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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부검 영장에 엇갈린 법원-검경, 실제 집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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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부검 영장에 엇갈린 법원-검경, 실제 집행은? 부검 영장 강제 집행 가능성에 무게…경찰-시민 충돌 불가피

고(故) 백남기 농민 부검 논란 국면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조건부 영장'에 대해 법원과 검찰‧경찰이 엇갈린 해석을 내놓으면서 혼란을 더해가고 있다.

백 씨 부검 여부를 두고 경찰과 유족이 대립하던 지난 28일, 법원은 고심 끝에 판단을 내놓았다. 검찰의 영장 청구를 인용하되, 여러 제한 규정을 붙인 '조건부 영장'이었다.

법원의 결정은 논란의 종지부를 찍기는커녕 더욱 불을 붙이고 말았다. 법률가들 사이에서 '조건부 영장'에 대한 위법성 논란이 일었고, 이에 따라 자동적으로 경찰의 영장 집행에 대한 위법성 여부도 다시금 논란이 됐다.

ⓒ프레시안(최형락)

조건부 영장에 대한 해석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법원은 영장에 기재된 제한 규정을 지키지 못할 경우 일부 기각이라는 뜻을 밝혔다.

강형주 서울중앙지법원장은 지난 5일 진행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검 영장에 붙어있는 조건은 압수 절차와 방법에 대한 것으로 일부 기각의 취지로 한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특정한 제한이 들어있기에 그 범위를 벗어나는 영장 집행에 대해서는 기각이라는 취지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무 규정을 지키지 못한 영장 집행은 위법한 게 아니냐"라는 질문에도 "일단 제한에는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 씨 유족은 법원의 이같은 판단을 근거로 "가족들과 협의를 거치지 않고 경찰이 그냥 감행해서 부검을 진행한다면, 법정에 가서 증거로 인정을 받지 못할 것"이라면서 부검 협의에 응하지 않겠다고 거듭 밝혔다.

경찰 측은 그러나 영장의 집행은 법원이 아닌 경찰의 권한이라는 입장이다.

김정훈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지난 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검 영장 유효기간인 오는 25일까지 가족과 협의가 되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지속적으로 집행을 위한 노력을 하겠다"며 "10월 25일 이전에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철성 경찰청장도 6일 안행위 국감에서 법원이 '일부 기각' 판단을 내린 데 대해 "집행 문제는 법원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검찰 관계자 또한 "결정 방법에서 노력하라는 취지이지 그런 걸 하지 않으면 효력이 없는 조건부 영장이라는 건 있을 수 없다"며 영장은 반드시 집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사실상 영장 집행의 키를 쥐고 있는 경찰과 검찰이 법원의 판단을 거스르면서까지 집행에 나설 의지를 보임에 따라 부검은 불가피해보인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백 씨 유족 법률대리인인 이정일 변호사와 조영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총장 또한 검경이 유족을 만나기 위해 노력했다는 명분을 쌓아놓은 뒤, 만료 시한이 되면 강제 집행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관련기사 : "법원, 백남기 유족에 책임 떠넘겼다")

▲2016 민중총궐기 서울지역 투쟁선포 기자회견. ⓒ프레시안(서어리)

검경은 부검 강행에 대한 명분이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강제 집행 과정에서 일어날 충돌에 대한 책임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시민단체는 백 씨 사망 관련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오는 11월 12일 20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민중총궐기 집회를 7일 예고했다.

이날 시민단체들은 서울지역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발족을 선언하며 "정부의 부당한 압력에 맞서 고 백남기 농민을 지키고 추모하며, 민중의 요구와 열망을 알려내는 서울 지역 민중대회를 통해 투쟁 전선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백남기 투쟁본부를 비롯한 시민단체는 경찰의 강제 집행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지난 1일 추모대회에서 "경찰은 언제든 부검을 강행하기 위한 시신 탈취 시도를 할 것"이라며 집회 참가자들에게 "투쟁본부의 긴급 요청 시 최대한 빠르게 백남기 어르신이 계신 서울대병원으로 집결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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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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