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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근혜'의 외교 적폐, 전작권 재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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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근혜'의 외교 적폐, 전작권 재연기 [이수훈의 동북아시대] 이제는 되돌려야 한다
보수 정부 10년을 거치면서 한국 사회에 만연한 적폐가 한둘이 아니다. 대선 기간에 국가와 사회의 여러 분야에 쌓인 적폐가 청산의 대상으로 지적됐다.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한국사회가 당면한 두 개의 위기로 경제 위기와 안보 위기가 공통적으로 부각됐는데, 이 두 위기는 적폐의 표출이라고 볼 수 있다. 민심은 적폐 청산의 적임자로 문재인 대통령을 선택했고, 이제 숨돌릴 틈도 없이 문재인 시대를 맞게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업무 시작 3일만에 '국정교과서 폐기'를 시발로 삼아 온 국민이 간절히 바라마지 않던 적폐 청산에 시동을 걸었다. 개혁은 저항 세력에게 시간과 빌미를 주지 말고 전광석화같이 해치워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말이 빈 말이 아니었음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미국‧중국‧일본‧러시아 4개국 정상들과의 축하 전화 대화를 통해 난마처럼 얽힌 남북관계와 동북아 국제관계를 타개할 토대를 마련했다. 이런 산뜻한 출발을 발판으로 삼아 안보 위기를 해소하고 한반도 평화를 구축해나가는 데 일말의 빈틈을 보이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 외교안보 분야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 중국의 경제 보복, 위안부 합의에 따른 한일관계 악화, 북핵과 미사일 문제 등 태산같은 현안들을 안고 있다. 이들이 집합적으로 작용하여 온 국민이 염려하는 한반도 안보 위기가 발발했던 것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북한과 관계를 잘못 설정하고, 전략적 사고 없이 미국과 중국, 일본과의 관계를 다루어온 데서 비롯된 측면이 다분하다. 두 정부의 외교적 실책이 한둘이 아니지만 결정적 패착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연기시키고 재연기시킨 일이다.

전작권 전환 연기는 한국외교안보 분야의 적폐가운데 핵심에 속한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가능한 한 조속한 시일안에 전작권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연기와 재연기 결정에 있어 절차적 비민주성도 규명되는 편이 옳다.

10년 전 노무현 정부에서 한미 간 매우 긴밀한 협의를 통해 2012년 4월 17일로 전작권을 전환하는 데 합의했다. 그 합의에 따라 2008년부터 매년 한미 군사 당국은 연합 훈련을 통해 전환을 위한 준비에 열중했고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는 것이 한미 두 합동참모본부의 평가였다.

그러나 군사 당국의 객관적 평가는 '동맹 절대시' 라는 이념적‧정치적 이유로 무시됐다. 이명박 정부는 2010년 봄부터 "안보상황 변화"와 "준비 부족"을 구실로 전작권 전환 연기를 추진했다. 어쩌면 출범 초부터 노무현 정부의 모든 정책과 성과를 뒤집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전작권 전환 합의를 원위치시킨다는 구상을 갖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도 든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은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을 빌미로 이렇다 할 공론을 거치지 않은 채 6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을 만나 전작권 전환을 2015년 12월로 연기하는 데 전격 합의했다. 당시 미국 국방부는 예정대로 전작권을 전환해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면서 전환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다.

이후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전략적 인내' 정책이 공식화됐고, 우리 군의 개혁도 지지부진해졌으며, 당연히 한미동맹에 대한 의존도는 한층 높아졌다. 그런 귀결로 남북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고 한중 간의 전략적 협력관계 역시 크게 후퇴하였다. 그리고 그해 11월 연평도 포격사건이 발발했을 때, 우리 군은 강력한 독자적 대응에 나서지 못했다.

이런 흐름에서 들어선 박근혜 정부는 2013년 2월 출범하자마자 이미 연기한 전작권 전환을 재연기했다. 이번에는 "조건에 기초한 전환"이라는 내용을 담아 사실상 무기 연기 합의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안보환경 변화"와 우리 군의 "준비 부족"을 마치 '전가의 보도'처럼 재연기의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당시 이 결정은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볼 때, 사드 배치와 전작권 전환 재연기가 한미간 교환된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을 떨치기 어렵다. 이런 의심에 대해서는 사드 배치 결정과정에 대한 진상규명 작업에서 진위를 가릴 필요가 있다. 기존 합의를 변경할 때 최소한의 공론화를 생략한 채 절차적 비민주성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전형적인 정책 집행 방식이자 폐단이 전작권 전환에도 투영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자주 국방력을 조기에 구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전작권 전환은 자주 국방력의 확충과 불가분의 관계를 갖고 있다. 전작권이 미군 주도로 행사되는 한, 우리 군의 자주적인 전작권 행사 준비는 그만큼 절실함을 가지기 어렵다. 절박한 준비태세가 미흡하면 만성적인 준비 부족에 빠질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전작권은 더더욱 가져오기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돌입하게 된다.

일차적으로 우리 군의 자주 국방력 신장과 건강한 한미동맹 발전을 위해 전작권 전환은 필수 요건이다. 또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당당히 맞서고 미래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을 위한 제반 준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도 전작권이 우리 합참에 환수되어야 한다.

전작권 전환은 우리 외교안보의 적폐를 청산하고 미래로 나아가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는 데 필수적 과제다. 여기에 대통령이 온전한 군사주권을 행사하면서 북한에게 두려운 존재가 되고 주변국들에도 당당하게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외교자산을 갖게됨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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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훈
경남대학교 이수훈 교수는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직속 동북아시대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습니다. 이후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장을 지냈으며 현재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에서 동북아 정세를 조망하는 '이수훈의 동북아시대'를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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