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취임일성이 화제다. 김 장관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최근 집값 급등은 투기 수요 때문이며, 6·19 대책은 이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며 "부동산 정책은 투기 세력이 아니라 정부가 결정해야 한다"고 천명했다고 한다.
김 장관의 "6·19 부동산 대책은 수요 억제 방안에 집중됐으나, 시장 과열의 원인을 공급부족에서 찾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올해 5월 무주택자나 1주택자가 집을 산 비율은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줄었다. 그러나 5주택 이상 보유자는 강남4구에서만 무려 53% 증가했다", "집을 구입한 연령대를 보면, 이번 과열 현상이 서민·실수요자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라는 발언들을 보면 김 장관이 현금의 주택 가격 상승을 투기적 가수요 때문이라고 정확히 진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관련기사: )
"서민 주거 안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계약갱신 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와 같은 제도 도입으로 세입자와 집주인 간의 권리에 균형점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 같은 김 장관의 발언은 국토부가 해야 할 일이 무언지, 그 일을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 같아 적잖이 마음이 놓인다.
하지만 김 장관이 간과하는 것도 있다. 김 장관은 '투기로 인해 주택 가격이 상승했고, 6.19 대책이 투기세력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호언했다. 그런데 투기세력에게 보내는 메시지치곤 약하다. 6.19 대책은 ▲서울 전역의 분양권 전매 금지, ▲하반기에는 청약조정지역의 재건축 조합원이 분양받을 수 있는 주택을 최대 3채에서 1채로 축소, ▲서울과 경기·부산 일부 지역, 세종 등 40개 '청약조정 지역'에 대해 다음달 3일부터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을 10% 포인트(p)씩 하향, ▲집단대출에 대해서도 잔금대출에 DTI 규제 등을 핵심으로 한다. 이런 정도로는 투기세력과 투기세력에 부화뇌동하는 시장참여자들을 진정시키기 어렵다.
김현미 장관은 조만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철학이 녹아든 총체적 부동산 정책을 발표해야 할 것이다. 그 부동산 정책에는 보유세 강화와 고강도 금융규제를 통한 유동선 관리 방안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투기세력과 투기세력에 부화뇌동하는 자들이 진정 겁 내는 건 보유세와 돈줄 죄기라는 사실을 김 장관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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