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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럴 때 전쟁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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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럴 때 전쟁을 시작했다 [김태호의 중국 군사세계] 중국은 전쟁으로부터 어떤 교훈을 얻었나 ①

중국 군사 연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분야가 전쟁 연구 혹은 힘(force)의 사용 문제이다. 동 분야가 중요한 이유는 중국 군사력의 실체를 알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중국이 어떠한 교훈을 통해 군 현대화 및 후속조치를 취했는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또 무력의 사용도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한국 전쟁 같은 전쟁(war), 중-소 무력 충돌(armed conflict), 대만해협 위기(crisis), 베트남과의 해전(naval clash) 등이 있고, 최근에는 국외 전쟁(걸프전 등), 국내 소요, 역외 작전 등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어 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연구가 외국, 특히 미국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중국의 대외 무력 사용 사례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뤄져 왔고, 이는 석, 박사 학위 논문의 주제로 애용되어 왔다. 다만, 현지 조사를 통한 1차 자료에 근거하지 않고, '서지 연구'라는 미명으로 2차 자료를 쓰다 보니 새로운 결론이 나오기 어렵고, 더욱 문제가 되는 점은 잘못된 통계가 수없이 재생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학위를 줘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그것 또한 문제이다.

'중국 군사 세계'에서는 앞으로 중국의 다양한 힘의 사용 사례를 소개하고 이로부터 중국이 어떤 교훈을 얻었는가에 중점을 두려고 한다. 다행히도 동 분야는 미국과 대만(타이완)을 중심으로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최신 통계를 포함, 과거에 잘못 알려진 사실에 대해서도 수정을 할 수 있겠다. 다만, 동 분야가 방대하기 때문에 본 호에서는 국경 주변 '전쟁의 교훈'을 간략히 소개하고 다음 호부터는 각 사례와 구체적 내용을 검토하도록 하겠다.

중국의 군사력 적용 사례 및 형태

중국은 1949년 건국 이후 국경 주변의 크고 작은 외교적 분쟁에 군사력을 동원하여 자국의 영토와 국가 이익을 보전했다. 지리적 여건 외에도 중국은 건국 당시부터 대미/대소 관계의 급변, 지속적인 국내 정국 불안, 군사 기술의 낙후성 등 특수한 안보 환경을 갖고 있었다. 이후에도 중국 군사력 사용의 정치적 목적도 영토 보전, '적극적 전진 방어(active forward defense)', 이념적 우월성 과시, 상징적 시위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 왔다.

중국의 국경 지대(즉, 안과 밖)에 국한할 경우, 중국 군사력 사용의 특징 및 형태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중국은 건국 이후 현재까지 다양한 형태의 '인민전쟁(人民戰爭)' 전통을 고수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적극적 전진 방어'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즉, 중국은 1949년 이후 적의 침입을 받은 적이 없으며, 오히려 한국전, 중-인 국경 전쟁, 베트남과의 전쟁에서와 같이 타국의 영토에서 전쟁을 수행했다.

둘째, 중국은 군사력 사용의 전(前) 단계에서 타방에 대해 경고 신호를 확대했다. 문제는 타방이 중국이 보내는 경고 신호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되겠으나, 중국은 분쟁이 발생 시 이는 중국의 의도나 책임이 아니며 무력의 사용은 최후의 수단임을 강조해왔다. 그래서 '선제 공격'을 하더라도 명칭은 항상 '자위방어전(自衛防禦戰)'이다.

셋째, 중국은 분쟁의 조기 진압 및 억제 정책을 추구해 왔으나, 동 정책이 실패할 경우 공세적인 행동을 통해 제한적인 정치 목표를 단기간에 성취하고자 노력했다.

넷째, 중국은 분쟁 발발 시 전쟁 상황에 따라 목표와 전략을 수정하는 매우 상황 의존적 행태를 보였고, 외교적 협상과 같은 비군사적 방법을 통한 문제의 해결을 동시에 추진했다.

중국의 미래 안보 환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상기한 중국의 군사력 사용 형태 및 특징은 분명 지상군 중심이고 사실 오래된 사례이다. 중국이 치룬 가장 최근의 지상전은 베트남과의 전쟁인데, 이는 1979년 2월의 일이다. 사실, 중국 본토에 대한 지상 위협은 거의 사라졌다고 봐야 한다. 이외에도 중국이 육속 국경을 접하고 있는 14개국과의 국경선 획정이 1990년대 말까지 이뤄졌기 때문에 중국의 관심은 이제 중국의 동쪽과 동남쪽으로 전환되었다.

중국은 2017년 말까지 30만 명의 병력을 감군할 계획인데, 그 중점은 지상군이다. 또한, 중국군이 추구하는 '정보화'와 '합동화(聯合化)'의 전력 건설도 사실 지상군 위주의 지휘 체제 및 군 구조를 변화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군내의 반발은 외부에 알려져 있지 않고, 또한 군 개혁은 시간과 재원이 소요되는 사업인 만큼 매우 어려운 과정임에 틀림없다.

▲ 2015년 9월 3일, 전승절(공식 명칭은 중국 인민의 항일 전쟁 및 세계 반파시즘 전쟁 승리 70주년)을 기념하는 중국군의 열병식 장면. 시진핑은 이 기념 행사에서 병력 30만 명을 감축하겠다고 천명했다. ⓒwikimedia.org

마지막으로 중국은 남쪽부터 북쪽으로 남중국해, 대만해협, 동중국해, 그리고 한반도에 연루되어 있는데, 한반도를 제외하면 모두 중국이 주권을 주장하는 지역/해역이다. 4개 지역 모두 독특한 안보 환경을 갖고 있으며, 중국 해, 공군력의 투사가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동 지역에 대한 상황 변화와 중국의 특정 전력에 대한 구체적 분석은 과거가 아닌 미래의 유사를 대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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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현대중국연구소장 겸 한림대만연구소장을 맡고 있고, 국방부와 해군의 자문위원이다. SSCI 등재지 The Korean Journal of Defense Analysis의 편집장을 역임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중국의 3事(事情, 外事, 軍事)이다. "Sino-ROK Relations at a Crossroads" "China's Anti-Access Strategy and Regional Contingencies" 등 150여 편의 논문이 있고,<동아시아 주요 해양 분쟁과 중국의 군사력>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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