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민주당, '호남+@당' 넘어서지 못하면? 망한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민주당, '호남+@당' 넘어서지 못하면? 망한다" [민주당 대해부②] 지역정당으로서의 특징과 한계
한국 정당정치의 문제점에 대해 그동안 무수히 많은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학술적, 정파적, 분산적 비판에 치우쳐 소속 의원은 물론 지지자와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쳐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일은 드물었다.

생활정치연구소 정당분석팀은 이런 상황 인식에 동의하는 연구자와 일선 정치인들로 구성된 모임이다. 첫 작업으로 개혁적 자유주의 진영을 대표해왔고 향후 연합정치와 지방정치의 중추 역할을 하여야 할 민주당을 집중 해부하기로 하였다. 사실과 경험에 근거한 명확한 비판과 대안 중심의 논쟁을 제시함으로써 정당 및 정치와 관련된 생산적인 사회적 공론화를 이끌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 민주당에 대한 분석은 10월 3일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 전까지 8회에 걸쳐 <프레시안>에 실린다. 관심 있는 분들의 토론 참여와 논쟁을 적극 환영한다. 편집자


현재의 시점에서 우리 사회의 정치균열은 다층적이면서도 상호 중첩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선 1945년 해방 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줄곧 지속되고 있는 중심적인 정치균열은 독재 대 민주, 그리고 이를 뒤이었던 보수 대 민주(또는 보수 대 중도 대 진보) 사이의 균열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1987년 민주화 이후에는 그 밖에도 지역주의적 정치균열, 세대적 정치균열, 그리고 계층적 정치균열 등 여타의 새로운 균열들이 등장했거나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우리 사회의 정치균열은 이상의 여러 균열들이 다층적으로, 그러나 그것들이 서로 중첩된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87년 이후 우리 정치, 특히 선거와 정당정치 차원에서는 지역주의적 균열이 지배적이다. 즉 영남지역주의, 호남지역주의 그리고 그 정도는 덜하지만 충청지역주의 등이 민주화 이후의 우리 정치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화 이후의 우리의 정치는 지역주의 정치가 될 수밖에 없었고, 그러한 상황에서 민주당은 기본적으로 호남지역주의에 의존해왔다. 그렇다면 호남지역주의에 의존해왔던 민주당은 과연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 것인가? 그리고 그러한 의미의 민주당은 향후 우리 정치와 사회의 민주주의 발전을 주도해나갈 수 있나?

지역주의 정치의 전개와 민주당의 부침(浮沈)

민주화 이후 지역주의 정치는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전개되었다. 지역주의 정치의 첫 과정은 1987년 민주화 과정에서 전면 등장한 지역주의를 바탕으로 노태우의 민정당, 김영삼의 민주당, 김대중의 평민당, 김종필의 공화당 등 4당이 등장, 경쟁했던 시기이다. 지역주의 정치의 두 번째 과정은 1990년 민정당, 민주당, 공화당이 합당하여 민정당을 결성했던 3당합당을 통해 패권적 영남지역주의가 구축되고, 호남지역주의의 민주당(야권 통합을 통한 평민당의 후신)이 고립되었던 시기이다. 그리고 이 시기에 패권적 영남지역주의를 기반으로 김영삼 문민정부가 등장할 수 있었다.

지역주의 정치의 세 번째 과정은 김대중의 새정치국민회의와 김종필의 자민련이 DJP연대를 이룩하여 1997년 말 국민의 정부가 탄생했던 시기이다. 지역주의 정치의 네 번째 과정은 새천년민주당의 영남 출신 대선 후보인 노무현이 국민승리21의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를 이루어 2002년 말 참여정부가 등장했던 시기이다. 지역주의 정치의 다섯 번째 과정은 참여정부 등장 이후 새로이 결성된 열린우리당이 17대 총선 승리의 그 정점에 도달한 이후 급속히 약화되면서 2007년 말 한나라당의 이명박정부가 들어섰던 시기이다.

이상과 같이 지역주의 정치가 전개되는 동안 민주당의 부침은 어떠했나? 그것은 다음의 <표>와 같이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총선에서 민주당이 획득한 지지율의 변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위의 <표>가 보여주듯이, 1987년 13대 대선의 패배 이후 평민당의 소수 야당으로부터 시작했던 민주당은 이후 1997년 15대 대선과 2002년의 16대 대선 승리 그리고 2004년의 17대 총선 승리에 이르기까지 그 득표율이 꾸준히 증가했다. 그 결과 민주당은 15,16대 대선과 17대 총선에서 40%를 넘는 득표율을 올리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 같은 결과는 민주당의 지역적 기반이 호남을 넘어 수도권과 충청권까지 확대되고, 민주당의 취약 지역인 영남권에서도 그 득표율이 과거보다 일정 정도 상승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의 이 같은 상승세는 2007년의 17대 대선과 2008년의 18대 총선에서 곤두박질했다. 그리하여 17대 대선에서 민주당의 정동영 후보가 획득한 득표율은 1987년 민주당의 김대중 후보가 획득한 득표율보다 낮아졌으며, 18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득표율은 1992년 14대, 1996년의 15대의 총선에서 민주당이 획득한 득표율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시 말해, 그 지지 기반의 외연을 호남을 넘어 그 이외의 지역까지 확대해갔던 민주당은 17대 대선과 18대 총선에서 그 지지 기반이 다시 호남으로 축소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물론 예외가 없지 않았다. 그것은 특이하게도 17대 대선과 18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충북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호남 +@당'으로서의 민주당

그렇다면 민주당은 어떤 당인가? 그 지지 기반과 관련하여 민주당은 '호남+@당'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의미에서이다. 하나는 민주당이 기본적으로 그 지지 기반을 호남지역주의에 의존하고 있는 호남당이라는 의미에서이다. 물론 이와 관련하여 호남지역주의는 민주화 이후 보수 정당의 보루가 되고 있는 영남의 패권적 지역주의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최후의 보루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동시에 호남당을 넘어서는 '호남+@당'이다. 여기에서 @는 수도권과 충청권 등 호남 이외의 민주당 지역 기반을 의미하는 한편, 지역 기반을 넘어서는 민주성에 바탕을 둔 지지 기반을 의미한다. 즉, 민주당은 호남당과 @당의 양 측면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민주화 이후 지역주의 정치의 전개 속에서 이루어진 민주당의 부침은 바로 '호남+@당'으로서의 민주당이 가지고 있는 성격을 잘 보여주고 있다. 즉, 민주당의 득표율이 상승한 것은 @부분이 확대된 결과였고, 민주당의 득표율이 하강한 것은 @부분이 축소된 결과였던 것이다. 따라서 지역주의 정치의 현실 속에서 민주당이 직면했던 문제는 @부분을 여하히 확대해나갈 수 있는가 하는 문제였다. 이를테면, 김대중 대통령은 이를 위해 DJP연대의 지역연합을 추진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 창당을 통한 민주당의 전국정당화를 도모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호남+@당'으로서의 민주당은 그 동안 어떠한 노선을 취했나? 민주당은 그 동안 자신의 노선으로서 자주 '중도 개혁주의'를 내세웠다. 그리고 중도 개혁주의는 중도 보수와는 다른, 중도보다도 약간 왼쪽에 치우쳐 있는 개혁주의 노선인 것으로 설명되어 왔다. 그러나 필자는 중도 개혁주의는 이와는 또 다른 의미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즉, 필자는 중도 개혁주의가 보수성까지 포함하는 애매한 노선으로서의 중도 노선과, 민주성을 지향하고자 하는 개혁주의 노선이 함께 존재하는 노선이라고 본다. 다시 말해, 중도 개혁주의는 그 내부에 이중성을 지니고 있는, 그러나 그것을 감추고자 하는 모호한 노선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민주당이 '호남+@당'이기 때문이다. 우선 호남당으로서의 민주당은 그 안에 보수성까지 포괄한다. 그것은 호남에서는 보수적 인사라도 그가 그 정치적 선택과 성공을 위해 한나라당을 택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당으로서의 민주당은 개혁주의와 진보성을 지향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과거 민주화운동의 연장선 상에서 민주당이 호남 이외의 유권자들의 지지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주당은 구조적으로 보수성을 포괄하는 민주성을 지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보수성을 포괄하는 민주성의 노선, 바로 그러한 노선의 표현이 중도 개혁주의였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의 중도 개혁주의 노선은 그 방향에서 애매하며, 내부적으로 모순적이다.

다른 한편, '호남+@당'으로서의 민주당에는 현실 안주의 경향과 현실을 넘어서지 않으면 안 되는 변화의 경향이 공존하고 있다. 현실 안주의 경향은 호남지역주의가 존재하기 때문에 아무리 못해도 2등은 할 수 있는 안이함 때문에 비롯되는 경향이다. 변화의 경향은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거나 주어진 현실을 넘어설 수 없는 절박감에서 비롯되는 경향이다. 이를테면 호남 지역주의에 의존할 수 있는 호남 의원들의 경우가 전자에 해당되며, 호남 지역주의를 넘어서야 살아남을 수 있는 비호남 의원들이나 전국적으로 1등을 해야 당선되는 대통령 후보의 경우가 후자에 해당된다.
▲ 2002년 대선후보 국민경선 울산지역에서 1위를 한 뒤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 ⓒ연합

민주당은 '호남+@당'을 넘어설 수 있나?

민주당은 '호남 +@당'을 넘어서야 하나? 지역주의 정치가 그런대로 유지되고 민주당이 집권을 하지 못해도 제2, 제3의 정당으로 만족한다면, 민주당이 구태여 '호남+@당'을 넘어서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역주의 정치가 변화하고 있다면, 그리고 민주당이 제2, 제3의 정당에 만족하지 않고 집권을 하고자 한다면, 민주당은 '호남당+@당'을 넘어서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우선 근래에 들어 지역주의 정치는 그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 조짐으로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첫째는 3김 이후의 지역주의 정치에서 부동층이 확산되고 있으며, 그들이 각종 선거에서 캐스팅 보트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참여정부 등장 시 부동층은 민주당의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으며, 이명박정부 등장 시 부동층은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고, 그것은 선거의 승패를 결정지었다. 둘째는 지역주의와 관계없는 젊은층의 유권자들이 전체 유권자에서 점차 다수를 차지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젊은층의 투표 불참으로 그 효과는 아직 본격화 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대거 투표에 참여할 경우 지역주의 정치는 현저히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 밖에도, 정보화의 진전으로 인한 on-line 공론장의 확대, 세계화의 진전으로 인한 사회적 양극화의 심화, 그리고 부동산 개발과 투기로 야기되었던 '욕망의 정치'를 대신하여 새로이 들어서고 있는 생활정치와 복지정치의 부상 등은 지역주의 정치가 약화될 수 있는 정치환경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지난 17대 대선에서 나타난 문국현 현상이나, 최근 치러진 62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무상급식이나 생활정치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의 증가나 민주노동당에 대한 대중들의 거부감의 약화는 바로 그러한 정치환경의 변화를 드러내주고 있다.

이 같은 정치환경의 변화 속에서 민주당이 '호남당+@'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민주당의 향후 운명은 어떻게 될까? 나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상당 기간에 걸쳐 민주당은 서서히 고사해갈 것이라 생각한다. 정치환경은 변화하고 있는데 민주당은 변화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의 위기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호남+@당'으로서의 민주당이 변화하는 정치환경 속에서 그 생존뿐만 아니라 집권에까지 이르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나? 그것은 다음과 같은 노력을 필요로 할 것이다.

우선 민주당은 호남을 넘어 그 지지 기반을 새롭게 개척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첫째 지역적 접근으로, 호남 이외의 타 지역에서 그 리더십을 개발하여 그 지지 기반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앞에서 언급한 충북의 사례나, 이번 62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송영길, 안희정, 이광재, 김두관이 각각 인천, 충남, 강원, 경남에서 승리한 것이 바로 그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둘째 세대적 접근으로, 민주당은 지역주의와 별 관계가 없는 젊은층에서 그 지지 기반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 셋째 계층적 접근으로, 민주당은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는 현실에서 유권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사회적 약자층에서 그 지지 기반으로 개척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민주당은 연합정치를 적극적으로 도모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보수 정당인 한나라당의 대항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민주당 스스로가 성공적으로 살아남기 위한 방책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같은 연합정치를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민주진영의 맏형으로서 민주당은 그 정치력의 강화와 더불어, 다음과 같은 정치제도의 변경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그 하나는 선거제도에 있어 각 정당의 비례대표성을 제고함으로써 개혁진보 정당들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대통령제가 유지될 경우 대통령 결선투표제를 채택함으로써 연합정치의 여지를 확대하는 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도모해야 할 이상과 같은 노력은 민주당이 과거와 같이 모호하고 모순적인 노선이나 정체성이 아니라 보다 분명한 노선과 정체성의 구축을 전제로 한다. 그리고 그구축은 다음과 같은 두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 차원은 이념적인 것으로서, 민주당이 '중도 개혁주의'에서 벗어나 적어도 '진보적 자유주의' 정도의 노선과 정체성을 구축하는 것이며, 다른 한 차원은 민주당이 위로부터의 상층 정치가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정치', 즉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시민들의 구체적인 생활과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정치를 추구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원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2-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