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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다 가질 수 있는데 '법인세' 포기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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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다 가질 수 있는데 '법인세' 포기한 까닭은? 법인세 인상 총선 공약 포기하고 박근혜-새누리당에 양보
여야가 '법인세'를 동결하는 대신 '소득세'를 인상하고, 누리 과정 예산 45%를 정부가 지원하는 데 2일 합의했다.

정부가 1조 원 규모의 누리 과정 예산을 지원하라는 여야 합의안에서 물러서지 않아, 하루를 버틴 끝에 정부 몫 1500억 원을 추가로 깎았다. 정부가 버틴 탓에 이날 오후 2시 예정됐던 본회의는 오후 10시에 열리게 됐다. 결국 박근혜 정부는 '누리 과정 100% 국가 책임'이라는 대선 공약을 뒤집고도, 50% 책임에서 추가로 5%를 깎아내는 쾌거를 이룬 셈이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2일 누리 과정, 소득세, 법인세와 관련한 합의를 했다. 이 안은 이날 열릴 본회의에서 통과될 예정이다.

여야 3당은 먼저 누리 과정을 위해 3년 한시 특별회계를 설치하고 중앙 정부가 2017년도에 8600억 원(어린이집 누리 과정 예산의 45%)를 일반회계 전입금 형식으로 지원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소득세와 관련해서는 '과표 5억 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고, 세율은 현행 38%에서 40%로 2%포인트 인상하는 안을 통과시키기로 했다. 대신 법인세율은 2017년에 인상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0대 총선에서 소득세와 법인세를 이명박 정부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 누리 과정 국가 책임 등을 공약했지만, 중앙 정부의 '누리 과정 예산 3년 한시 지원'을 얻어내고 법인세를 내줬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지난 11월 29일 누리 과정을 위해 법인세를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새누리당은 법인세를 인상하지 않는 조건으로 누리 과정 50% 국가 책임 방안에 합의했다. 국민의당은 20대 총선 당시 '법인세 정상화'를 공약하지 않았다.

시민 단체는 야당이 법인세와 누리 과정 예산을 맞바꾼 데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여야가 법인세, 누리 과정, 소득세 등 예산 부수 법률안에 합의하지 못하면, 국회법에 따라 세 가지 안을 모두 직권 상정(자동 부의)할 뜻을 밝힌 바 있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권이 표 대결로 가면 법인세, 누리 과정, 소득세 모두를 얻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관련 기사 : 정세균 의장, 2일 '법인세법' 직권 상정 시사)

오건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공동 운영위원장은 이번 합의안을 놓고 "여소야대 국회이고 행정부의 영항력이 지극히 취약해진 상황에서 야당이 너무나도 무기력하게 양보한 합의안"이라며 "지금 같은 국면에서 법인세를 못 올렸다면, 앞으로도 어렵다는 자포자기 선언을 한 셈"고 쓴소리했다. 법인세 인상은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결사 반대해온 안이다.

오건호 운영위원장은 "법인세 인상이나 누리 과정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기 때문에 여야가 합의하지 못해 예산안이 공전하면 그 압박은 정부나 여당이 받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회법상 여야가 예산안에 합의하지 못하면, 정부 원안이 자동 부의된다. 하지만 여소야대 국면에서는 부의된 예산안을 야당이 부결시키고 다시 논의하면 되므로 야당이 압박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예산안이 부결됐을 때 생길 혼란이 크고, 당장 내년에 이어질 '누리 과정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여야가 합의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여야 3당이 누리 과정 예산에 대한 중앙 정부 절반 부담 원칙에라도 합의했지만, 정부 측은 누리 과정 예산에서 1500억 원을 추가로 깎아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전날 여야 3당 정책위의장은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가 누리 과정 예산을 각각 50%(1조 원 규모)씩 부담하는 안에 합의했다. 하지만 정부가 거절하면서 협상은 결렬됐다. 정부는 이날 오전 중앙 정부 지원 몫 1조 원에서 추가로 1500억 원을 깎고 난 뒤에야 합의했다. 예산안을 세부 내역을 수정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탓에, 이날 오후 2시에 예정된 본회의는 오후 10시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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