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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복당 반대"…'밥그릇 탈당파' 낙동강 오리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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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친박 "복당 반대"…'밥그릇 탈당파' 낙동강 오리알? 서청원 "당 소속 대통령 탄핵시키고 당 깨고 나간 사람들"
바른정당을 탈당하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지지 선언과 입당 의사를 밝힌 14명의 의원들에 대해 자유한국당 내에서 '일괄 복당 거부' '대선 전 복당 거부' 등의 반발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탈당을 선언한 이들은 자유한국당 각 시·도당에 입당 서류를 제출하게 된다. 이후 시·도당의 심사를 거친 후 중앙당의 심사윤리위원회 절차도 거쳐야 한다. 한국당 내 반발이 격화돼 시·도당에서부터 입당이 거부되면 탈당파 의원들은 '낙동강 오리알'이 될 수도 있다.

탈당파 의원들에 대한 자유한국당 내 반발은 예견된 일이었다. 친박계와는 묘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홍준표 후보가 당의 대선 주자이긴 하지만, 당의 주류는 여전히 친박이다.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공천 과정에서도 친박계 인사들이 공천을 주로 받았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하고, 이후 당권 싸움을 벌이다 탈당하고, 새로운 정당을 창당했던 이들에 대한 자유한국당 내 '배신자' 감정은 수그러진 적이 없다. '복당할 때 하더라도 그냥은 안 받아준다'는 분위기가 읽히는 배경이다.

게다가 탈당파 의원들의 복당은 곧바로 '밥그릇 싸움'으로 이어질 게 자명하다. 인명진 목사가 비상대책위원장을 하던 시절, 자유한국당은 공세적인 사고 지역 당협위원장 임명 절차를 진행했다.

탈당한 의원들의 지역구에 현역 비례대표 의원을 당협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등 '집주인'을 이미 새로 정해놓은 터라, 바른정당 탈당 의원들이 한국당으로 입당할 경우 지역구를 둘러싼 자리 싸움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반발은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강력하게 터져 나오고 있다. 이들이 주로 내세우는 '일괄 복당 반대' 이유는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이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고 당을 깨고 나간 '배신자'란 점이다.

친박계 맏형 서청원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지금은 과정이 생략됐다. 명분도 설득력도 없다"며 지난해 친박계가 앞장서 제기한 "4월 질서 있는 퇴진, 6월 대선이라는 당론을 개고 당 소속 대통령을 탄핵하고 교도소에 보냈다"고 탈당파 의원들을 비판했다.

그는 또 "그것도 모자라 대선을 앞두고 당을 깨고 나갔다"면서 "당원과 보수 지지자들의 자존심에 심각한 상처를 입히고 어떤 사과도 없었다. 이제 세가 불리하다고 판단했는지 자신들이 추대한 후보를 버리고 다시 우리 당으로 돌아오겠다고 한다"고 비난했다.

서 의원은 "일부 의원들 개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합집산을 하는 모습을 국민은 인정할 수 없다"며 "'벼룩에도 낯짝이 있다'는 속담이 있는데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라면 정치철학은 고사하더라도 최소한의 정치 도의는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덧붙였다.

친박계 핵심 윤상현 의원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바른정당 13명 의원들이 홍 후보 지지 선언을 한다고 보수표 결집에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며 "모든 일에는 절차와 순서가 있게 마련인데 선거판이 급하다고 해서 야밤에 바른정당 몇몇 의원을 불러내 꼬이듯 지지 선언을 유도한 것은 정치 도의와도 어긋난 처사"라고 홍 후보를 비판했다.

그는 "오히려 홍 후보가 배신에 배신을 부추긴 셈이고 국민은 야합으로 볼 것"이라며 "개인적 정치 후사를 위한 뒷거래에 불과하며 대통령 탄핵으로 상처받은 수많은 당원들과 지지자들을 모욕하고 홍 후보에 대한 지지조차도 명분을 잃게 하는 악수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윤 의원의 이 같은 비난에는 홍 후보가 비박계 의원들을 다시금 자유한국당에 끌어들임으로써 대선 후 벌어진 자유한국당 내 당권 싸움에 친박계가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섞인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침묵하고 2선에 머물러 온 친박계가 대선 후 다시금 당의 전면에 나서려고 했으나, 비박계 중진 의원들의 집단 복당으로 이런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 아니냐는 분석이다.

친박계 유기준 의원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당에 불을 지르고 나갔는데, 이제는 100일도 안돼 자기들이 만든 당을 다시 탈당한다"며 "대선을 앞두고 (이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 당원과 국민들 앞에 그동안 행적에 대한 처절한 반성과 함께 그간 국가혼란사태를 초래한 것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관되게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해 온 김진태 의원 또한 "나갈 땐 마음대로 나갔지만 들어오는 건 마음대로 안 된다"면서 "이들을 입당시키는 건 탄핵으로 상처받은 애국시민들의 마음에 소금을 뿌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조원진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단일화를 주선하려고도 했던 김 의원은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이 "홍 후보를 지지하고 싶으면 백의종군 하고, 입당은 대선 이후 당원들의 뜻을 물어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의 한국당 입당 시도는 "지역에서 배신자로 낙인찍혀 정치적 빈사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살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한선교 의원은 자신의 입장은 '친박'이라는 한 계파의 입장과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탈당파 의원들은 "지금 자유한국당에 남은 의원들을 폐족으로 내몰고 몹쓸 당이라 외쳤던 사람들, 자기들이 보수 본가라고 억지를 피운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한 의원은 이어 "가장 탄핵에 앞장섰던, 그래서 이 나라를 지금 이 상황으로 몰고 들어간 그 장본인들이 몇 달 지나지도 않아 자유한국당에 다시 들어오겠다고 한다. 옳지 않다"며 "만약 그들에 대한 일괄 복당이 이뤄지면 저는 14년간 정들었던 자유한국당을 떠나겠다"고 경고했다.

이 외에도 친박계 김태흠 이완영 박대출 이우현 의원도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장에 나란히 서, '친박 청산'이란 이름으로 진행됐던 인명진 전 비대위원장의 인적 청산 과정에서 정갑윤 전 부의장이 자진 탈당하고 서청원 의원 등이 당원권 정지가 된 사태에 대한 "납득할 수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탈당파 의원들의 입당 문제는 "대선 후 당헌·당규에 따른 합법적 절차에 따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당장은 친박계 의원들이 가장 크게 '복당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사고 지역에 이미 당협위원장으로 임명된 초·재선 의원들이나 원외 당협위원장들도 탈당파 의원들의 복당을 견제하고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오전 바른정당의 권성동·김재경·김성태·김학용·박순자·박성중·여상규·이진복·이군현·장제원·홍문표·홍일표·황영철 의원 등 13명은 '보수 대연합'을 주장하며 바른정당 탈당과 자유한국당 입당을 선언했다. (☞ 관련 기사 : 창당 99일만에 바른정당 와해…제2의 '후단협'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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