러싼 논란은 물론 이전의 '중식이 밴드' 논란 등에서 제기된 주요 문제들에 대해 당이 어떤 입장을 취하는 것이 옳은가를 전면적으로 다루겠음을 당원들께 약속드린다"며 "논란이 된 정치적 입장과 직업 활동과의 관계, 예술 활동과 젠더적 감수성과의 관계, 가부장제 극복과 성 평등을 지향하는 진보정당이 견지해야 할 올바른 젠더적 관점 등 논쟁의 주요 문제들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조직하겠다"고 언급했다.

'중식이 밴드 논란'이란 정의당이 지난 4월 총선 로고송 협약을 맺은 한 인디밴드가 과거 성차별적 표현이 담긴 노래를 발표했다는 데서 일었던 당내 논쟁이었다. 정의당 여성위원회는 당시 "총선용 테마송으로 채택한 노래가 아니더라도 '중식이 밴드'의 자작곡 일부가 대중들이 보기에 성차별적이며, 여성을 대상화시키는 내용이 있음은 명백한 사실이므로, 당은 이번 선거송 공식 협약 과정에서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비판 입장을 냈었다.

김 공동대표는 다만 "정의당 당원들은 누구나 다 '대중적 진보정당'으로서의 정의당의 기본 가치에 동의해 당원이 된 동지들"이라며 "기본 가치에 동의하지만 가치의 구체적 내용이나 가치를 실현시키는 구체적 방안 등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는 모든 구체적 수준까지 의견의 일치를 강요하는 일괴암적(一塊暗的. 한 덩어리 바위 같은) 조직이 아니라 '대중 정당'이라면 어느 당이든 떠안게 되는 숙명"이라고 당내 논쟁이 극단으로 치닫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신념을 절대적으로 옳다고 고집함이 없이 일정하게 상대화시키는 마음가짐"을 당원들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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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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