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야심작 8.2 부동산 대책이 투기 열풍을 잠재웠다. 28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주간 주택시장 동향’ 보고서를 보면, 지난 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 상승률이 0.04%로 집계됐는데, 이는 8·2 대책 직후인 7일 0.08%, 둘째주 0.05%에 비해 상승률이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8.2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지역 아파트 가격은 시간이 지날수록 눈에 띄게 상승률이 줄어들고 있다. 특기할 대목은 강남 3구의 아파트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는 사실이다. (바로 보기 : )
이뿐이 아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강남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가 하향 조정되는가 하면 (바로 보기: ), 일선 중개업소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서울 및 세종시의 매수세가 급감해 '매도 우위'로 전환됐다는 보도(바로 보기: ")가 잇따르고 있다.
청약, 세금(양도세), 재건축 및 재개발, 대출, 공급 등에 걸쳐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정책수단들을 총체적, 일괄적으로 투사한 8.2 대책이 시장의 투기 열풍을 진정시킨 것이라는 점에서 정책 조합, 타이밍, 총체성 등에서 후한 평가를 받기에 모자람이 없다.
8.2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킨 문재인 정부는 내달 발표할 주거복지 로드맵을 통해 공급 대책 및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힘의 비대칭성을 해소하는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보도에 따르면 주거복지 로드맵에는 △신혼희망타운 5만가구 조성 △공적임대주택 연 17만 가구 공급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임대주택 등록 의무화 방안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고,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 청구권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한다. (바로 보기: ) 이 수준이면 박수 받아 마땅한 주거복지 패키지다.
8.2부동산 대책과 주거복지 로드맵, 가계부채 대책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진 부동산 대출 관련 추가 규제가 어우러진다면 부동산 시장은 안정될 것이고 중산층과 서민들의 주거 안정성도 한결 재고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내놓는 일련의 부동산 대책들은 부동산 투기에 올인한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는 극명히 대비된다. 문재인 정부의 일련의 부동산 대책을 통해 정권교체의 효능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부동산 시장이 안정을 찾은 지금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에 대해 근본적인 사고를 했으면 좋겠다. 도식적으로 말해 부동산을 이미 고착된 질서로 간주하고, 물가상승률 수준으로 관리하며 주거복지를 확대하고 도시재생뉴딜 사업 등을 통해 노후화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을 종국적인 정책목표로 삼을 것인지, 아니면 부동산을 박정희 이래 대한민국의 정상적 발전을 저해하는 대표 적폐로 간주하고, 이의 극복을 위해 부동산 시장과 건설 연관 산업이 위축되는 한이 있더라도 보유세 등의 정책수단들을 동원할 담대한 선택을 할 것인지를 놓고 집중적으로 고민했으면 하는 것이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라면 그런 수준의 고민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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