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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도저' 안철수, 반통합파 '해당행위' 징계 시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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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불도저' 안철수, 반통합파 '해당행위' 징계 시사까지 반통합파, 오늘 전주에서 신당창당 결의대회 이어 28일 창준위 발기인대회
국민의당 반통합파 의원들이 가칭 '개혁신당'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는 데 대해 안철수 당 대표가 "도를 넘었다"며 경고를 보냈다. 안 대표가 반대파 신당에 대해 직접 언급하며 비판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해당행위"라는 언급도 나와, 지도부가 반통합파 의원들에 대해 징계 등을 추진할 가능성도 주목된다.

16일은 국민의당 반통합파의 신당 추진 행보가 분수령을 넘긴 날이 됐다. 반통합파 의원 모임인 '국민의당 지키기 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오는 28일 개혁신당 창당준비위원회(창준위) 발기인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창준위는 정당법에 규정된, 법적 실체를 갖는 공식 단체다.

'운동본부' 대변인인 최경환 의원은 "발기인들을 선정하고 당명 공고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조배숙 창당추진위원장과 김경진 창당기획단장 산하에 총무·조직·홍보 등 실무 분과위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운동본부 측은 이날 오후 전주에서 개혁신당 창당결의대회도 연다.

안 대표에 대한 공세도 가일층 맹렬해졌다. 조배숙 위원장은 "안 대표와는 더는 정치를 함께할 수 없다"고 했고, 박지원 의원은 "늦게 배운 도둑질에 밤새는 줄을 모른다는 말처럼 늦게 배운 안철수 정치가 박정희, 전두환보다도 훨씬 교묘하게 국민을 속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천정배 의원은 "박정희나 전두환도 지금 안 대표 앞에 오면 울고 갈 것"이라며 "기상천외하고 세계역사상 (유례)없는 무리한 독재·폭력적 방법"이라고 했다.

운동본부 측은 또한 신당 창당과는 '투 트랙'으로 2.4 전당대회 관련 가처분 신청도 할 계획이다. 운동본부 측 홍훈희 변호사는 이날 회의에서 "(지난 15일 당무위에서 제정된) 당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오늘 서울남부지법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이 문제삼고 있는 부분은 △전대 의장이 17일 자정까지 반드시 전대 소집 공고를 해야 한다는 것은 당헌을 위배해 의장의 권한을 침해한 것이고, △당비 미납자를 대표당원 명부에서 제외하겠다는 당규는 정당법 위반이자 불소급 원칙 침해이며, △합의체 회의인 전대를 권역별 분산 개최한다는 것은 정당법상 대의기관 취지에서 벗어난 것이라는 것 등이다.

안철수 "도를 넘었다. 당 와해시키려는 것" 반격

반통합파의 신당 추진이 본궤도에 오르자, 안 대표도 공세에 나섰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고 "한 마디로, 이제 도를 넘고 있다"며 "이것은 해당(害黨) 행위를 넘어, 당을 와해시키려는 것"이라고 맹비판했다.

안 대표는 그러면서 "더 이상 이런 일들이 진행되지 않도록 엄중하게 경고한다"고 했다. 그는 다만 '해당행위라면 징계 등도 고려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하지 않고 "그런 행동들이 도를 넘었다고 말씀드리겠다"고만 했다.

안 대표는 '통합 반대'는 하나의 입장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신당 창당이나 전대 무산 추진 등은 납득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전당대회에서 반대하는 의사를 가진 분들은 열심히 반대운동 하면 된다. 그리고 전대 결과에 따라서 그 결과를 모두 함께 받아들이고 단합해 나가는 게 민주 정당의 모습"이라며 "그런데 이 와중에 다른 당을 창당한다든지, 아니면 전대를 무산시키려는 행동은 반민주적 행동"이라고 했다.

안 대표가 "도를 넘었다", "해당행위", "당 와해" 등의 언사를 동원해 반대파를 비난한 것은 이전까지의 발언과는 수위가 다르다. 그는 전날에는 반통합파 관련 질문에 대해 "전당원 투표를 통해 75% 당원들의 뜻이 모아졌고, 여러 여론조사 결과로 국민적 열망이 확인됐으면 정치인은 거기에 따라 행동하는 게 도리"라며 "국민적 열망과 당원들의 뜻에 따라 달라고 간곡히 말하고 싶다"고 했었다.

지난 5일에는 '개혁신당 추진단이 발족됐다'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계속 설득 중"이라며 "저는 통합할 때 함께 가자는 입장이다. 끝까지 설득하겠다"고 했다. 특히 5일 당시에는 오히려 기자들이 '반대파의 행동이 해당행위라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문까지 했음에도 "통합 반대 회의를 하는 것 자체야 서로 뭐라고 하겠느냐. 서로 의견차를 조율하는 게 회의 아니냐"고만 했었다.

안 대표가 강공 모드로 돌아선 것은 통합파 최고위원·고위당직자들이 금주 들어 반통합파에 대해 일제 공세를 펴고 있는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김동철·박주선 의원 등 중재파의 역할도 축소되면서 국민의당의 내분은 강대강 대결로 치닫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전날 "지난 14일 안 대표에게 몇 가지 제안을 드린 게 있다. (제안) 내용은 말할 수 없다"며 "1주일에서 열흘 정도 시간을 두자고 했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다"고 중재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했지만, 이미 양측의 감정 대립이 선을 넘은 상태여서 중재가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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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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