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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떡공조' MB-한나라당이 '콩가루'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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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떡공조' MB-한나라당이 '콩가루'된 이유는? [의제27 '시선'] 경직된 권력과 레임덕
지난 연말 이명박 정부는 일찌감치 예산안을 강행 처리했을 만큼 무소불위의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그로부터 겨우 한 달 정도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이명박 정부는 갑작스럽게 레임덕 논란에 휩쓸리게 되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같은 사태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 제공자가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이라는 점이다. 즉, 한나라당 지도부는 국회 청문회도 개최되기 전에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단을 내림으로써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권에 정면으로 도전하게 된 것이다.

지난 연말 예산안 강행 통과 때만 해도 찰떡공조의 모습을 보여주던 이명박 정부와 집권여당 간의 관계가 왜 이렇게 갑작스럽게 변화된 것일까? 이에 대해 대부분의 설명은 그것이 집권 4년차에 따른 불가피한 레임덕의 도래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시 말해, 5년 임기의 단임제 대통령제 하에서 대통령의 권력은 집권 후반기에 들어 약화되지 않을 수 없고, 이에 따라 그 운명을 대통령과 함께 할 수 없는 여당이 대통령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 12일 사퇴 기자회견을 갖는 정동기 전 감사원장 후보자. ⓒ뉴시스

레임덕 도래의 두 가지 형태

물론 이 같은 분석이 틀린 것은 아니다. 과거의 역대 정권도 그랬듯이, 집권 4년차에 들어서는 이명박 정부 역시 그 레임덕을 피해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발생한 이명박 정부의 레임덕 논란에 대한 이 같은 설명은 그것만으로 무언가 미진하다. 그 설명은 이명박 정부의 레임덕 논란이 지금의 이 시점에서 왜 갑작스럽게 야기되었는지를 충분히 설명해주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나는 단임제 대통령제 하에서 임기 후반기에 들어 레임덕이 구조적으로 불가피하다 할지라도, 그 레임덕의 도래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형태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가 낮아짐으로써 자연스럽게 레임덕이 발생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 레임덕 발생의 일차적인 원인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 지지도의 하락인데, 이 같은 외부적 조건은 곧 내부의 분열로 이어진다. 그것은 낮은 지지도의 대통령과 그 운명을 같이 할 수 없는 여당 등 권력 내부의 일부가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과거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경우에 발생했던 레임덕은 바로 이 같은 형태의 레임덕이었다. 요컨대, 이 경우 레임덕의 도래는 대통령에 대한 지지 하락이라는 외부적 조건으로부터 발생하고, 그 결과로서 내부 분열이 일어나는 것이다.

레임덕 도래의 또 다른 형태는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도가 그런대로 높게 유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레임덕이 권력 내부로부터 갑작스럽게 도래하는 경우이다. 권력 내부의 분열로부터 시작되는 이 같은 형태의 레임덕 도래는 왜 발생하는가? 이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구축된 권력이 매우 경직된 데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 즉, 권력의 경직성은 바로 그 점 때문에 외부 환경의 변화에 대한 권력 자체의 적응력을 약화시키며, 그 결과 경직된 권력과 외부 환경의 간극은 매우 커진다. 바로 이 때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이 발생하는데, 그것은 새삼 그 간극을 확인하게 된 권력 내부의 일부, 즉 여당이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기 때문이다.

레임덕을 부른 이명박 정부의 경직된 권력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레임덕 현상은 바로 이 후자의 경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그 동안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을 일방적으로 추진해왔던 이명박 정부의 권력은 매우 경직적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명박 정부의 경직된 권력은 그 자신을 외부 환경으로부터 고립시켰다. 따라서 어느 날 그 괴리의 심각성을 새삼 확인하게 된 집권여당은 갑작스럽게 대통령 권력에 대해 도전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런 점에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레임덕은 외부 지지의 약화에 따른 것이 아니라, 외부 환경과 괴리된 이명박 정부의 경직된 권력에 대한 내부 반발에 기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이명박 정부의 경직된 권력은 다른 무엇보다도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과 깊은 관계가 있다. 즉, 이명박 대통령은 시종일관 자신이 먼저 일방적인 목표를 정하고 그 달성을 위해 여당과 야당 그리고 국민 모두가 마땅히 이에 동참해야 한다는 식의 독선적인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물론 이 같은 독선적 리더십은 집권 초기에는 어느 정도 먹혀들 수 있었다. 대통령이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힘이 약화되지 않을 수 없는 집권 후반기에 들어 이 같은 독선적인 리더십의 추구는 오히려 이에 대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그 반발은 예상치 않게 외부 환경의 변화에 대해 새삼 민감해진 집권여당으로부터 왔다.

향후 이명박 정부는 레임덕을 피할 수 있나?

그렇다면, 현재 레임덕 논란에 휩싸인 이명박 정부는 향후 이 같은 레임덕의 도래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그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을 것 같은데, 그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이다. 하나는 이명박 대통령의 독선적인 리더십 스타일이 변하기 쉽지 않고, 따라서 그것은 이명박 정부의 권력을 계속 경직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설사 이명박 대통령이 그 리더십 스타일을 소통적인 그것으로 변화시키고 따라서 권력의 경직성을 완화시킨다 할지라도, 그것은 국민들에게 이해시키는 데에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는 향후 레임덕의 문제에 있어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가 새삼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은 대통령이 혼자 국정을 이끌어 가고 그럼으로써 그 스스로가 외부와 고립되어, 결국 내부로부터의 반발에 직면하는 그러한 독선적 리더십이 과연 우리 시대에 적합한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민주주의 시기에 대통령의 리더십은 집권 처음부터 국민과 야당 그리고 여당 내부와 소통하고 그럼으로써 권력 내부의 경직성을 완화시키는 부드러운 통치의 협치적 리더십이어야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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