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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운동이 중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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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운동이 중요한 이유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힘을 뺌으로써 힘을 키운다
"수업 중에 선생님이 보여 주는 어려운 동작을 억지로 따라하지 마세요. 그러다 보면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면서 다치거나, 그 피로가 누적되어 몸을 상하게 됩니다. 잘 안될수록 숨을 고르고 힘을 빼면서 연습해보세요. 예전과는 느낌이 많이 달라질 겁니다."

요즘 운동하다가 다쳐서 오는 환자들이 꽤 많습니다. 축구나 배드민턴 같은 구기부터 요가나 필라테스, 기타 피트니스 센터 운동을 하다가 오는 분들까지, 그 종목도 참 다양합니다. 과도한 운동으로 몸이 상했거나, 넘어지거나 부딪쳐서 부상을 입은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때론 운동 방식을 잘못 이해해서 다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도한 힘과 넘치는 의욕이 부상을 불러일으킨 것이지요.

자연계에는 중력, 약력, 강력, 그리고 전자기력의 4가지 힘이 있지만, 나를 움직이는 힘은 근력과 기력, 심력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근력은 말 그대로 순수한 근육의 힘을, 기력은 기의 흐름이 일으키는 힘을, 심력은 마음의 힘, 즉, 정신력입니다. 이러한 힘에 대한 인식은 우리말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데, 우리가 힘써 무엇인가를 이루려고 할 때 용쓴다, 기를 쓴다, 애쓴다고 표현합니다. 각각 근력과 기력, 심력을 의미하지요. 생명체에서 몸과 마음, 기의 흐름이 분리되어 존재할 수 없으므로, 이 세 가지 힘은 서로 영향을 주면서 동시에 존재합니다.

문제는 운동할 때 종목을 막론하고 이 세 힘을 균형 있게 쓰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근육만을 키우다가 유연함을 잃어 몸이 굳고 기의 흐름이 막혀 건강을 해치는가 하면, 몸은 생각하지 않고 기를 쓰고 덤비다가 부상당합니다. 잘 해야겠다는 마음이 너무 강하다 보니, 몸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서 다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프로 선수 중에서도 동계 훈련 중에 근력을 열심히 키운 선수가 다음 시즌에 성적이 떨어지거나, 심리적 압박이 큰 경기에서 평소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 역시 힘을 잘 다루지 못해서 생기는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힘을 잘 쓸 수 있을까요? 좀 모순되지만, 먼저 불필요한 힘을 빼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간혹 힘을 뺀다고 하면 눈을 멍하게 뜨고 정신 줄을 놓은 채 몸을 흐느적거리는 것을 연상하는 분들도 있는데, 핵심은 '불필요한'에 있습니다. 낭비 없이 내가 원하는 대로 힘을 쓰는 방식을 익히라는 것이지요.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의 상태를 잘 인식해야 합니다. 과도하게 긴장했거나, 쓸데없는 힘이 들어갔는지를 일단 알아야 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 과정에서 일차적으로 하는 것이 스트레칭이나 체조입니다. 양생법에서는 도인법이라고 표현합니다. 우리가 흔히 준비 운동이라고 부릅니다. 많은 분이 이 과정을 형식적으로 생각하지요. 하지만 준비 운동은 본 운동만큼 중요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근육과 인대, 관절의 상태를 점검합니다. 이 부분들이 본래 가진 기능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각 동작의 의미를 이해하고, 움직임에 의식을 집중해야 합니다.

여기에 동작에 맞는 느리고 깊은 호흡이 더해지면, 기의 흐름이 더욱 활발해져 순환계와 신경계가 안정되고 그 반응도가 높아집니다. 이렇게 되면 자연히 심리 상태도 편안해지지요. 이처럼 몸과 마음의 상태가 안정적으로 각성하고, 기의 흐름이 원활해지면, 운동할 때 불필요한 힘을 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운동하면 효율적으로 힘을 쓰기 때문에 부상 확률이 줄어들고, 그 동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운동 효과를 최대한으로 거둘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운동 잘 한다는 소리를 듣고, 더 강한 힘을 쓸 수 있게 됩니다. 힘을 쓰는 방식, 힘의 양과 질 모두 나아졌기 때문이지요.

물론 저는 이상적인 상태를 말했습니다. 실제로 운동하면 수시로 이 상태는 깨집니다. 그래서 지속적인 훈련이 필요하지요. 이런 관점에서 보면, 비록 형태는 다르지만 모든 운동은 동적인 각성 상태를 목표로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듭니다. 강물이 서로 다른 길을 따라 흐르지만 결국 바다에서 만나는 것처럼 말이지요.

힘을 효과적으로 쓰면 단지 운동만 잘 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그렇지 않습니다. 일차적으로는 보다 높은 수준의 운동을 통해 건강을 잘 관리할 수 있고, 나아가서는 내가 가진 신체적, 정신적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내 건강과 삶을 조금 더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게 되지요.

지금 운동을 하신다면, 힘을 빼서 힘을 키우도록 노력하시기를 권합니다. 매사 음과 양이 있는 것처럼, 힘을 뺌으로써 보다 효과적으로 힘을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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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찬
생각과 삶이 바뀌면 건강도 변화한다는 신념으로 진료실을 찾아온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텃밭 속에 숨은 약초>, <내 몸과 친해지는 생활 한의학>, <50 60 70 한의학> 등의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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