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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측 사사건건 시비...재판 지연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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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측 사사건건 시비...재판 지연 전략? 2차 공판... "검찰, 유리한 내용만 보여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본격적인 법정 공방이 시작됐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 뇌물 수수 혐의 두 번째 공판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은 사사건건 부딪히며 신경전을 벌였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3일 첫 재판에 이어 이날도 집게 머리핀을 이용해 자체적으로 '올림 머리'를 하고 나타났다. 첫 재판 당시 시종 굳어있던 것과 달리, 이날은 변호인에게 옅은 미소를 보이는 등 다소 여유가 생긴 모습을 보였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법정 안팎에 방호원 10여 명이 있었으나 별다른 소란은 없었다. 덕분에 약 6시간에 걸쳐 이어진 공판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본격적인 증거 조사가 예고됐지만, 오전 공판에는 증거 조사가 거의 이뤄지지 못 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이 재판 절차와 관련해 거듭 문제제기를 한 탓이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우선 심리 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류 증거를 조사하는 게 문제가 있다며 절차상 이의를 제기했다.

이상철 변호사는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공소사실 증명과 입증계획 수립이 끝나야 증거조사에 들어가게 돼 있다"며 "저희가 아직 절차를 완료하지 못한 상태에서 바로 증거조사를 먼저 하는 건 부적절해 보인다"고 했다.

유영하 변호사도 "추호도 이 사건을 끌거나 연기할 의도가 없다"며 "재판을 연기해서 피고인에게 어떤 이익이 있겠느냐. 실체 관계를 똑바로 바로잡고 싶은 열정은 검사님들 못지 않다"고 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같은 이의 제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쟁점을 정리하고 입증 계획을 충분히 짠 뒤 서증 조사를 하는 게 일반 사건에서는 타당하다"면서, 그러나 "이 사건은 기록이 방대하고 신문할 증인도 몇백 명이 될 것 같은 상황이다. 제한 시간 내에 다 하려면 무리가 있어 우선 증거조사가 가능한 서류증거부터 조사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에서 증거 요지를 설명하는 것은 변호인들도 사건 내용 파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에 검찰은 서류 증거 조사를 시작했지만, 조사는 다시금 중단됐다. 검찰이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등 핵심 증인들의 '청와대가 재단 설립을 지시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소개하자, 변호인 측이 '검찰이 자기들에게 유리한 주신문 내용만 보여준다'며 발끈하고 나선 것.

유 변호사는 "지금 법정에 언론인이 많이 와 있는데 이렇게 하면 검찰의 일방 주장만 언론에 보도되고, 반대 신문 내용이나 탄핵 부분은 보도가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판부에 공판 기록 한 권의 설명이 끝날 때마다 반대신문 부분을 현출해 의견을 밝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검찰은 "중요 내용이라 설명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의 공방이 거세지자, 재판부는 "낭독이 원칙이지만 요지만으로도 증거조사는 할 수 있다. 전부 낭독은 불가능할 것 같다"며 "피고인에게 유리한 부분은 검찰보다 변호인이 더 잘 알테니 이후 의견을 진술해달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 변호인은 이날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수첩과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 등 핵심 증인 및 증거에 대한 증거 능력을 부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유 변호사는 "대통령 지시 사항을 안 수석이 꼼꼼히 기록했다면, 7월 24일 사건(대기업 독대)은 왜 기록이 안 돼있나. KT에서 플레이그라운드에 광고를 주라는 등 특별 지시가 있는 걸로 알려졌는데 그랬다면 (수첩 내용과) 일치해야한다. 왜 (수첩에는) 지시한 게 없을까"라며 "(안종범 전 수석 보좌관) 김건훈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박 전 대통령이 '안종범 수첩'에 대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적은 것"이라고 주장해왔던 것과 일맥상통하는 주장이다.

그런가 하면 유 변호사는 검찰이 내세우는 증인 가운데 개인 비리로 기소된 이들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보좌관은 증거 인멸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으며, 장시호 씨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조사받은 바 있다. 유 변호사는 "검사들께서 법과 원칙에 따라 정의롭게 이 사건을 수사했다고 믿는다"며 "다만 증거를 보는 관점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검찰의 조서 내용과 지금 현출된 증언 내용하고 어떤 부분에 있어 많은 차이가 있어서 노파심에서 말씀 올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견이기에 다른 의도는 없다"고 덧붙였다.

다음주 재판기일은 29일, 30일, 6월 1일로 잡혀있다. 29일과 30일은 박 전 대통령과 최 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출석한 가운데 3, 4차 공판을 열리며 증인 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어 6월 1일에는 이날과 같이 박 전 대통령만이 출석해 증거 조사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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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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