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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출입문이 열리고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그 빛 사이로 입을 굳게 다물고 정면을 응시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판정으로 들어왔다.
"이 사건에 관해서 언론이 법정 촬영 신청을 했다. 이 사건의 역사적 의미 등을 고려해 공판 개시 전에 한해서 최소한의 촬영을 허가했다."
재판관이 이 말이 마치자마자 또다시 플래시가 터졌다.
이어 최순실 씨가 재판정으로 입장했다. 상아색 재킷을 입은 최 씨는 잠시 박 전 대통령이 앉은 곳을 쳐다보더니 이후 정면만 바라보며 자기 자리에 걸어가 앉았다. 이후 둘 다 정면만 쳐다볼 뿐 서로를 바라보지 않았다.
그렇게 40년 지기 친구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기 법정에 나란히 앉았다.
53일만에 처음 모습 드러낸 박근혜
삼성 등 대기업에서 총 592억 원의 뇌물을 받거나 요구·약속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했다. 수감된 지 53일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박 전 대통령의 첫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 김세윤)의 심리로 이날 오전 10시께 시작됐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37분쯤 서울구치소에서 법무부 호송 차량을 타고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했다. 파란색 법무부 미니버스 호송 차량에는 박 전 대통령과 교도관만 탑승했다.
이날 세간의 관심은 박 전 대통령이 올림머리를 하고 오느냐였다. 오전 9시 30분께 법원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의 머리 모양은 여전히 올림머리였지만 재임 시절과 달리 플라스틱 집게 핀으로 머리카락을 엉성하게 고정시킨 모습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구치소에서 구입한 집게 핀으로 머리를 손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머리를 하고 남색 정장을 입은 박 전 대통령은 두 손에 수갑을 찬 상태로 호송차에서 내렸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담담한 표정이었지만, 외관상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어 보이는 상태였다. 재킷에는 수인번호 503이 적힌 흰색 배지가 붙어 있다.
박근혜 재판, 속도 내는 재판부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10월 중순까지는 선고를 내리는 '속도전'을 펼칠 계획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앞으로 월·화요일 박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뇌물 사건을 병합해 함께 증인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공소사실과 증인들이 같은 만큼 ‘이중 심리’를 피한다는 계획이다.
재판부는 또 수·목요일 중 최소 하루 이상은 지난해 검찰 특별수사본부 1기가 기소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모금 등 직권남용·강요 사건의 서류증거 조사를 할 계획이다.
피고인은 정식 재판에 반드시 출석해야 하며,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일주일에 3∼4회가량 법정에 나와야 한다. 다만 그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변동 가능성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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