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최근 국내에서도 '과로'로 인한 자살 역시 '과로사'로 포함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힘입어 '과로사'의 개념이 확장되려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뇌·심혈관질환으로 인한 '과로사'에 대한 현황 파악도 어려운 실정이다.
다음은 2005년부터 2015년까지 국내 산업재해현황통계의 연도별 업무상질별 사망재해자의 세부 원인 질병 중 뇌·심혈관질환과 정신질환의 변화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이다.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뇌·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재해는 그 분율이 점차 감소한다. 정신질환의 경우 분율이 10%에 못 미치긴 하나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위 자료의 경우 산업재해 승인자의 세부 원인 질병의 분율을 살펴본 것으로 이 자료로 국내 '과로사'의 크기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따라서 여러 제한점을 가지고서라도 이를 추정해보기로 했다(여기서는 정신질환으로 인한 '과로사'는 제외하기로 한다). 뇌·심혈관질환에 대한 산재 승인율, 뇌·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산재사망자 수를 이용하여 산재신청자수를 추정 계산하였다. 이와 함께 통계청의 사망원인통계 중 뇌·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이용하여 국내 뇌·심혈관질환 사망자 중 업무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비율을 계산해 보았다. 그 결과 2011년부터 2015년의 기간에 대해서 65세 미만 뇌·심혈관질환 사망자 중 업무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비율이 낮게는 18%, 높게는 30%까지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정치는 현재 접근 가능한 몇 가지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계산된 단순 추정치로, 이것으로 국내의 '과로사' 현황을 얘기함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장시간 노동의 일반화, 성과주의로부터 비롯되는 경쟁적 업무 수행 등으로 '과로사'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 요소가 적지 않다. 최근 언론매체에서도 '과로사'로 의심되는 사건들이 적지 않게 보도된다.
야근이 잦은 국내 게임업체와 연구소 직원들의 갑작스런 사망, 대형 로펌에서 일하던 30대 변호사의 갑작스런 사망, 야근과 휴일 근무를 반복하던 공무원의 사망 등.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모두 '과로'와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망들이다. 우리 사회에서 '과로사'는 더 이상 특정 연령, 특정 직업군으로 한정지어지지 않는 것 같다.
'많이 일하다 죽을 수도 있다' 라는 명제가 점차 사실화되면서 이러한 사회적 불안감이 상승되고 있는 현재이다.
필자 류지아, 윤여경은 이화여자대학교 직업환경의학교실 전공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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